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211228)터키 불안, 태풍의 핵이 될까?
장도
·2021. 12. 29. 06:02
https://cafe.naver.com/ohrang/2655
터키에 대한 설명을 해달라는 분들이 좀 계셔서요… 22년 전망과도 연관되어 있는 만큼 터키 얘기를 좀 하고 지나가겠습니다.
우선 구도는 동일합니다. 성장과 금리라는 구도가 있는데요…. 미국의 성장이 강하고… 그런 성장을 바라보면서 미국 연준은 기준 금리를 인상하죠. 원래 연준이 다른 국가들 상황을 많이 봐주곤 하는데요… 이번 만큼은 다른 듯 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율부터 시작해서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이 너무 높아지는 만큼 지금 미국 코도 석자이니.. 당연히 기준 금리 인상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겠다고 시그널을 줄 수 밖에 없죠.
미국의 금리가 빠르게 오를 듯 합니다. 미국 성장은 그런 금리 상승을 버틸만큼 강한데… 다른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 특히 터키와 같은 경우는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럼 자본이 보다 높은 금리를 줄 수 있는, 그리고 보다 강한 성장을 보이는 미국으로 흘러가게 되죠. 달러 강세 기조가 형성되는 겁니다. 그럼 터키에서 자본이 유출되게 되는데요… 이걸 막기 위해서는 자본 계정을 닫아버리거나…(돈이 못나가게 통제를 하는 거죠. 폐쇄 국가들처럼) 아니면 금리를 끌어올려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남아있을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 최선이 될 겁니다. 그런데요… 아놔.. 터키 에르도안 정권에서는 금리 인하를 단행하게 되죠. 금리 인하를 통해 차별적 성장을 만들어서 자본의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터키의 과감한 역주행이기에 시장에 역효과를 주게 됩니다. 터키에서 자본이 유출되기 시작하면서 터키 통화 가치가 급락하게 되는 거죠.
초기 터키 통화 가치가 하락할 때… 좀 더 구체적으로는 다른 이머징 국가 통화 가치는 크게 하락하지 않지만 터키 통화만 크게 하락할 때에는… 다른 이머징 국가에서 터키로 쇼핑을 오게 됩니다. 다음과 같은 기사들이 뜨게 되는 거죠.
“터키 리라화 가치 폭락에 원정 쇼핑 나서는 불가리아인들”(AP연합뉴스, 21. 12. 27)
“터키 리라화 폭락에 주택쇼핑 나선 외국인들”(오피니언타임즈, 21. 12. 17)
“리라화 폭락 터키에 부동산 사냥 나선 외인들···'줍줍족' 밀물”(서울경제, 21. 12. 15)
그런데요… 이렇게 해서 터키의 물건을 사려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터키로 자본이 유입되는 면도 있겠지만… 반대로 터키에서 빠져나가는 자본도 상당히 많겠죠. 터키에서의 자본 유출 속도가 자본 유입 속도를 압도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그리고… 터키의 자본 유출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에 대한 전염 우려로 다른 신흥국에서도 돈줄이 마르면서 기타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 하락세도 빨라진다면… 혹은 그런 우려가 생겨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네… 다른 신흥국에서의 쇼핑도 제한될 수 밖에 없겠죠. 그리고 명품 쇼핑에 나서는 외국인들이야 존재하겠지만 대규모 자산 매입에 나서는 사람들은 이제 떨릴 겁니다. 실제 터키 리라화가 약세를 보일 때 계속해서 상승하던 터키 주가 지수는… 일정 레벨 이상 터키 리라화가 무너지는 속도가 빨라지니… 함께 주저앉기 시작했죠. 그게 지난 12월 중순의 얘기였답니다. 다음 기사를 보시면 다소 불안한 면이 보이죠.
