[펌](230629)새로운 균형과 말바꾸기

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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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7. 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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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9)새로운 균형과 말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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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23.6.28. 파월曰 "금리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으니, 더 오래·더 높게 유지할 것" → 포워드 가이던스의 일종

    * 시장의 피벗 기대가 강하기 때문. 그러나 실제로 더 오래·더 높게 유지할 지, 혹은 '엄포' 효과를 노리는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함.

 


 

전일 파월 의장 코멘트부터 보면서 가시죠. 일단 분석 이전에 파월 의장이 비둘기적인 스탠스를 취할 때 들었던 대표적 논리가 2가지 있었는데.. 그것부터 말씀드립니다. 파월 의장은 현재의 5~5.25% 기준금리가 제한적(restrictive)인 수준이라고 말했죠. 제한적이라는 얘기는 인플레를 잡을 정도로 긴축적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 정도 수준의 금리라면 너무 많이 올려서 경기를 박살낼 위험도… 아니면 너무 적게 올려서 물가를 잡지 못할 위험도 해결할 수 있다고… 균형(balance)가 잘 맞춰진 수준이라고 평가했죠. 현재의 물가를 잡을 정도이면서도 경기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 아름다운 균형… 그럼 현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그런데요.. 전일 밤 코멘트에서는 얘기가 조금 바뀐 듯 합니다. 기사 인용합니다.

 

“파월 의장은 "더 많은 긴축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가 창출되고, 임금이 크게 오르는 강한 노동시장이 경제를 주도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다면서 "정책이 긴축적일지라도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고, 충분히 오래 긴축적이지 않았을 수 있음을 말해준다"고 말했다.(중략)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플레이션 2% 목표로 낮추기에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 지점에 가까워지면 (금리를 과도하게 올릴 위험과 너무 적게 올릴) 위험이 균형을 이루는데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3. 6. 29)

첫 문단에서 파월 의장은 정책이 긴축적일지라도…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긴축적일지라도… 충분히 오랜 기간 긴축적이지 않았을 수 있다… 라는 얘기를 합니다. 이게 뭔 소리인지… 보면요… restrictive 하다는 단어 앞에 한 단어를 더 붙인 거죠. Sufficiently(충분히)… 라는 단어입니다. 지금 금리가 높아보이지만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잡아내리는데 충분히 긴축적이지는 않을 수 있고… 아직 그 효과를 내기에 오랜 기간 긴축을 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거죠. 네.. 금리 조금 더 올리구요… 높은 금리를 조금 더 오래 이어가겠다는 의미가 됩니다. 영어로 요약하면 higher for longer…가 되겠네… 예전 올림픽인가요… 더 멀리.. 더 높이.. 라는 광고 문구가 떠오르는 코멘트였습니다.

 

두번째 문단에서는 이런 얘기를 하죠. 제약적인 영역이 아니라.. 충분히 제약적인 영역으로 금리를 올리면… 균형에 가까워질 것이라구요. 지금이 균형이 아니라.. 더 올려서 충분히 제약적이 되면 그 때 균형이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지금의 금리가 제약적인 수준이고… 균형 수준에 도달해있으니.. 더 올리는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던 파월 형님이… “충분히” 제약적인 것이 균형임을 말씀하시네요. 말바꾸기에 해당됩니다. T.T

 

지난 6월 18일 올려드렸던 “불신의 시대”라는 에세이에서 충분히 제약적인 금리에 대해서 설명해드렸었죠. 1라운드의 쌩쌩한 권투 선수에게 잽 한방은 그를 쓰러뜨릴 만큼 큰 타격이 아닙니다. 그런데요… 13라운드의 잽 한 방은 그 선수를 넉다운 시켜버릴 수 있죠. 똑 같은 잽이지만 권투 선수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에 따라 사뭇 다르게 나타난다는 겁니다.

 

일반적인 상태의 시장이었다면 지금의 금리에도 휘청거릴 정도로 제약적일 수 있었겠죠. 그렇지만 피벗 기대로.. 연준의 호구짓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이른 바 “존버”를 시작한 시장에게는 제약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시장을 흔들어서 인플레이션을 잡아내리려고 한다면… 잡아내릴 정도로 충분히 제약적인 긴축이 필요할 겁니다. 답은 피벗 기대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피벗 기대를 만들어낸 것이 중앙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가 아닌가 합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통화정책을 펼칠 거예요~~라고 말해주는 겁니다. 이게 장단점이 있는데요…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긴축을 해야 합니다. 그럼 긴축을 예고하는 것이죠… 이 경우 기준 금리를 직접 올리지 않았음에도 미리 시장 금리를 밀어올려서 선제적으로 긴축의 영역으로 시장을 밀어넣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이런 얘기를 하죠.

