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30418)기대인플레이션 반등을 보는 세가지 시각

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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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2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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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8)기대인플레이션 반등을 보는 세가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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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출근길에 운동삼아 일찍 나와서 명동 성당에서 사무실이 있는 남대문까지 걷곤 합니다. 그럼 명동길을 지나가게 되는데요, 저한테는 추억의 거리죠. 잠시 명동 지점에서도 근무를 했었고, 어렸을 때 어머니와 함께 명동에 나와서 냉면을 먹었던 기억도 있으니까요. 항상 명동을 나와서 지나가면 명동 우리은행 자리를 가리키면서 ‘저기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이야’라는 말씀을 어머니께서 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 길을 매일 걷곤 합니다.

코로나 때 참 마음이 허전했죠. 그런 명동이 텅텅 비워져간다는 생각을 했던 겁니다. 이른 아침에는 사람들이 적은 게 맞지만 그래도 오후나 저녁에는 행인들이 있어야 하는데, 썰렁하다는 느낌까지 받았을 정도니까요. 그런데요, 요즘은 명동이 제대로 부활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금도 명동 입구 쪽에 있는 스벅에서 에세이를 쓰고 있는데요, 뒤에 외국인 손님들이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죠. 스벅 앞의 호텔에는 아침부터 많은 외국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나가보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외국인 여행객이 많아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리오프닝의 효과라는 생각이 일단 저변에 깔리는데요… 그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물가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미국과 유럽의 생필품 물가는 살인적이라고 하죠. 미국에서 거주하시는 지인 분들 얘기를 들으면 소비자물가지수가 5% 올랐다.. 이런 얘기가 그닥 실감이 안된다고 하시죠. 워낙 물가가 많이 올랐으니까요. 되려 여행을 오면 한국의 물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질 수 있을 겁니다. 그럼 한국으로의 여행이 그런 느낌이 되는 것 아닐까요? “국내 여행 가느니 차라리 동남아 간다…” 이게 물가를 감안한 여행의 로직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 새벽 미시건대 기대인플레이션 지수가 발표되었죠. 상당히 높게 뛰어올라서 저 역시 다소 놀랐습니다. 지난 해 11월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이죠. 기대인플레이션 지수인 만큼 사람들의 소비 기대.. 그리고 물가 상승 기대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 지수는 어느 정도는 미래의 소득 등을 반영하는 면도 있구요… 자산 가격하고도 어느 정도는 연동이 되는 면도 있습니다. 지난 1분기 강한 자산 가격의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죠 기대인플레이션의 급등을 설명하는 첫번째 시각은요, 최근 나타나는 자산 가격의 상승과 연준 피벗에 대한 기대가..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 시각이 될 겁니다. 상당 수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시각은요.. 일단 월말에 나오는 확정치를 보자는 겁니다. 이 부분도 공감을 하는 것이 수치의 변화가 조금 커서요.. 매월 2주차 말에는 예비치가 발표되는데… 이 예비치 이후의 흐름까지 같이 반영하고 정교화한 확정치가 월말에 나오죠. 월말에 나오는 확정치를 조금 더 지켜보자는 시각이 있습니다. 네, 충분히 감안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첫번째와 두번째보다는… 세번째 시각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시각은 어디 나오는 얘기가 아니라 혼자 몽상처럼 계속 걱정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인데요… 이런 겁니다. 미시건대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온 거쟎아요? 기대인플레이션입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죠. 기대는.. 미래에 대한 기대입니다. 미래에도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 주체의 기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겁니다. 이런 기대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 물가 상승이라는 것을 하나의 대세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아닐까요? 이런 것을 가리켜 ‘기대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라는 표현을 씁니다. 개인적으로 이게 제일 무섭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고질병이 되는 거거든요.

고질병은 쉽게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설령 치료가 쉽게 되더라도 언제든지 재발을 할 수 있는 위험을 갖고 있죠. 고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언제든 다시 병원에 입원을 하곤 하죠.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플레가 고질병이 되면 금리 인상 등으로 찍어 눌러서 물가 목표인 2%로 간신히 맞추더라도 언제든지 다시금 튀어올라올 수 있습니다. 만약 2%로 인플레이션이 주저앉는다면 우리는 바로 무엇을 기대하게 될까요. 힌트를 드릴까요? 두 글자입니다. 네.. “피벗!”이죠. 그 날이 오면… 이라는 생각으로 피벗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과감한 피벗이 나옵니다. 고질병이 아니라면 인플레가 다시금 들썩이지는 않겠지만.. 고질병이라면… 다시금 인플레가 탁 튀어오를 수 있겠죠. 당뇨병을 고질병처럼 앓고 있다면 조금만 단 것을 먹어도 당 수치가 미친 듯이 튀어오를 수 있을 겁니다. 반면 고질병이 아니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죠.

지난 해 11월까지 연준은 4차례 자이언트 스텝을 통해 인플레 제압에 공을 들였죠. 그리고 11월부터 금리 인상 속도 감속을 선언했고… 이 때가 자산 시장이 어느 정도 바닥을 형성했던 때입니다. 자산 시장의 강세가 다시금 나타나게 되니 사람들의 주가 상승 등에 대한 기대가, 그리고 높아진 물가와 높아진 금리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된 것 아닐까요? 높은 물가를 소화해준다면 물가의 안정 속도는 더디게 나타날 수 있구요.. 되려 기대인플레 등의 민감한 영역에서는 반등의 빌미를 제공해줄 수 있겠죠.

소비자물가지수가 5%까지 내려왔는데 무슨 소리냐.. 라는 이면에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를 보자는 말씀을 드려봅니다. CPI그래프를 지우고 보시면요.. 5.5~6.5 % 사이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그 챠트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챠트와 함께 겹쳐서 보면 그 견고함에 다시금 놀라게 됩니다.

시간의 문제일 뿐… 놓아두면 알아서 내려온다.. 호들갑 떨지 마라.. 라는 답을 하실 수 있죠. 맞는데요.. 시간의 문제인 것은 맞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고질병이 될 수 있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넘어선 것은 근원 CPI를 기준으로는 2021년 5월부터입니다. 네.. 이제 2년이 다 되어가죠. 2년간 기침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하루 빨리 치료해줘야 할까요.. 아니면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내깔려두는 게 좋을까요. 조금은 서둘러야 고질병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번 미시건대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온 것을 두고 침소봉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무엇보다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기대인플레이션의 고착화를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듭니다. 오늘 에세이를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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