“국제금융협회(IIF)는 4분기 들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에 자금유입이 '돌연 중단(sudden stop)'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마켓워치와 신랑재경(新浪財經) 등이 3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흘러가는 자금이 2021년 10~12월 4분기에 중국 이외에는 갑작스레 끊겼다고 분석했다.
'서든 스톱'은 선진국의 통화긴축 등으로 신흥국에 유입되는 자본이 급감하거나 신흥국에서 대규모로 자본이 유출, 경제위기를 유발할 수 있는 현상을 지칭한다. 국제금융협회는 "IIF 데이터로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에 자금유입이 올해 4분기에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수년간 중요한 신흥국들이 사실상 폐쇄형 경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물가상승으로 금리를 조만간 인상한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대다수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융긴축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금융협회는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자금유출을 막지 못하는 가장 취약한 신흥국으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터키를 꼽았다.(중략)”(뉴시스, 21. 12. 3)
네… 터키 뿐 아니라 중국을 제외한 이머징 시장 전반으로의 자금 유입이 끊어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죠. 미국 금리 인상이 빨라진다는 이슈가요… 아직 성장이 탄탄한 미국이나… 달러 보유가 많기에 버틸 여력이 있는 선진국이나 선진 이머징 국가들을 제외하면… 약한 이머징 국가들에게는 이미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부담은 가장 약한 고리인.. 그리고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해 금리 인하로 과감한 역주행을 하는 터키에서 크게 부각되었겠죠.
터키의 자본 유출이 빨라지자 터키 통화 가치가 무너집니다. 그리고 터키 통화 가치 하락과 함께 외국인의 엑소더스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터키 자산 시장 역시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죠. 이 때는 기준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거나.. 혹은 터키 통화를 한 방에 절하해버리면 되는데요… 이렇게 한 방에 2배로 통화 가치를 낮추게 되면.. 떨어질 만큼 떨어졌네.. 하면서 나가려던 외국인들이… 자포자기하면서 존버 모드에 들어가게 되죠. 하나 더… 크게 하락한 만큼.. 저 정도면 들어갈까.. 하는 투자자들이 생겨나게 되죠. 그런데요… 터키는 금리 인상이나 통화 절하보다는 과감하게 환율 방어를 선택합니다.
터키 통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게 되면… 외국인들이 더 많이 튀어나가게 되죠. 그럼 그만큼 물가가 뛰어오르게 되면서 터키 국민들의 예금이 크게 위협받게 됩니다. 그럼 예금을 해지해서 그렇게 받은 리라화로 달러를 사들이게 되겠죠. 리라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과정에서 리라화 가치 하락세가 빨라지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터키 사람들이 예금을 동시에 빼면서 은행 내 예금이 부족해지면서 뱅크런이 현실화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죠. 이는 터키의 금융 시스템 리스크.. 이른 바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구요… 터키의 금융 위기로 인한 터키 성장의 둔화로 외국인의 이탈이 보다 가속화되면 터키 내에 달러화가 사라지는… 외환 위기로 귀결될 수 있죠. 네.. 국가 디폴트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에르도안 정권은 다음의 두가지 정책을 발표합니다. 하나는 예금 금리 이상으로 환율이 뛰어서, 즉 터키 리라화 가치가 하락해서… 손실을 보는 만큼… 그 손실분을 보상해주겠다는 코멘트를 날리죠. 그럼 터키 예금자들이 굳이 은행에서 예금을 뺄 필요가 없을 겁니다. 리라화 예금을 빼서 리라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는 움직임이 사라지게 되니… 리라 약세 &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게 되겠죠. 이렇게 해서 달러 강세 & 리라 약세가 잠시 주춤해지는 틈을 타서 터키 당국에서 강력한 환율 방어에 나서게 됩니다.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를 외환 시장에 던지는 거죠. 외환 시장에 보유 달러를 가져가서 달러를 팔고 리라화를 사들이는 겁니다. 그럼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그리고 리라화를 빨아들이는 만큼…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리라화 가치가 상승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기사가 뜨겠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 국영은행을 통한 중앙은행 개입이 나왔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21~22일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이 약 55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매체는 중앙은행의 실질적인 외환 보유가 마이너스인 것으로 보인다며, 언제까지 개입을 지속할지 불분명하다고 우려했다.(일부 발췌)”(연합인포맥스, 21. 12. 24)
지난 21~22일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나오죠? 어디에 달러를 던졌을까요? 네… 외환 시장에서 리라화 환율 방어를 위해서 55억 달러를 내다 팔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런데요… 더 총알이 남아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 두번째 문단 기사의 핵심입니다.
