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210929) 강세장 속 보이지 않는 위험 - 안이함
장도
·2021. 9. 29. 13:20
강세장 속에서도 염두에 두어야 할 보이지 않는 위험이라는 타이틀로 4번째 얘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말씀드렸던 것이 Fed의 바뀌어버린 스탠스죠. 시장이 조금만 흔들려도… 그리고 성장이 조금만 정체되는 모습이 나와도… 잔뜩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뭘 더해줄까.. 라는 말을 하던 그 Fed가 요즘은 실망스럽게 발표된 8월 고용 지표를 보면서도 그런 얘기를 하죠. 그 이전에 두달치 좋았으니까 그거 평균치면 괜챦아~ 돈 워리~ 비해피~~라구요…
다음 리스크로는 불균형 성장이 만들어낼 달러 강세 리스크를 말씀드렸죠. 현재 상황에서의 달러 강세는 신흥국 입장에서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될 수 있죠.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의 증가가 신흥국에서는 달가울리 없는 얘기가 됩니다. 세번째 리스크로 말씀드렸던 것이 Non-US의 소극적 부양입니다. 중국의 헝다 사태를 바라볼 때… 헝다의 기업 리스크로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그 동안 강한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육책으로라도 부양해왔던 부동산 섹터에 대한 강한 규제… 그리고 힘겨워하는 민영 기업에 대해 여전히 냉담한 표정을 짓는 중국 당국의 모습… 그리고 미국의 테이퍼링을 전후해서 금리 인상을 연달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 브라질 등을 말씀드렸죠.
그리고 지난 주말 에세이를 통해서 네번째 리스크로… 꽤 긴… 일시적 인플레이션을 언급해드렸죠. 참 역설적인 단어입니다만… 지금까지 계속해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을 외치던 파월 의장이 전일 의회 연설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얘기를 했죠.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뉴욕 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의 예상에 따르면 향후 1년 정도는 현재의 높은 물가가 유지될 수도 있다… 라는 얘기를 했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함께 의회 연설에 참여했던 옐런 재무 장관 역시 연말 미국의 물가는 2%로 향하기보다는 4%에 가깝게 붙어있을 것 같다는 언급을 하죠. 네… Fed가 바라보는 물가인 근원 PCE지수가 3.6%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주춤한 모양새였죠. 그리고 여기서 꺾여 내려가게 되면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이 됩니다.
그런데요… 그 하락하는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면… Fed가 제시하는 2%의 물가 목표보다 높은 물가 레벨이 상당 기간 이어지게 되는 거죠. 올해 3~4월부터 지금까지 거의 6개월째 높았구요.. 내년 말.. 까지 이어지면 거의 1년 반 이상의 기간 동안 높은 물가를 보이는 겁니다. 이게 과연 일시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Fed 내부에서도 메스터 총재가 “일시적”이라는 단어에 대해 좀 더 시장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듯 합니다.
꽤 긴 일시적 인플레이션… 이게 평균물가목표제와 만나게 되면… 2%를 평균으로 웃도는 기간이 길어지게 됩니다. 이는 물가가 고개를 숙이고 있음에도 Fed가 오히려 평균으로 올라오는 물가 때문에… 긴축적 스탠스를 더욱 강하게 가져가야 하는 역설을 만들어낼 수 있죠. 지금 미국의 금리가 빠르게 뛰고 있는데요… 성장 관련 지표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10년 금리가 많이 상승하는 중입니다. 공급망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죠… 맞는데요… 공급망의 물가 상승 압력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높았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봅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았음에도 지난 여름 1.77%를 기록하고도 1.2%까지 10년 국채 금리가 하락했었던 가장 큰 이유는…. Fed의 일시적 인플레이션이라는 수사가 먹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시장은 일시적이라는 그 워딩에 대한 신뢰를 크게 갖지 못하는 듯 합니다. 성장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올라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나는 거죠.
