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211226)2022년 투자를 좌우할 세가지 편견
장도
·2021. 12. 27. 02:20
이제 12월의 마지막 주네요. 내년에는 또 어떤 한 해가 기다리고 있을까.. 마스크는 과연 벗을 수 있을까.. 올해처럼 강한 상승세는 계속해서 이어질까… 이런 생각들이 계속 머릿 속을 맴돌고 있죠. 그리고 몇 가지 아이디어들도 교차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세가지 투자 전략에 대한 말씀을 좀 드려볼까 합니다. 하나는 인플레 헤지 자산으로서의 원자재구요, 다른 하나는 빅테크를 비롯한 미국의 대형 성장주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금인데요, 주말 에세이이니 만큼 분량이 좀 나올 듯 하네요.
많은 투자자분들과 말씀을 나누어보면 내년에 가장 필요한 자산으로 꼽는 테마.. 바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자산입니다. 올해 뜻하지 않게 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상당한 충격을 준 듯 합니다. 저 역시 연초에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올라올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3분기 말 정도에는 고개를 숙일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었죠. 그도 그럴 것이 과거 08년, 11년, 15년, 18년 찾아왔었던 인플레이션이 힘없이 고개를 숙였던 기억이 있기에…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는 과거에 기반한 편견을 가졌었죠. 연준 역시 마찬가지였죠.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임을 계속해서 강조하다가 지난 11월에는 완전히 그 단어를 폐기처분하게 됩니다.
여기서 하나만 짚고 지나가죠.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폐기처분한 이유에 대한 겁니다. 인플레가 영구적일 거 같아서 이 단어를 폐기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겁니다. 연준은 그 동안 인플레에 대해서는 다소 쉽게 생각했던 면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인플레이션이 하나의 고질병이 될 것 같으니.. 이를 제어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죠. 계속해서 방관했다가… 이게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고 일정 선을 넘어서 고질병이 되면… 이른 바 완치는 힘들게 되죠. 필요할 때마다 항상 찾아와서 괴롭히고 떠나고 괴롭히고 떠나고 할 겁니다.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저성장은 고질병이 되어 있습니다. 금융 위기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저성장이라는 고질병과 장기 참호전을 이어오고 있죠. 조금 나아지는 듯 해서 경기 부양을 줄이면 다시 저성장이라는 고질병이 도지고…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치료를 열심히해주면 좋아지다가 줄이면 또 도지고… 도지고 낫고… 도지고 낫고… 이걸 반복하는 겁니다. 그런데요… 이 땐 인플레이션이라는 다른 고질병이 없기에… 무제한 양적완화와 같은 경기 부양책을 참호전을 위해 아무런 부담없이 강행할 수 있었죠. 그런데.. 인플레가 고질병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저성장과 참호전을 하기 위해 무제한 양적완화라는 바주카포를 들고 참전하면 뒤에서 인플레라는 고질병이 도지면서 경기 부양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발목을 잡게 되는 겁니다. 다시 다시… 인플레를 잊고 살 땐 저성장과 장기 참호전을 할 때… 이 쪽 걱정은 전혀 없었지만.... 이제는 얘기가 달라진 거죠. 참호전에 집중할 수 없도록.. 계속해서 후방 전선을 인플레가 위협하는 겁니다. 그럼 저성장과의 참호전이… 향후에는 더욱 더 고난의 길이 될 수 밖에 없겠죠.
