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210930)환율이 오르는 이유
장도
·2021. 10. 1. 23:13
오늘은 환율에 대한 말씀을 드려보죠. 달러원 환율이 헝다 사태가 크게 불거졌던 지난 추석 연휴 때에는 역외에서 1190원을 상회했었죠. 이후 조금 수그러드는 듯 했지만 다시금 1180원선을 훌쩍 넘어서며 다시금 1190원을 트라이하고 있습니다. 유로화는 1유로 당 1.17유로를 깨고 내려가면서 유로 약세 기조를 강화했죠.
두드러지는 것은 영국 파운드화인데요…. 브렉시트 이후에 이어지고있는 영국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영국 내 물류와 에너지 부족 우려가 영국 경제에는 어려운 상황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영국 주식 시장은 유로존 대비로 다소 부진하구요… 영국 국채 금리는 큰 폭 뛰어올랐죠. 반면 파운드화는 의미있는 하락세를 나타냈답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해당 국가 통화는 더 많은 이자를 부여하기에… 강세를 보이곤 하는데… 파운드화가 큰 폭 약세를 나타냈다는 것이 독특한데요… 이렇게 해석이 가능합니다. 한 국가의 통화 가치를 볼 때에는 금리 뿐 아니라 성장도 함께 봐야 합니다. 금리가 높더라도… 성장이 주춤한 모습… 그리고 올라버린 물가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 주춤한 성장이 더욱 눌리는 모습… 이렇게 되면 금리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일이 벌어지죠.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하면서 금리가 올라버렸음에도 성장의 둔화를 읽으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게 되는 겁니다.
위안화 환율 역시 1달러에 6.45~6.50위안 사이에서 큰 폭 변동을 보이지 않고 횡보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죠. 기억하시겠지만 상반기에만 해도 위안화 환율은 달러 당 6.3위안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위안화 초강세 & 달러 약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었죠. 미국의 성장 뿐 아니라 중국이 위안화 절상과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는 중국의 소비 성장 등에 대한 기대가 듬뿍 담겼을 때 나왔던 현상입니다. 달러 약세는 이머징 국가들에게는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게 되고… 당시 이머징 국가들의 주식과 시크리컬이라고 하죠? 경기민감주 및 가치주들이 강한 흐름을 보였던 것이 기억나실 겁니다. 그렇지만 과도한 통화 가치의 절상을 경계한 중국 당국의 추가 위안화 절상 흐름 경계로 달러 당 6.3위안 이하로 위안화 환율이 내려가지 못했죠.
지난 해만 해도 중국만이 코로나에서 빠르게 돌아섰기에… 나 홀로 생산이 가능했고… 이로 인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코로나의 반사 수혜로 인해 독점할 수 있었답니다. 그렇지만 올해 초 백신 보급 이후 전세계의 제조업 경기 회복 과정에서 이런 반사 수혜가 줄어들게 되고 중국의 수출이 2분기부터 둔화되기 시작했죠. 이와 함께 지난 해 말부터 중국의 소비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를 했던 이른 바 보복 소비가 올해 3월을 넘어서면서 주춤해지기 시작합니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둔화가 되는 과정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위안화 절상를 추가로 용인해서 수입 물가를 낮추는 전략을 쓴 다음… 물가 안정과 함께 금리를 낮게 유지해서 강한 소비 성장을 부스팅하던지..(물가가 낮고 금리도 낮으니 소비에는 긍정적이겠죠?)… 아니면 위안화 절상을 제한하고 일정 수준 위안화 가치를 낮춰서 수출 성장을 제고하던지… 둘 중 하나의 전략을 써야 합니다. 중국은 무엇을 택했을까요?
