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뒷북이지만 의미가 있는

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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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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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리커버]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 YES24

40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의 역습, 당신의 자산이 무너지기 시작했다!200만 「삼프로TV」 김동환 강력 추천누적 조회 수 3000만 회, 독자가 선택한 경제 필독서글로벌 경제, Fed 전문가 ‘갓건영’의

www.yes24.com

#오랑ESSAY

신한은행 부부장 오건영님의 세번째 책이 발간된 지 거의 1년이 되어가는데,

인플레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앞선 2개의 책도 마찬가지로 그 당시의 현안을 진단하며 과거 사례를 짚어보는 케이스가 많았기에,

오랑의 예측을 알고싶은 마음보다는 인플레를 공부하는 마음가짐으로 선택하였고, 결과적으로 옳았다고 봅니다.

 

초점은... 숫자 기억하기!

 


  • 연방준비제도의 총자산
    • 금융위기 전(~2008): 1조달러 미만
    • 1차 양적완화(2008): 2조달러
    • 2차 양적완화(11년초): 3조달러
    • 3차 양적완화(13년초): 5조달러
    • 4차? 양적완화(코로나): 8조달러
그래프를 보면 금융위기 이후 뚜렷한 물가 상승세를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돈 풀기를 적극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풀 때에는 물가가 올라오는 것처럼 보이다가 주저앉고, 또 돈을 풀 때에는 물가가 오르는 듯 보이다가 또 주저앉기를 반복한 겁니다.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버린 인플레이션은 웬만큼 깨우려고 노력을 해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코로나의 영향

  • 코로나때 미국의 재정부양책 규모
    • 2.2조, 0.9조, 1.9조 = 5조
    • 21년 3월~9월 물가 추이: 5.5% 내외 / 이후: 22년 6월까지 10%까지 행진
일정 레벨로 꾸준히 소비가 증가하게 되면 소비 증가 추이가 예측 가능하기에 공급 쪽도 이런 소비의 증가에 발맞추어 늘어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큰 폭의 수요 급락과 이후 역대급 부양책에 힘입은 소비 폭발, 그리고 과거의 추세에서 크게 벗어난 수요의 폭발은 상대적인 공급 부족을 촉발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죠.

잠재성장률이 10%, 실질성장률이 7% 예측일 때 실질성장률을 잠재성장률만큼 끌어올리기 위한 부양책은 좋다.
그러나 과도한 부양책(기존7%+부양책5%)은 잠재성장률(10%)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지 못하고, 오히려 인플레이션(2%)으로 전환된다.

2021년 상반기에 연준은 물가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강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덥지 않은 거죠. 과거에도 성장하는 듯해서 경기부양책을 조금 줄였더니 푸욱 주저앉는 상황을 수차례 겪었으니 현재 성장이 강하게 나오더라도 경기부양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 겁니다. 반대편에서 강하게 올라오는 물가를 제압할 필요도 있었지만 과거의 경험을 미루어 보았을 때 조금만 긴축을 하면 눈 녹듯 녹아내릴 것 같기에 ‘일시적’ 물가 상승이라고 말하면서 애써 외면했던 겁니다.

인플레이션은 과거 계속 승리한 경험이 있음. 1970년대에는 긴 인플레이션과 힘든 싸움, 그 이후에는 부양책을 약간 거두기만 해도 바로바로 디플레이션 위기까지 떨어짐. 하지만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되었을 때를 경험해본 적 없기 때문에 디플레와 싸우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음. 따라서 인플레와 싸울 환경(부양)을 만드는 선택을 했을 듯.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 -> 공급 따라 위축, 대규모 해고 등 -> 재정부양책으로 인한 수요증대 -> (인력난, 물류난)시차로 인해 공급이 못따라가면서 공급망대란, 공급인플레이션 -> 델타, 오미크론변이로 일자리 복귀 지연, 임금상승. 하방경직성이 강한 임금이다보니 임금상승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야기 -> 수요폭발에 대응하는 기업의 자세: 매우 소극적; 사유: 지속적인 수요가 가능할 지에 대한 불확실성, 인력난, 원자재 가격 상승 => 기업투자에 소극적 / 경기부양책 -> 직접적인 수요자극 외 금리인하 -> 자산가격 상승 -> 개인소득증가 -> 수요자극 및 일자리 복귀 지연 -> 인플레이션

