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30622)시장을 볼 때 가장 중요한 지표

장도

·

2023. 6. 24. 10:50

728x90
반응형

 

 

(230622)시장을 볼 때 가장 중요한 지표

대한민국 모임의 시작,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

 

#요약

 

- 10년물 금리가 중요한 이유

  ① 해당 금리의 향방이 '시장이 바라보는 인플레 전망'을 나타냄. 10년물이 올라가면 인플레 장기화 기대가 우세한 것.

    - 반대로 기준금리 인상에도 10년물이 움직이지 않거나 오히려 내려간다면 피벗 기대가 강한 것으로 판단 가능.

  ② 글로벌 유동성 공급(특히 일본)의 향방도 점칠 수 있게 해줌. 10년물 절상 => 인플레 장기화 => 글로벌 유동성 축소 압력

 

-----------------------------------------------------------------------------------------------------------------------------------------------

 

세미나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시장을 볼 때 가장 중요한 지표를 추천해달라는 것이죠. 실망스러우시겠지만 그 때 그 때 다르다는 답을 드립니다. 3년 전에 가장 중요한 지표는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 수였죠. 그렇지만 지금은 누구도 코로나 확진자 숫자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확진자 숫자가 1000명이 늘더라도 시장의 반응은 거의 없겠죠. 중국 위기가 한창이던 2015년에는 중국 위안화 환율 흐름을 면밀히 보았었죠. 당시에는 위안화가 달러 당 7위안을 넘으면 난리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브렉시트 당시에는 파운드화 환율을 봤었구요, 유럽 위기 때는 독일과 다른 유로존 국가의 국채 금리 차이(스프레드)를 계속 모니터링하곤 했었죠. 그 때 그 때 중요한 지표가 달라집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요, 달라진다는 것을 모르고 과거에 중요시해오던 지표만을 보다보면 시장이 보내는 전혀 다른 시그널을 읽지 못한다는 것이죠.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에 목을 메고 있다면… 음.. 답이 없겠죠. 그 때 그 때 다른 겁니다.

그럼 지금 이 싱황을 감안해서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무엇일까.. 라는 후속 질문이 나올 수 있죠. 아마 많은 분들이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를 말씀하실 겁니다. 그리고 기대인플레 지표를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실질 금리 등의 인플레와 연계되어 있는 무언가를 많이 언급하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지금 미국 10년 국채 금리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려있습니다. 네.. 지금 당장은 저한테 가장 중요한 지표는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된다는 말씀이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합니다. 그런데요.. 그 인상의 막바지 국면에 달했다고 해보죠. 더 올리면 이제 경기가 박살날 수 있죠. 그럼 단기 금리는 조금 더 올릴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실물 경기가 둔화되면 당연히 10년 국채 금리는 하락해서 내려오겠죠. 단기 금리는 올라가지만 반대편의 장기 금리가 내려오게 되면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이 상시화되는 겁니다. 지금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은 상당히 깊고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죠.

그런데요… 기준 금리 인상으로 단기 금리가 올라도요… 장기 금리가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되려 딸려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네..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가 아닌 케이스에… 혹은 실물 경기 둔화 우려가 크지 않은 경우에.. 마지막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오래갈 것으로 보일 때… 이 때는 10년 국채 금리도 하락으로 반응하는 게 아니라 되려 상승하곤 합니다.

지난 해 상반기 흐름을 보시죠. 미국 기준금리가 빠른 속도로 인상이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25bp 씩 연내 4번 인상하는 것도 힘들거야… 라는 뉘앙스의 분석이 많았지만 연준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죠. 그것도 뚝심있게 밀고 간 겁니다.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면 경기 침체를 읽으면서 10년 국채 금리가 밀려내려와야 정상 아닐까요? 그런데요… 그렇게 인상하는 흐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시장이 믿게 되면 장기 금리도 함께 상승하게 됩니다. 이번 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꽤 오래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는 순간 기준금리 인상에 단기 금리도 상승하지만 장기 금리도 함께 끌려올라가게 됩니다.

참고로 80년대 폴 볼커가 연준 의장으로 재직할 당시 물가가 잡힐 만해서 금리를 인하했더니 자산 시장이 뜨겁게 반응하고 물가가 재차 상승하려는 움직임이 보였던 바 있죠. 볼커가 다시금 긴축적으로 금리 인상을 유도하자 장기 금리도 다시 끌려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연준의 스탠스를 두려워하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그냥 어설픈 겁주기이고 실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이 생기지 않고… 이번에는 제대로 인상하겠구나.. 라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 장기 금리도 함께 상승하는 것이죠.

 

​네.. 기준 금리 인상에 반응해서 단기 국채 금리 뿐 아니라 10년 장기 국채 금리가 함께 상승하는 것… 시장과 연준의 팽팽한 기싸움에서 채권 시장이 연준에게 기우는 것을 보여주는 상당히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0년 국채 금리를 지!금!은! 가장 중요한 지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년 국채 금리는 인플레이션이 언제쯤 잡힐지에 대한 시장의 인식 변화를 이해하는데도 결정적이라고 봅니다. 인플레가 잡히게 되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겠죠. 그런데 인플레가 생각보다 꽤~ 오래 가게 되면 금리 인하는 정말 많이 늦춰지지 않을까요? 10년의 시계열로 봐도 금리 인하의 수혜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겁니다. 이 경우.. 인플레가 오랜 기간 지속되어서 언제 금리가 화끈하게 낮아질지 예상하기 쉽지 않아지는 경우… 10년 국채 금리가 상방을 향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요… 미국 10년 금리와 일본 10년 금리는 엔화 가치에 영향을 줍니다. 올 상반기에 뜻 밖에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준 요인이 두가지였죠. 하나는 연준의 피벗 기대였구요… 두번째는 마이너스 금리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을 사뿐히 넘어서면서 계속해서 돈 풀기에 나서고 있는 일본이죠. 일본이 시간을 끌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피벗 기대라고 봅니다. 당장은 미국과 금리차가 크지만 머지않은 미래에는 상당히 좁혀질 수 있다는 피벗에 대한 믿음… 그러면 일본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정책 변경… 즉, 마이너스 금리 폐지 혹은 YCC의 상단을 끌어올리는 조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죠. 피벗에 대한 기대가 미국 자체의 유동성 확대에 도움을 준 것도 있지만 바다 건너 일본을 자극한 요인도 있습니다. 그런데.. 피벗 기대가 희석된다면?? 미국 10년 금리가 상승한다면? 이렇게 되면 일본이 받는 엔화 약세에 대한 부담스러운 압력은 일본의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죠.

정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10년 국채 금리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연준의 중장기 스탠스에 대한 시장의 믿음, 그리고 인플레 장기화에 대한 시그널, 그리고 다른 국가의 금리차로 인해 만들어내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의 원천까지.. 현재 유동성의 가장 민감한 이슈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더 중요한 지표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만큼 함께 지켜보시죠.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