저 같은 아마츄어가 이걸 아는데… 연준이 이걸 모를리 없죠. 그럼 이젠 이를 악무는 겁니다. 인플레가 고질병이 되기 전에 일단 제압을 해야 하겠죠? 그럼 연준이 달라졌어요… 라는 느낌이 확 들 정도로 시장에 인플레 파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 겁니다. 그럼 금리 인상 속도를 땡기는 것처럼 구체적인 액션도 들어가겠지만 인플레를 더 이상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는… 일시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인식도 심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네… 그래서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삭제한 것이구요… 이제 인플레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겁니다. 지난 해에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던 인플레.. 이제 본격적으로 손을 보기 위해 나서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제압이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부채가 많구요… 생각보다 미국 이외 지역의 성장이 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돈을 뿌리던 중앙은행들이 대부분 돌아서고 있죠. 가장 착해보이던… 연준이 이렇게 이를 악물고 들어오게 되면 인플레를 제압하는 것이… 시간의 문제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스코어를 보면 인플레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고 쉽게 제압당하지 않고 있죠. 사람들은 현재까지의 추세를 보면서 미래를 예상합니다. 그럼 가까운 미래에는 현재보다 더 강한 인플레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겠죠. 마치 올해 초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처럼 인플레가 강하게 올라왔다가도 쉽게 주저앉았었던 것처럼 내년에는 인플레가 엄청나게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생각… 그게 핵심이죠. 이런 기대감이 생기면 당연히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자산에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럼 이런 질문이 가능합니다. 인플레를 헤지하는 자산이 무엇일까요… 라는 질문… 이 질문에 원자재 투자를 늘리세요.. 라는 답이 나오죠. 그럼 저는 원자재가 필요없어도 원자재를 사는 겁니다. 그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가 더 강해지죠. 더 강해진 인플레를 헤지하기 위해 원자재를 사고…. 그런 원자재가 인플레를 더욱 심하게 만들고.. 이를 헤지하기 위해 원자재를 사고… 인플레 심해지고 원자재 사고 인플레 심해지고.. 그만 하겠습니다.ㅎㅎ
돈이 많이 풀려있습니다. 이 돈은 어딘가 수익이 나는 곳으로 흘러들어가야겠죠. 계속해서 돈이 물밀 듯 들어오면 모르겠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럼 선별적으로 들어가야겠죠? 그럼 대표적으로 인플레에 대한 걱정을 모두 하는 만큼.. 인플레 헤지 자산에 베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렇게 인플레에 베팅했는데 만약 인플레가 연준의 변화에 힘입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2008년과 2011년 원자재 투자 붐이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인플레가 확실해보였더랍니다. 그런데 그 이후… 원자재 투자자 분들은 상당한 고생을 하게 되었죠. 먼저 이 말씀 드립니다. 인플레 시나리오만을 믿고 베팅하는 투자..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플레 시나리오는 무조건 아니다.. 라는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니구요… 만약 모두가 생각하는 인플레 시나리오와 다른 그림이 나타났을 때… 상당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죠. 여기에 대한 경계감을 갖고… 인플레 헤지 역시 투자 포트의 일부로 가져가심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미국 대형 성장주죠. 지난 번 에세이에서 한 번 다루었던 것처럼 미국 대형 성장주는 대형주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매크로 상황에서 너무나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물가가 낮을 때에는… 디플레 국면에서 희소가치가 있는 차별적 성장을 보여주는 빅테크가 좋다는 얘기가 나오죠. 물가가 오르게 되면 제품 생산 원가의 상승분 만큼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빅테크가 좋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금리가 낮으면 저금리 상황 하에서 차별적 성장을 보여주는 빅테크로 자금이 흘러간다는 얘기가 나오구요… 금리가 높으면 부채 비율이 낮으면서 안정적 현금 흐름을 보여주는 빅테크가 가장 낫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달러가 강세면… 미국의 강한 성장에 힘입어 외국 자본이 유입되고… 이런 외국 자본들은 차별적인 성장을 보이는 미국의 대표 기업인 빅테크를 선호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달러 약세로 인한 위험 자산 투자 매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가면서 빅테크가 오른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 시장이 흔들릴 때에는 그런 상황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미국 대형 성장주가 좋다고 하죠. 네.. 시장이 흔들릴 때에는 안전 자산이 되는 겁니다. 이런 모든 얘기들을 합치면 미국 대형 성장주는 인플레건 디플레건… 금리가 오르건 내리건… 달러가 강세이건 약세이건…시장이 좋건.. 흔들리건…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거죠. 이건 안전 자산이 아니라요… “완전자산”이 되는 겁니다. 그럼 제가 4가지 시나리오를 그려놓고 봐도 어느 시나리오에서나 가장 최고의 대안이 될 수 밖에 없는 거죠. 과연 완전 자산이 맞을까요? 아니면… 너무나 많이 풀려있는 유동성의 힘으로 대형 성장주의 주가가 오른 것인데… 마치 각 국면에서 강했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 것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달리기는 잘하는데 수영은 잘 못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수영을 할 때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면서 수영 대회에서 1위를 한 거죠(유치한 비유입니다만… T.T). 그럼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친구로 인식될 수 있지 않을까요?
