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20101)2022년 연간 전망(1) - 기묘한 이야기
장도
·2022. 1. 4. 04:17
힘찬 한 해가 시작되었네요. 호랑이의 해라고 하는데요, 호랑이의 기상만큼 우리나라 경제도 쭉쭉 뻗어나갈 수 있는, 그리고 페친님들과 카페 회원님들도 원하시는 모든 일들 이룰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하고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올해는 꼭 마스크를 벗을 수 있기를… 이제 정상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한 번 더 기원해보면서 올해 첫 에세이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연간 전망 시리즈 중 하나인데요… 5가지 기묘한 이야기를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양적완화의 역설인데요… 양적완화를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산 시장까지 붕괴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디플레 압력이 커지게 되자 무제한 돈 풀기에 나서게 된 겁니다. 양적완화를 국채를 매입하면서 돈을 풀어주는 정책이죠. 장기 국채를 매입하면서 장기 국채의 가격을 밀어올리게 됩니다. 국채 가격이 너무 높아지면… 이른 바 안전 자산의 가격이 너무 비싸니까요… (국채 가격이 높다는 것은 국채 금리가 미친 듯이 낮다는 겁니다) 그럼 돈이 갈 곳이 없으니 안전 자산말고… 다소 위험한 자산들을 찾아서 흘러가게 될 겁니다. 그러면서 주식이나 회사채 시장으로도 흘러가게 되겠죠. 네, 양적완화는 안전 자산인 국채의 가격을 들어올려서 안전 자산의 투자 매력을 낮추고..(너무 비싸니 투자 매력이 떨어지겠죠) 위험 자산 쪽으로의 자금 이동을 만들게 됩니다.
그럼 위험 자산의 가격도 상승하게 되겠죠. 주가를 비롯한 투자 자산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사람들은 그래도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바탕으로 소비에 나서게 됩니다. 그럼 급격한 디플레는 찾아오지 않겠죠. 그렇게 소비가 조금씩 늘어나게 되면 시차를 두고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게 되겠죠. 기업 투자는 경기 회복의 성장판과 같습니다. 기업의 설비 투자가 늘어나면서 채용이 늘게 되고, 고용이 늘면서 임금이 오르고, 소비가 더욱 늘어나고 기업 투자도 더 늘어나면서 경기 선순환 구도에 접어드는 그림… 요게 양적완화가 그려가는 미래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죠. 네, 자산 가격을 떠받쳐주면서 소비를 늘려서 기업 투자를 유도한다… 이게 포인트인데요…. 이게 요즘은 좀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양적완화를 통해 주가와 코인, 그리고 모든 자산 가격을 밀어올리게 되죠. 이른 바 everything rally를 만들어낸 겁니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주가가 빠질 때마다 양적완화를 재개하면서 이른 바 ‘밀리면 사자(Buy the Dip)’라는 신화를 만들어내게 되었죠. 양적완화는 달콤한 사탕과 같습니다.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가 늘고… 그럼 기업 투자가 늘어나야 정상이죠. 기업 투자가 늘려고 하면서 채용을 늘리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일자리로 복귀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일 겁니다. 오미크론이나 델타와 같은 바이러스가 두려워서 일자리로 돌아가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구요… 이외에도 자산 가격의 상승 때문에 복귀하지 않는 케이스도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코인이나 주식 가격의 상승… 이렇게 되면 시간 당 15불에서 20불로 임금을 올려준다고 해도 노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것보다는 금융 투자를 통해서 벌어들이는 것이 훨씬 더 편하지 않을까요? 주식하면 패가망신하쟎아… 라는 얘기는 옛날 얘기입니다. 요즘은 주가가 빠지면 무조건 돈을 풀어서 밑을 메워주기 때문에 걱정할 게 없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죠. 자산 가격의 상승이 일자리로의 복귀를 제한한다… 라는 얘기는 저 혼자 생각하는 소설은 아닌 듯 합니다. 이번 FOMC가 끝나고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그 얘기를 했죠.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르게 되면서 맞벌이 부부 중 한 명이 은퇴를 하는 겁니다. 그럼 은퇴를 하신 분은 노동 시장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 아닐까요? 네… 노동 시장 참가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산 가격 상승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듯 합니다.