답은 이미 알고 계시는 그대로입니다. 수출 성장을 선택했죠. 내수 성장을 위해서 위안화를 절상하고…. 이렇게 절상된 위안화가 수입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저금리를 유지하게 되면 소비 부양이 가능해지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잘 보시면요… 저금리를 유지한다고 했죠? 금리는 돈의 값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값싼 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되죠… 값싼 돈에 대한 수요는 저금리 대출을 말하는 겁니다. 네.. 중국의 부채가 늘어나게 되죠. 이렇게 늘어난 부채가 부동산을 향하게 되었을 때 생기는 문제가 있죠. 네… 두글자로 ‘헝다’라고 합니다. 중국 당국은 올해 초 부동산 가격의 급등을 보면서 부채의 증가를 제한하구요… 성장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섹터에 대한 강한 규제를 가하게 됩니다. 그럼 아무래도 중국의 내수 성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겠죠. 내수 성장이 어려우니… 수출 성장이라도 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네… 이게 위안화 절상을 제한했던 이유가 됩니다. 그래서 달러 당 6.3위안이던 환율이 달러 당 6.47위안으로 바뀌게 된 거겠죠. 아주 간단한 논리입니다. 추가로 빚 내서 내수로 성장할래… 아니면 위안화 절하해서 수출로 성장할래… 수출로 성장하면 빚을 안내죠.. 다른 나라의 내수에 내 물건을 파는 거니까요… 문제는… 그거죠… 그 물건을 사는 나라는 무슨 돈이 있어서 살까요? 네.. 그 나라 역시 빚을 내서 사주는 겁니다.
수출로 성장한다는 얘기는 아주 아주 자극적으로 말하자면 너가 빚내서 내 물건을 사줘요… 라고 해석할 수 있겠죠. 전세계에서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 과연 어디가 있을까요? 네… 당연히 미국이 될 겁니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어마어마한 수준이죠. 그럼 어떻게 물건을 많이 살 수 있었는가… 빚을 낸 것이구요… 그 빚이 가계 부채일 수도 있고… 기업 부채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정부 부채일 수 있구요… 그 정부 부채의 상한을 높여달라고 현재 미국 의회에서 저 진통을 앓고 있는 거죠. 위안화 환율은 달러 당 몇 위안인가… 로 결정됩니다. 위안화가 약세라도 달러화도 약세면 위안화 환율이 크게 바뀌지 않죠… 네.. 그런데 환율이 바뀌었다는 얘기는… 위안화 약세의 이면에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달러 강세는요… 미국의 소비를 말하구요… 소비를 통해 다른 나라 물건을 사주면서 무역 적자가 증가한다.. 라고 이해하시면 될 듯 합니다.
결국은 부채의 문제인데요…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는 없을 겁니다. 가뜩이나 부채가 많은데… 더 늘리는 게 부담스럽죠. 그럼 부채를 늘려서 소비 확장을 하는 것이 싫다면… 모두가 수출을 통해서 다른 나라가 빚을 늘리고…. 내 나라는 그 국가에 수출을 하는 것을 선호하게 되겠죠. 빚내서 하는 성장에 자신이 없다면… 당연히 수출을 통한 성장을 원할 겁니다. 그럼 모두가 자국 통화의 가치를 낮춰서 수출을 하고 싶지 않을까요?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것이 환율 전쟁입니다. 모두가 통화 가치를 낮추면… 누군가는 통화 가치를 높여야 하겠죠. 그 누군가가 바로 미국이 되는 것이구요… 달러 원 환율이 1190원에 붙는 것… 그리고 달러인덱스가 연초 이후 처음으로 94를 돌파하는 모습… 이런 지금의 상황을 만나게 되는 겁니다.
모두가 자국 통화의 절상을 받아들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면… 특히 유로화 강세에 큰 부담을 느끼면서 ECB통화정책 회의에서 유로 강세는 부담스럽다고 공언까지 했던 유로와… 위안화의 추가 절상을 제한하려고 노력했던 중국 같은 큰 국가들이 자국 통화 절상에 부담을 크게 느끼면 다른 작은 경제국들이 자국 통화 절상을 가져간다는 것이 쉽지 않겠죠.
어느 시장이나 두 사람이 있습니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죠. 사는 사람이 되려면 빚을 내서 물건을 사야 합니다. 파는 사람은 자기 물건 값을 조금 더 낮춰서 팔면 더 잘 팔리니 좋죠. 문제는요… 모두가 팔려고 하고…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으면… 수요가 사라져버리는 문제가 생깁니다. 수요의 위축은 성장의 둔화를 만들어내게 되죠. 지금 나타나고 있는 달러 강세의 흐름… 그리고 그 이면에서 작용하고 환율 전쟁의 흐름… 이게 지금의 달러원 환율 상승의 기폭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환율 전쟁은요.. 결국 전세계적인 공조의 균열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공생보다는 각자 도생의 흐름 속에서 나타난 것이죠…
저는 강세장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6가지 리스크를 적고 있습니다. 5가지는 이미 말씀드렸구요.. 마지막 하나가 남았는데요… 그게 바로 공조의 균열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율 전쟁은 그 일환이 될 것이구요… 주말 에세이에서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마지막 리스크를 적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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