네… 이상의 4가지를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5번째 리스크입니다. 바로 시장 전반에 퍼져있는 안이함이죠…. 모두 잘될거야… 라는 안이함이 가장 크다고 보는데요… 이런 안이함은 지난 10여년간의 시장 흐름 속에서 학습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Fed가 나타나서 구해주게 되니.. 쫄지마… 라는 인식이 강해졌던 것이죠.
지난 2013~16년의 테이퍼링 및 금리 인상 사이클만 봐도 느낌이 오는데요… 2013년 5월 테이퍼링을 선언한 이후 전세계가 발작하니.. 테이퍼링을 늦추게 되었죠. 2015년 금리 인상을 예고하니.. 시장이 흔들리고 중국을 필두로 전세계가 휘청거렸답니다. 이에 Fed는 기준 금리 인상을 다시금 늦추게 되죠. 그리고 2018년에는 시장이 너무나 부담스러워하자 기준 금리 인상 사이클을 끝냈고 2019년에는 무역 분쟁 해결을 위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됩니다. 이후 2020년의 코로나 사태는 Fed의 무제한 양적완화로의 회귀를 촉발하게 되었죠. 항상 위기 국면에서 등장하는 슈퍼 파월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그런데요… 과거를 보면서 지금에 그대로 투영하면 안되는 것이… 당시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겠죠. 두번은 안당해… 라는 단어… 과거에 했던 실수를 다시금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 되죠. 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밀리면 사자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쫄지마~~라는 인식이 그거죠. 그런데요… 굳이 밀리면 살 것을 지금 팔 필요가 없겠죠. 그럼 매도가 나오지 않으면서 금융 시장이 아주 강하게 버텨주게 됩니다. 어떤 악재가 다가와도 해결이 된다는 인식이 그 저변에 자리하고… 그걸 지난 10년을 통해 학습하게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죠. 그럼 금융 시장이 왠만한 악재에 전혀 미동도 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앞서… Fed가 테이퍼링을 연기하고 기준 금리 인상을 늦추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로 인해 금융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이렇게 흔들린 금융 시장이 경제 주체의 자신감을 꺾고 실물 경제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제한하면서 성장 둔화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죠. 역사에서 가정은 무의미하다지만… 만약 2013년 테이퍼링 선언 당시에 시장이 멀쩡했다면??? 2015년 기준 금리 인상 예고 시에 시장이 멀쩡했다면… 2018년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을 때 시장이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면??? 그럼 출구 전략의 속도가 빨라졌을 수도 있겠죠.
앞서 말씀드렸던 꽤 긴 일시적 물가 상승이 두려운 것은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물가 상승 기대감이 생기게 되면… 그럼 심리가 자리하게 되면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정말 어려워지죠. 그럼 꽤 긴… 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인플레가 되는 겁니다. Fed입장에서는 인플레를 관리하기 위해서 출구전략을 조금 더 강하게 해야 하는데… 시장이 이걸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두려울 따름이죠. 그런데 밀리면 사자라는 학습 효과를 통해 견고해진 금융 시장이 멀쩡한 흐름을 이어간다면…한결 그 부담을 덜 수 있지 않을까요? 네.. 그럼 Fed의 스탠스 변화에 부담을 크게 덜게 되는 거죠. 지금의 금리 상승은 이런 Fed의 스탠스 변화, 물가 상승에 대한 변화된 인식에 기인한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부담없이(?) 만들어준 것이 바로 견고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성장이 기존에 비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꼭 밀리면 사자만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반론도 맞습니다. 금융 시장의 자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워낙에 많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지난 10여년 이상의 기간 동안 학습을 통해 자리잡은 밀리면 사자.. 라는 리스크에 대한 안이함… 이게 보다 커지면 커질수록 보이지 않는 잠재 위험 역시 비례해서… 그 이면에서 커질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강세장 속에서도 우리가 신경써야 할… 다섯번째 보이지 않는 리스크로 시장의 안이함… 혹은 Fed와 시장의 동상이몽을 전해드려보았습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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