기묘한 이야기 첫번째입니다. 양적완화를 통해 자산 가격을 끌어올려서 소비를, 그리고 기업 투자를 늘리고… 이를 통해 고용 창출까지 가려고 했던 건데요… 양적완화를 하면서 기업 투자가 늘기 어려워집니다. 자산 시장이 뜨거워서 사람들이 일자리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기업 투자 확대… 고용 확대… 임금 확대… 소비 증가.. 이 패턴이 나오기는 쉽지 않겠죠. 양적완화를 장기적으로 이어가면서 생겨나는 문제인 듯 합니다. 이 얘기 나오면 일하지 말고 주식 사자… 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 대표적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겠죠.
두번째 기묘한 얘기를 들려드리죠. 저는 고압 경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던 바 있습니다. 금융 위기 이후 워낙에 저성장 기조가 길게 이어지다보니..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나지 않았던 거죠. 사람들의 수요가 워낙 약하면 기업들도 투자에 나서지 못합니다. 잠깐 수요가 올라와도… 겁이 나죠.. 언제 이 수요가 사그러들지 모르니까요.. 그럼 기업투자가 늘어나지 못합니다. 그럼 고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되죠. 그리고 기업 투자가 없다는 것은 생산성의 개선이 나타나지 못한다는 의미가 되겠죠. 낮은 생산성은 기업들의 수익에는 악영향을 주게 될 겁니다. 그럼 어케 하면 기업 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까… 그래서 16년 10월에 지금의 옐런 재무장관이 연준 의장으로 있을 때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바로 고압 경제죠. 수요를 항상 폭발적으로 유지시켜주는 겁니다. 만성적인 수요 폭발을 보면서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지 않을 수 없게 되겠죠. 제가 볼펜 생산하는 업자인데… 그 볼펜이 대박났다고 하는 겁니다. 생산 라인 10배 늘리라구요… 그래도 불안한 것은 언제 이런 인기가 사그러들까.. 이건데요…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만성적인 초과수요를 유지시켜주는 고압 경제가 존재하니까요.. 고압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앞서 말씀드렸던 양적완화도… 그리고 강력한 재무부의 재정 지출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직후 이런 정책을 현실화했구요….
이게 고압 경제의 철학이었고… 코로나 직후 현실화했는데요… 그럼 만성적인 수요의 폭발… 이게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요? 수요의 폭발이 나타나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게 되면서 경제의 성장판이 열려야 하는데… 문제는 수요가 폭발했는데… 기업들의 투자가 그런 수요의 폭발을 따라가지 못하는 겁니다. 이게 하루 이틀이면 모르겠는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따라가지를 못하면 수요의 폭발이 장기화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게 되죠. 2021년 2분기부터 본격화된 물가 상승세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그럼 고압 경제를 위해서 돈을 풀었는데… 그걸로 수요를 부양했는데… 물가가 튀어올라가는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그럼 경기 부양으로 인해 받은 돈이 있음에도 물가 상승으로 그 효과가 희석되어 버릴 수 있겠죠. 그럼 기업들이 투자를 바로 늘릴 수 있을까요? 물가 상승은… 강하게 올라온 수요를 찍어 누르는… 그리고 기업들의 투자 의욕 역시 무너뜨리는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준은 고압 경제에서 한 스텝 빼서 지금 빠른 긴축으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죠.