강한 자산 가격 부양책의 영향으로 자산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그 여파로 사람들은 노동 시장을 떠나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수요가 폭발하게 되면 노동력 부족 현상은 더욱더 심화되겠죠.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만큼 임금은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겁니다. 그러나 임금 상승률이 높더라도 자산 가격의 상승률이 훨씬 더 빠르고 크다면 사람들은 좀처럼 일자리로 복귀하지 않으려 하겠죠. 최근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자발적으로 퇴사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는 겁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보건상의 이슈도 있겠지만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이미 상당 수준의 수익을 달성한 사람들, 그리고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투자를 통해 직장 생활을 하며 받는 급여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떠나는 사람들이 섞이면서 이른바 ‘대퇴사 현상The Great Resignation’이 보다 심화된 듯합니다.
크게 오른 물가는 미국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일단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감에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빠르게 냉각되었습니다. 또 임금이 상승했지만 물가 상승률이 워낙 높아서, 이를 감안하면 오히려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 임금인 거죠.
물가 상승은 성격이 좀 다릅니다. 물론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2008년과 2011년에 상대해본 만큼, 저성장처럼 절망적인 장기 참호전을 해야 할 정도의 강적은 아닌 것으로 생각될 겁니다. 하나 더, 물가를 잡기 위해 올릴 수 있는 금리는 얼마든지 있죠. 워낙 많이 풀어줬기에 긴축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물가를 잡는다고 긴축을 많이 해두면 나중에 인플레이션을 제압한 이후 성장 부양 쪽으로 급선회를 해야 할 때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나게 되겠죠
경기부양을 위해서 지출을 크게 늘리면서 코로나19 이전보다 약 7조 달러의 국가 부채가 늘어났죠. 코로나19 비상 시국인 만큼 어쩔 수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부채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 자체가 주는 부담감이 일단 상당할 겁니다. 더 큰 부담은, 이렇게 늘린 재정 지출이 인플레이션을 깨웠다는 것입니다.

경기부양 결과 수요는 올랐지만 국가채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름. 서민은 인플레때문에 경기부양의 효과마 미미하고, 국가채무만 대폭 오른 격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백악관에 경기 과열을 또 한 번 경고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 세 가지를 공개했다. 12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서머스 전 장관은 “수개월 전 상황이 어떠했든 간에 미국이 향후 1년 또는 2년간 직면할 가장 큰 리스크는 경기 과열(overheating)이라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중략) 서머스 전 장관은 인플레이션이 더 상승할 경우 연방준비제도의 접근법으로는 연착륙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세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우선 공개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더 많이 나타내 장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누그러뜨리라고 권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으면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연방 실업수당 추가 지급을 오는 9월에 또다시 연장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주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구호 기금을 분배하는 속도를 늦추라고 조언했다.《연합인포맥스》, 2021. 5. 13

1970년대 인플레이션

 

1960년대 강한 재정 지출은 일시적으로 사람들의 소비를 크게 증가시켰지만 재정 지출이 큰 만큼 미국의 재정 적자는 심해졌습니다. 재정 적자가 심한 국가의 화폐는 당연히 신뢰도가 낮았겠죠. 당시 달러의 신뢰도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달러의 신뢰도에 보다 큰 영향을 주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1971년 8월 닉슨 대통령이 금본위제도를 철폐한 것입니다. 금본위제도에서는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금만큼 달러를 찍을 수 있었는데, 이 제도를 철폐하면서 미국은 달러 공급을 자유롭게 늘릴 수 있게 된 겁니다. 달러 공급이 크게 늘어나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죠. 화폐가치의 하락은 뒤집어 말하면 물가의 상승, 즉 인플레이션입니다. /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돈줄을 죄는 것밖에 없죠. 강하게 돈줄을 죄기 시작합니다. 시중에서 유동성을 계속해서 빨아들이자 자금이 부족해지기 시작합니다. 금리는 ‘돈의 값’이죠. 돈의 공급이 크게 줄어들게 되니 돈값인 금리가 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라고 할 수 있는 초단기금리가 20퍼센트 가까이 빠르게 상승하게 되었죠. 중앙은행은 시중은행과 같은 우량한 기관에 자금을 공급합니다. 이렇게 신용도가 높은 대상에게도 20퍼센트 가까운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니, 그보다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과 같은 경제 주체들에게는 훨씬 높은 금리가 적용되었겠죠. 1980년대 초반 미국의 실업률은 10퍼센트를 넘었습니다.