 

 

“일부 연준 인사들은 과거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가 더 빨리 반영되고 있으며, 과거의 금리 인상 효과는 이미 반영된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연준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함에 따라 시장 반영도 빨라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전해 2년물 미 국채 금리가 2%포인트 올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연합뉴스, 23. 6. 20)

 

 

네…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도 전에 2년 및 10년 국채 금리가 뛰어올라가면서 미리 시장을 흔들기 시작했던 것이 지난 해입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포워드 가이던스의 단점이 나옵니다. 긴축을 끝낼 때 즈음 되면… 여기서 마무리를 깔끔하게 해줘야 하는데… 긴축이 미리 시작된 만큼… 금리 인하도 시장이 미리 반영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죠. 그럼 시장에서는 알아서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이른 바 피벗 기대가 모락모락 나타나는 겁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이제 그 날이 머지 않았음을 믿으면서 버티기에 들어가니.. 제약적인 영역까지 금리를 끌어올려서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데.. 상대의 사기가 올라가면서 더욱 강해지는 독특한 경험을 하는 겁니다.

 

지난 번 에세이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유격 훈련 마지막 날 훈련병들의 목소리가 가장 크고.. 가장 밝고… 가장 힘찬 동작으로… 가장 멋진 조직력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죠. 이번에 전 부대가 정확히 맞춰주면… 훈련 종료다~~ 라면서 마지막 훈련 시킬 때… 그 우렁찬 목소리는…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금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사가 뜨고 있죠.

 

“모기지 금리 급등에도 수요 급증.. 신규 주택 구매가 주도”(연합인포맥스, 23. 6. 28)

 

신규 주택 가격이 뛰기 시작하면 주택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우리가 그렇게 믿고 있는 임대료의 하락이 다시금 멀어지게 됩니다. 지난 달에는 보우먼 이사가 주택 가격의 반등이 인플레 하락을 어렵게 한다는 코멘트를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월러 이사도 비슷한 얘기를 하네요. 인용합니다.

 

일각에선 주택 시장이 과열되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노동부가 물가를 산정할 때 주택가격을 포함하진 않지만, 집값 상승과 연동하는 임대료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달 연설에서 “모기지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도 주택가격이 다시 올랐다는 건, 낮은 임대료가 얼마나 지속할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중앙일보, 23. 6. 28)

 

주택 가격의 반등을 바라보면서… IMF에서도 전일 경고 메시지가 하나 나왔구요… 유럽중앙은행에서는 이런 포워드 가이던스를 곡해한 선제적인 금리 인하 기대를 꺾기 위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읽어보시죠.

 

 

“고피나스 IMF 부총재 ‘시장 너무 빨리 금리 인하 반영’”(연합인포맥스, 23. 6. 28)

“ECB 레인 ‘향후 2년 내 금리 인하 기대 말아야’”(연합인포맥스, 23. 6 .28)

 

네… 피벗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죠. 인하 기대를 꺾기 위해서 가장 마일드한 방법은 금리인하 기대하지 마세요~~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게 잘 안먹히면 ECB 인사처럼 금리 인하를 하려면 멀었다는 것을 2년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를 들어서 얘기하는 방법이 있죠. 그게 잘 안먹힐 때는 한차례 더 올려야 해… 라고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은 아직 여러 차례 더 올려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방법이 있겠죠. 피벗 기대감이 자산 시장, 특히 미국의 주택 시장을 자극하고… 이게 인플레의 안정에 위협이 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사기를 보여주는 금융 시장을 맞아… 연준은 제약적이 아니라..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의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내려 하는 듯 합니다. 시장의 분위기가 돌아설 때까지… 한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 역시 가능할 수 있죠.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아.. 그리고 제가 휴가를 가게 되어서요.. 차주 수요일에 복귀를 합니다. 그래서리..^^ 내일과 금주 주말 에세이는 쉬겠습니다. 이제 7월이 시작되네요. 아무쪼록 알찬 휴가 계획 세우시구요, 오늘도 홧팅하시기 바랍니다. 차주 수요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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