금융 위기 이후 10년 동안 우리는 인플레를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고압 경제를 해도 인플레라는 복병이 나타날 가능성을 낮게 봤었죠. 그런데.. 이제 그 복병이 현실에서 나타난 겁니다. 그리고 이런 인플레가 장기화된다면 인플레가 하나의 고질병이 될 수 있죠. 고질병이 되면… 경기 부양을 위해… 초과 수요를 유지하기 위해 경기 부양에 나설 때… 인플레가 튀어올라오면서 고압 경제 기조를 이어가는데 깊숙한 빽태클을 넣을 수 있습니다. 이번 인플레를 제압해야… 고압 경제 정책을 연준이 안심하고 쓸 수 있겠죠. 만약 인플레가 고질병화되면… 고압 경제 정책을 이어가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디플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도했건만… 과한 인플레가 다가오게 되니.. 진퇴양난입니다. 일단 미래 고압 경제의 유지를 위해…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를 할 필요가 있죠. 네.. 인플레를 일단 잡고 돌아오는게 포인트가 될 겁니다. 고압 경제의 역설이… 두번째 기묘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세번째입니다. 미국의 나홀로 성장입니다. 미국의 성장이 강해지는데… 미국 연준은 미국의 경제 상황을 보면서 금리를 인상합니다. 19년에는 중국이나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를 보면서 금리 인상을 늦췄고… 오히려 금리를 인하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죠. 바이든 행정부도 인플레에 전념하고 있고 연준 역시도 미래 고압 경제 정책을 무너뜨릴 수 있는 인플레 고질병을 잡아야 하기에… 지금은 다른 나라 상황을 볼 때가 아닙니다. 빠르게 출구 전략 기조를 보여주면서 발톱을 드러내야하겠죠.
그렇지만 딜레마는 이겁니다. 실물 경제의 주체인 가계가 주식 투자를 비롯한 금융 투자를 크게 늘린 만큼… 빠른 긴축으로 인한 금융 시장의 혼란은 가계의 소비 여력을 무너뜨릴 수 있죠. 그래서 연준 입장에서는 빠른 긴축도 중요하지만… 실물 경제의 충격을, 그리고 금융 시장의 충격에 신경을 쓰면서 긴축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와… 미국 주식 시장… 특히 FAANG의 경우는 밀리지 않는 완전 자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다른 국가들이 어려워도 미국의 성장이 강하면… 그리고 미국의 주식 시장이 강하면 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가도 됩니다. 견뎌낼 수 있다는 거니까요… 그런데요… 가끔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견뎌낼 수 있는 기업들이 극소수이지만… 이들의 주식 시장 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에 큰 경우가 있죠. 금리를 올리면 참 많은 다른 기업들이나 신흥국들이 고통을 받지만… 강한 극소수의 기업들은 견뎌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주가 지수는 멀쩡한 모습입니다. 그럼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의 고삐를 보다 바짝 땡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정도 금리 인상도 견뎌내는 거임? 그럼 한 레벨 더 올려~ 이런 분위기가 될 수 있죠.
그럼 FAANG으로 인해 탄탄한 미국 금융 시장을 보면서 인플레 제어를 위해 연준이 나서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 이면에서는 그렇게 빠르게 높아지는 미국 금리 앞에서 흔들리는 신흥국을 볼 수 있게 되죠. 1등하는 학생만 바라보면서 진도나가는 수학 선생님이 계시면 남은 학생들이 수포자가 되는 이유가 이해가 될 겁니다. 1등하는 학생이 FANNG이라면 수학 선생님은 연준이겠죠… 그리고 남은 학생들은 신흥국들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네번째 이야기는 중국의 상황이구요… 다섯번째 이야기는 실질 금리 이야기인데요… 여기서 더 이어가게 되면 읽기 힘들겠죠? 세가지 기묘한 이야기를 먼저 정리해봅니다. 양적완화가 주는 긍정적 요인들도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하면서 시장이 사용 가이드를 확실히 익혔습니다. 그럼 곶감만 빼먹고 던져버릴 수 있죠. 양적완화로 인해 디플레를 제어하는 것은 좋지만… 오히려 과도한 자산 시장으로의 쏠림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고압 경제를 유지하려 하지만… 역대급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발목이 잡혀버린 거죠. 이렇게 되면 고압 경제의 기조를 이어간다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대형 성장주가 굳건히 버티는 것을 보면서 연준이 긴축 속도를 올리면 다른 국가나 자산들이 힘겨워질 수 있다는 거겠죠.
네… 일단 신년 에세이 1부는 여기서 줄이구요… 2부에서 이어가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댁내 행운이 깃드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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