1960년대 말 재정수지 악화 -> 1971년 금본위제 철폐 -> 4차 중동전쟁(석유파동)으로 인한 유가 고공행진 => 달러화 악화, 하이퍼인플레이션
- 당시 아서번즈 연준의장은 유가(공급사이드)로 인한 인플레이기 때문에 대응 안함: 기대 인플레이션 폭증, 수요 인플레로 전이됨.
1970년대 말 볼커 취임 -> 20%대 금리 인상(00년) -> 내수경기 침체(실업률 10%, 83년) 및 강달러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 -> 인플레 3%대까지 하락(84년), 빠른 물가안정 ->

1970년대의 심각했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은 1980년대 초반에 20퍼센트 가까이까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에서 자금을 빨아들였습니다. 성장이 약한 상황에서 이런 강한 긴축을 하다 보니 가뜩이나 약했던 성장이 보다 크게 주저앉았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인플레이션이라는 강적을 제압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머무르면서 경제 전반을 짓누르게 될 것이니까요. 당시의 아픈 기억 때문에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심각한 강적으로 규정했답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제대로 고개를 들기 전에 강한 긴축으로 기세를 꺾어야 한다는 원칙까지 세워두었죠.

1970년대 석유파동(배럴당 2달러에서 40달러까지 상승) 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1980년대 20%의 기준금리
성장은 약한데 물가가 높은 상황이라 깊은 침체에 빠지게 되었었음


2000년대 ~ 2010년대 인플레이션

2000년대 초반 글로벌 경제 성장을 이끌던 핵심 동력은 중국의 투자였습니다. 중국은 투자 성장을 위해서 전 세계의 원자재를 사들이기 시작했죠.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들의 제조업이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던 국제유가WTI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죠. 1970년대 이후 원자재 가격이 제대로 상승했던 시기였습니다.

2000년대 인플레이션: 중국발 성장(수요 폭발) / 2차 걸프전, 달러약세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악화되었고, 이는 글로벌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연준은 2007년 9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대응하기 시작했죠. 2008년 3월 베어스턴스라는 세계 5위 규모의 투자은행이 파산할 때까지 연준은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낮추면서 경기 둔화를 막는 데 안간힘을 다했답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시중 유동성의 증가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그 유동성은 어딘가 수익이 나는 곳에 가서 고여야 하는데, 이제 잘나가던 금융기관들도 힘겨워졌으니 금융 이외의 다른 투자 대상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원자재시장은 계속해서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죠. 이에 풀린 자금들이 원자재시장으로 더욱더 몰려들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국제유가는 서부 텍사스유 기준으로 배럴당 145달러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사상 최고치로 상승한 국제유가를 따라 전 세계 원자재 가격 역시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농산물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라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하게 되었죠.

2008년 인플레이션 -> 금리인상(08.8., 미국 제외): 한국은 5%에서 5.25% -> 리만브라더스 파산(08.9.)으로 금융위기 & 유동성 위축 & 인플레 삼박자로 실물경제 매우 위축 -> 원자재 수요 폭락, 가격 폭락(wti가격 배럴당 145에서 33달러 추락) -> 약한 실물경제 & 디플레 압력

결과: 양적완화 시작

 

2010년 11월 2차 양적완화 -> 중국 성장 및 아랍의 봄으로 인한 수요 증대 & 전 세계적 저성장 ->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 압력 -> 기준금리 절상 -> 성장 위축 / 11년 8월: 약한 고리였던 그리스 재정위기 -> 원자재 가격 하락, 인플레 진화, 근데 정도가 심한 장기하락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는 저성장·저물가의 늪에 빠져 있었죠. 이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수차례 경기부양책을 동원해서 회복을 기도했던 바 있습니다. 그런데 경기부양책을 쓸 때는 좋아지지만, 이를 조금이라도 줄이게 되면 바로 원위치로 돌아가기를 반복해왔던 겁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의 긴 여정 속에서도 저성장의 늪에서 확실하게 탈출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였죠. 앞서 인용한 기사의 주인공인 옐런 재무장관은 2016년 연준 의장으로 재직했던 바 있습니다. 당시 옐런 재무장관은 ‘고압경제High Pressure Economy’를 통해 이런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자고 주장했습니다. / 수요가 워낙에 연약해서 부양책을 조금만 거두어들여도 수요가 바로 무너지고 다시금 저성장의 늪에 빠져버리자, 옐런은 이런 주장을 하게 됩니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으로 시장에 지속적으로 강한, 만성적인 초과 수요를 만들어 내자고요. 말이 조금 어렵게 들릴 텐데, 만성적인 초과 수요를 만든다는 건 경기부양책을 썼을 때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고 물가가 좀 상승하더라도, 물가 상승을 겁내서 경기부양을 거두어들이지 말고 지속적으로 강하게 밀어 붙이자는 의미입니다. 

