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31201)금리 인하 VS 양적 긴축
장도
·2023. 12. 3. 14:51
각설하고 바로 들어갑니다. PCE지표 발표나 잠정주택판매 등의 소식은 아마 다른 채널을 통해서 충분히 들으셨을 겁니다. 오늘은 양적 긴축을 다루어볼까 합니다. 일단 스타트는 전일 유럽에서 들려온 소식으로 시작하죠.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틱밀 그룹의 제임스 하테 애널리스트는 유로존의 최근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를 약간 웃돌고, 최근 지표로 볼 때 유로존 경제가 완만한 침체 상태임을 시사하면서 트레이더들은 "ECB가 내년 4월까지 금리를 인하할 것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3월 금리 인하 기대는 현재 50% 미만이다"라고 말했다. 자금 시장에 반영된 ECB의 내년 첫 금리 인하 시기는 내년 4월로 금리 인하 폭은 0.25%포인트이다.”(연합인포맥스, 23. 12. 1)
네. 제 에세이에서도 지난 주에 다루었던 내용입니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이 내년 4월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죠. 내년 4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내년 5월로 보고 있으니까요… 연준보다 빠른 거죠. 이해가 되는 것이 유럽 경기가 미국에 비해서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그럼 성장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물가가 어느 정도 잡히는 듯 하니 기준금리 빨리, 그리고 많이 낮춰줘야겠죠. 시장은 그런 성장에 대한 우려를 ECB가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유로존의 경우 성장의 둔화도 이슈지만 실제 유로존 은행들의 대출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초기 스트레스 징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잠시 기사 인용하면서 가죠.
“유로존 기업 대출, 8년 만에 감소.. ‘금리 인상 여파’”(조선비즈, 23. 12. 1)
“ECB, 유로존 기업 대출 여건, 지속적으로 긴축”(연합인포맥스, 23. 11. 30)
“유럽 은행, 악성 부채 눈덩이.. 부실 대출로 전환 우려 커져”(한국경제, 23. 11. 23)
일단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금융 시스템 위기를 자극할 수도 있으니, 성장 둔화 뿐 아니라 금융 안정 차원에서라도 ECB는 당장 기준금리 인하를 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시장의 걱정도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걱정을 하면서 시장에서는 독일 DAX지수를 다시금 연고점 근처로 밀어올리고 있죠. 네.. 성장과 금융 안정을 담보로 ECB를 압박하고 있는 겁니다. 앞으로는 걱정을 하면서 뒤로는 미소를 짓는 그런 상황인건가요?ㅎㅎ
이런 상황을 라가르드가 모를 리가 없죠. 그래서 지난 11월 11일에 내년 4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을 향해 이렇게 말을 던집니다.
“라가르드 ECB총재, ‘앞으로 2개 분기는 정책 변화 없어”(연합인포맥스, 23. 11. 11)
11월에 2개 분기, 즉 6개월간 정책 변화가 없다고 했다는 것은 적어도 내년 5월까지는 기준금리 인하가 없다는 의미가 되는 거죠. 4월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겁니다. 지난 10월 ECB회의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 회견 당시 향후 방향을 묻는 기자에게 포워드 가이던스를 줄 수 없다는 얘기를 했는데요,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아서 향후 2개 분기 동안 금리 인하 없다… 라는 명확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던질 정도로 마음이 급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ECB총재가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반응하죠. 위의 인용문 일부를 다시 가져옵니다.
“트레이더들은 "ECB가 내년 4월까지 금리를 인하할 것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 라가르드 총재 말은 일단 살포시 씹어주는 분위기죠. 마치 올해 1월 경기침체 온다고 하니까 피벗 기대가 만들어지고… 이거 수습하려고 불라드라는 매파 중의 왕이 나서서 7%까지도 올릴 수 있어.. 라고 협박해도 시장은 마이동풍이었죠. 당시와 비슷한 형국이 된 듯 합니다. 진짜 시장의 기대대로 ECB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건가요? 그런데요… 시장과는 다소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죠. 라가르드의 발언을 담은 최근 기사를 하나 더 인용합니다. 꼼꼼히 읽어보시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유럽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ECB가 추가 통화긴축을 준비하고 있다는 강력한 암시를 했다. 라가르드는 ECB가 금리인상에 더해 내년에는 국채 매입 규모를 더 줄일 것임을 예고했다.
지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재투자하면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ECB 고위 관계자들 가운데 점점 더 많은 이들이 매파로 돌아서면서 국채 재투자에 반대하는 가운데 라가르드의 발언이 나왔다. ECB내 매파는 지금의 국채 매입을 통한 유로 공급 확대의 정당성을 제공했던 팬데믹 위기도 이미 과거의 일이 된 터라 국채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은 무의미해졌다고 강조하고 있다.(중략)
ECB는 만기 채권 재투자를 내년 말까지 이어가기로 한 바 있다. 라가르드는 그러나 이날 의회에서 ECB가 이같은 기조를 재점검할 것이라면서 조만간 집행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파이낸셜뉴스, 23. 11. 28)
현재 ECB는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멈췄습니다. ECB는 APP라는 프로그램으로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진행했던 양적완화가 있었고… 이후 팬데믹이 터진 다음에는 PEPP라는 프로그램으로 추가 양적완화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현재 APP프로그램 관련으로는 이미 양적긴축을 진행하고 있죠. 기존의 보유 채권을 시장에 매각하거나, 혹은 만기가 도래해도 다시 재매입을 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그럼 ECB가 사들였던 장기채권이 줄어들게 되겠죠. 다만 PEPP로 사들인 채권 규모가 1조 7천억 달러인데요, 그건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기가 돌아오면 그만큼의 금액을 다시 사주면서 현상유지를 하고 있는 겁니다. 위의 인용문에서는 PEPP로 사들인 국채의 경우도 이제 만기 도래 시에 재투자를 하지 않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겁니다. 원래는 내년 말까지는 이거 가만 놓아두기로 했는데.. 급하다보니 말을 바꾸고 있는 겁니다.
내년 4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시장과, 그건 김칫국이다라면서 되려 양적긴축 폭탄을 강화하려는 ECB의 팽팽한 대립이 나타나고 있죠. 이렇게되면 유로존 실물 경제가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것 아닐까요? 양적긴축과 금리인하… 이 둘의 연관성을 주말 에세이에서 다루어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줄이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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