애니웨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도… 자본 시장을 닫아버리지 않고도… 혹은 원샷 통화 가치 절하를 하지 않고도 환율 방어에 성공한 것 아닐까요? 그런데요… 아직 이런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예금자들에게 리라화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율 손실분 만큼을 보장한다고 했죠… 그 돈을 어디서 마련할 수 있을까요? 재정에서 빼서 메워야 하는데요… 그럼 그 만큼 돈을 더 빌려와야 하겠죠? 그럼 터키는 국채 발행을 늘려서 리라화를 더 많이 시중에서 빌려와야 할 겁니다. 그렇게 빌려서 확보한 재정으로 손실분을 보상해줘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요… 문제는 이거죠. 터키 국채 발행이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국채 발행이 늘어나는 만큼 국채의 공급이 늘어나니… 더 많은 돈을 국가가 빌려가니… 시중에 돈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벌어지는 겁니다. 금리는 돈의 값입니다. 돈의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돈 값인 금리는 상승하게 되겠죠. 기준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인하하면서 버팁니다. 그런데요…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시장 금리가 뒤로 쑤욱쑤욱 밀려올라가는… 그런 그림이 되는 겁니다. 기사 인용하죠.
“지난주 인도(-187.1bp)와 브라질(-18.2bp)에서 장기금리가 가장 많이 하락했고, 터키(+105.1bp)와 이탈리아(+19.22bp)의 금리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 단기금리를 보면, 우리나라의 3년 만기 국채금리는 3.5bp 상승한 1.795%에 지난주를 마쳤다.
호주(-10.01bp)와 브라질(-6.7bp)의 단기 금리가 가장 많이 하락했고, 터키(+35.7bp)와 폴란드(+30.0bp)의 금리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연합인포맥스, 21. 12. 27)
첫번째 문단은 글로벌 장기 금리에 대한 얘기입니다. 터키 금리가 가장 많이 올랐죠. 1%넘게 올랐습니다.. T.T 그리고 기준 금리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단기 금리이지만.. 당국의 기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단기 국채 금리도 0.35%정도 올랐다고 두번째 문단에 나오고 있죠. 네.. 기준 금리는 인하하지만.. 시장 금리가 오르는 겁니다. 시장 금리의 상승은? 네.. 실물 경기 둔화를 낳을 수 있죠. 가뜩이나 물가도 오르고 금융 시장도 혼란스러운데 금리까지 급등하게 되면… 사면초가 아닐까요? 네.. 터키가 처한 현실입니다.
그런데요… 아마 이런 질문이 생각나실 겁니다. 그럼 터키 경제가 보다 어려운 위기 국면에 처하면… 다른 국가들로의 본격적인 전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지에 대한 질문이죠. 우선요… 터키의 케이스는 좀 이례적입니다. 다른 신흥국은 대부분 금리 인상으로 미국 긴축에 대응하고 있죠. 그런데 터키는 참… 역주행을 제대로 한 겁니다. 역주행으로 인한 부작용이 커지는 것인 만큼… 부담스러워도 정주행하고 있는 신흥국들이 터키와 같다고 판단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많지 않겠죠… 그렇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긴축의 속도가 보다 빨라지고… 터키 위기 등으로 인해 신흥국의 외국인 투자 심리가 보다 악화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네.. 당장은 전이의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부담이 닥쳐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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