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30620)엔화의 딜레마
장도
·2023. 6. 23. 23:22
#요약
- 일본의 엔화 약세 이유: 미일 금리차 때문
* 지난 10월: 152엔/달러, 미일 금리차 역대 최고(10년물 기준 미국 4.0% 내외, 일본 0.25%)
* 지난 12월: 140엔/달러 이하, 미일 금리차 해소(10년물 기준 미국 3.3% 내외, 일본 0.5%)
- 만약
① 미국의 피벗 기대감이 흔들려서 장기금리가 올라가고
② 이에 따라 달러엔 환율이 상승한다면(140돌파한다면)
→ 일본의 서프라이즈 금리인상 가능성 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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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3.8%를 넘어섰습니다. 영국 10년 금리 역시 4.5%를 넘어서면서 지난 해 영국 국채 위기 당시의 레벨을 훌쩍 넘어섰죠.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른다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가질까요? 통화 정책 피벗 기대가 상당히 늦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담기도 하겠죠. 장기 금리 상승이 상당히 신경쓰이는 하루입니다. 이 얘기는 차후에 이어가구요.. 오늘은 일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본 증시가 3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구요, 원엔 환율이 장중에 100엔 당 900엔을 밑돌았습니다. 그리고 달러엔을 기준으로 보면 달러 당 142엔 수준에 바짝 붙었죠. 엔 약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구요, 일본 증시의 고공 행진이 이어지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에 보내는 러브콜 역시 상당한 듯 합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 주 목요일 일본중앙은행의 금융정책회의가 열렸죠. 약간의 경계감은 있었지만 시장의 예상대로 현행 정책이 동결되었습니다. 일본중앙은행은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죠. 그리고 10년 장기 국채 금리를 0%에 맞춰놓고 상하방으로 0.5%씩을 풀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10년 장기 국채 금리가 0.5%까지는 상승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데요, 만약 그 위로 금리가 뛰어오르면 바로 국채를 사들이면서 튀어오르는 금리를 잡아내리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죠. 네, 그 유명한 YCC(Yield Curve Control)입니다.
이런 YCC가 좋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일본 경제를 외통수로 몰아버리는 경우도 종종 생기죠. 일본 10년 금리는 오르지 않는데 미국 10년 금리는 올라갑니다. 그럼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가 커지게 되구요, 그 과정에서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이게 되죠. 엔 약세는 일본 수출에 좋을 수 있지만 수입 물가의 상승을 촉발하면서 일본 내 소비자물가지수를 끌어올리는 악재가 될 수 있죠. 지난 해 10월 일본은 정말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었죠.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4.0%위로 끌려올라가게 되는데.. 일본은 0.25%의 상한을 유지하느라 매우 고생하고 있었던 겁니다. 달러엔은 달러 당 151엔까지 오르면서 98년 이후 가장 엔화의 흐름을 이어갔죠. 그리고 지난 해 12월 20일 경 일본중앙은행은 10년 국채 금리의 변동폭을 0.25%에서 0.5%로 변경하게 되었죠.
이 상황을 타개한 것이 결국 미국 연준의 피벗 기대감입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이후 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어짐에도 불구, 향후 미국 금리가 빠르게, 그리고 큰 폭으로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를 머금으면서 시장 금리가 먼저 주저앉기 시작했죠.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3.3%까지 내려앉는데 일본 10년 금리는 0.5%까지 올라온 겁니다. 미국과의 갭이 2.8%정도죠. 지난 해 엔화 초약세 상황 하에서는 10월 미국 10년 4.1%에 일본 10년 0.5%라면.. 그 갭이 3.6%에 달하는데… 상당히 줄어든 겁니다. 그리고 엔화가 강세 전환하기 시작했죠. 달러엔 기준으로 130엔을 밑돌았답니다. 일본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리고 4월 초 취임한 우에다 역시 환율 안정을 발판으로 삼아 현재의 완화적 통화 정책을 이어갈 것임을 언급합니다.