미국 대형 성장주가 안좋다고 디스하는 거냐… 세상이 바뀌었는데 언제까지 저런 의심의 틀로 바라보냐… 라는 반문 하실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저는 미국 대형 성장주가 나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니구요… 이게 완전 자산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의구심이 맞을 가능성이 10%라도 된다면… 그냥 기승전 완전 자산 투자~ 로 100%의 자산을 밀어넣는 것보다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보면서 퇴로를 살짝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난 해 말… 아니..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 상승에 상당히 민감한 모습을 보였던 대형 성장주들이 이제는 물가이건… 금리이건… 모두 쌩까면서 상승하는데요… 고민을 조금 더 해봐야 할 듯 합니다.
마지막 하나로 금을 말씀드리려 하는데요.. 이건 짧게 지나가죠. 금은 미국의 강한 성장에 취약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금리 상승에 취약합니다. 미국의 성장이 강하게 나오면 진짜 그야말로 힘을 쓰지 못하죠. 2011년 금 가격이 고점을 나타낼 때..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금융 위기 이후에도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었더랍니다. 2012년 미국의 성장이 회복되면서… 그리고 13년에 테이퍼링에 들어가면서 금 가격은 무너지기 시작했죠. 그랬던 금 가격이 과거의 영광 회복에 나섰던 것이 2019년이었습니다. 미국의 성장이 위축되면서 금리 인하에 나섰던 때죠. 그리고 2020년 7~9월에… 미국의 성장은 장기적으로 고전할 수 있고… 중국의 성장이 뚜렷해진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중국 증시의 상승과 함께 금 가격은 2100불을 넘는 초강세를 보였던 바 있죠. 그러나 이후 백신이 나오면서, 미국이 1.9조 달러의 부양책을 밀어넣으면서 미국 경제의 성장세에 다시 한 번 강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면서 금 가격은 상당히 눌려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비트코인 역시 여기에 일조를 했다고 보입니다… (다만 제가 코인에 대한 스터디가 부족한지라 어떻게 평가를 해드리기 쉽지 않네요)
자.. 그럼 미국의 성장이 강할 때… 그렇게 달러가 더 강해지고… 미국 금리가 치솟을 때… 금은 지금처럼 고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겠죠. 그런데.. 만약 미국의 성장이 혹여나 주춤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인프라 투자 법안을 비롯한 재정 부양의 강도가 약해지고… 통화 긴축이 시작되면서 성장이 주춤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이로 인해 인플레가 둔화되면서 오를 것으로만 보였던 시장 금리 상승세가 멈추게 된다면… 금에는 새로운 기회가 생겨날 수 있지 않을까요?
인플레 자산과 완전 자산은 좋고.. 금은 영원히 소외될 것이다… 라는 생각보다는요… 가능성은 낮아도 의외로 나타날 수 있는 시나리오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두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내년에는요… 정말 매크로 환경의 변화가 드라마틱할 것 같습니다. 100% 가능성으로 좋은 자산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보다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유연하게 펼치는 전략… 요게 더 주효하리라 생각하면서 주말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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