지난 주 목요일 6월 금융정책회의에 대해 시장은 그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봤죠. 다만 언제쯤 BOJ가 변화를 줄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구요..ㅎ) 변화가 없이 끝난 것은 맞는데요… 우에다 총재가 인터뷰 때 재미있는 발언을 한 게 있죠. 인용합니다
“우에다 총재는 일본 물가가 2%대를 안정적으로 도달했는지 여부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지난 4월 기준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로 오르며 20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우에다 총재는 이같은 추세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임금 상승과 경제 성장이 물가 상승에 미치는 요인은 크지 않기에 내년 이후에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중략)
다만 그는 예상했던 시기보다 현재 물가가 둔화세로 접어드는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BOJ의 물가 예상 시나리오에 변화가 생겼음을 시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특정 시점에서 수익률 곡선 제어(YCC) 정책과 단기 금리 변동 등 통화정책에 수정을 깜짝 발표하는 것도 어느 정도 부득이하다"고 전했다. ”(아시아경제, 23. 6. 16)
혹시 어느 부분이 재미있을지 찾으셨나요? 첫번째 문단에서는 우에다 총재가 현재의 물가 상승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유는요.. 에너지 가격 상승에 기인한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죠. 아… 일!시!적!.... 정말 곤혹스러운 단어네요… 진짜 일시적이면 일본이 굳이 현재의 통화 완화 정책을 변경할 필요가 없겠죠. 그런데.. 일시적이 아니라면??? 네… 연준이 0%였던 금리를 5%까지 인상하고 2번 더 인상해야 한다고 고민하는 이유… 유럽중앙은행이 4%가 넘는 기준금리 앞에서도 2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더 예고하는 이유… 영란은행이 골머리를 싸고 있는 이유.. 모두 다 일시적 드립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죠. 저 역시 T.T
두번째 문단을 보시면… 더 재미있는 얘기가 나옵니다. 현재 물가가 높은 수준인데… 목표치로 되돌아오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있음을 말하고 있죠. 그런데.. 이렇게 물가가 쉽사리 정리되지 않으면… 시나리오에 근본적 변화가 생기게 되면… YCC나 단기 금리 변동 등 통화 정책 수정을 깜짝 발표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죠. 참고로 일본중앙은행은 깜짝 발표 디게 좋아합니다. 2014년 10월 말에 깜짝 2차 양적완화 발표한 적이 있었구요… 16년 1월 말에는 깜짝 마이너스 금리를 던져서 패닉을 불렀던 적이 있죠. 지난 해 말에는 25bp의 상한을 50bp로 끌어올렸죠… 또 한 번 서프라이즈를 준비해주고 있는 건가요.. 그 시점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빠르게 좁혀지게 된다면 일본이 굳이 그렇게 나서지 않아도 될 겁니다. 그런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생각보다 오래 가고.. 피벗 기대는 그야말로 피박 기대로 바뀌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나타난다면… 미국의 10년 금리가 더 튀어오르겠죠. 그럼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엔 약세가 급격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제어하기 위해 YCC의 상단을 바꾸는 카드를 고민해볼 수 있겠죠. 결론… 미국 10년 금리의 변화와… 일본 엔화 환율을 눈여겨 보셔야 합니다. 너무 엔화가 약할 때.. 미국 10년 금리가 많이 오를 때… 이 두가지에 가장 취약한 상황입니다. 그래서인지… 달러엔 환율이 140엔을 넘어서자 일본 정부에서 상당히 많은 경고 메시지가 나오고 있죠. 인용합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외환시장의 불안정한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15일 달러-엔 환율의 급등 속에 "당국은 필요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오전 달러-엔 환율은 미국 기준금리 결정을 소화하며 빠르게 올랐다. 달러-엔은 오전 11시 22분 현재 전장대비 0.62% 오른 140.947엔에 거래됐다.”(연합인포맥스, 23. 6. 15)
일본 관방장관이 나서서 일방적 엔 약세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죠. 또 인용합니다.
“스즈키 순이치 일본 재무상이 엔화의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즈키 재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엔화 약세와 관련해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주의 깊게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은 일본은행(BOJ) 정책 결정을 앞둔 경계감에 낙폭을 확대했다. 오전 10시49분 달러-엔 환율은 전장 뉴욕 대비 0.27% 내린 139.881엔을 기록했다.(연합인포맥스, 23. 6. 16)
스즈키 재무상 역시 엔 약세가 불편해보이는 듯 하네요… 달러엔 환율이 140엔 수준에 올라서자 경고 메시지가 많아집니다.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 10년 금리 상승에 힘입어 엔화가 더 약세를 보인다면… 일본 중앙은행 역시 또 다른 서프라이즈를 고민할 수 있을 겁니다. 일본은 4월과 10월 반기 경제 전망을 발표하구요… 1월과 7월에 수정 전망을 발표하죠. 7월에 발표될 수정 전망 및 10월 발표될 반기 전망에서 일본은행의 물가 인식이 어떻게 바뀌는지… 엔 약세에 대한 경계감이 얼마나 더 커지는지.. 보시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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