2008년 이후 저성장, 저물가 지속 -> 16년 옐런 FED의장 취임, "고압경제" =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지속하는 것 주장 -> 코로나19때 실현 -> 하이퍼 인플레 부작용(21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파월 의장은 상원 인준 청문회를 하루 앞둔 이날 공개한 서면 인사말에서 “우리는 경제와 강력한 노동시장을 지원하고 더 높은 물가 상승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2022. 1. 11
눈에 띄는 단어는 바로 ‘인플레이션의 고착화’일 겁니다. 옐런 재무장관과 파월에게서 고질병과 고착화라는 단어를 각각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코멘트 하나만 더 보겠습니다.

 

 ━ 바이든 ‘연준 긴축 정책 지지 … 물가 상승 고착화 막아야’《뉴시스》, 2022. 1. 20

물가를 잡는 연준

연준은 강력한 성장과 안정적 물가라는 두 가지 미션을 갖고 있습니다. 물가가 워낙 안정되어 있다 보니 연준은 강력한 성장을 추동하기 위해 노력했죠. 그러나 강한 경기부양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성장이라는 미션을 아직 달성하지 못했고 향후에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이루어내야 할 미션이겠죠. 그런데 인플레이션이라는 불청객이 부활해서 고착화돼버리면 저성장에서의 탈출이 향후에도 계속해서 어려워질 겁니다. 단기적으로는 성장이 약간 휘청이더라도 고질병이 되어서 경기부양을 할 때마다 재발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을 사전에 제압해두는 것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훨씬 더 현명한 처방 아닐까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고압경제 정책을 통해 결국 저성장에서 빠져 나오는 장기 미션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그런 장기 미션에 사사건건 방해가 될 수 있는 훼방꾼인 인플레이션을 지금 신속히 제압하고 가는 것이 합리적이겠죠. 연준이 단기적으로는 물가에 보다 초점을 맞추리라 보는 두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잠시 연준 파월 의장의 코멘트를 보겠습니다.

인플레가 고착화되면 향후 저성장의 대응방안으로 부양정책을 쓰기 매우 제한됨(조금만 부양해도 인플레가 심화될테니) -> 따라서 인플레 고질병 현상을 예방해야함

지난 10여 년 동안 워낙에 연약했던 성장이었기에 연준이 성장에 방점을 두면, 즉 인질이 다칠까 봐 전전긍긍하면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잡지 못할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이렇게 커져가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나중에는 훨씬 더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합니다(고속도로 단속 구간, 기억나죠?). 둘째, 인플레이션이 고질병이 되면 당장의 성장은 모르겠지만 중장기적인 지속가능한 성장을 결코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그 외

대표적인 매둘기 행보를 보였던 제임스 불라드James Bullard 총재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총재
1. 코로나 직후 누구보다 비둘기적 행보
2. 21년 중순, 급변하여 "22년 금리인상" 주장

불라드 총재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직후 ‘적극적인 돈 풀기를 해줘야 금융시장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살 수 있다’는 강한 코멘트를 던졌습니다. 필요한 경우 마이너스 금리도 고려해야 하고, 시장이 안심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장기간 아주 많은 돈 풀기를 해야 한다는 코멘트를 서슴지 않고 날렸던 분입니다. 당연히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불라드 총재가 ‘돈을 계속 풀어야 한다’는 얘기를 할 때마다 흐뭇한 미소를 한가득 지을 수 있었죠. 돈 풀기 스탠스가 강하면 비둘기라고 했죠? 저 역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2021년 상반기까지는 불라드 총재를 연준의 대표 인사들 중에서 가장 돈 풀기에 적극적인 이른바 ‘왕비둘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갑자기 말을 바꾸기 시작하죠. 물가가 강하게 올라오던 초기인 2021년 6월에 갑작스레 이런 코멘트를 날린 겁니다.

━ 왕비둘기 불러드 총재도 ‘매’로 돌변 … ‘2022년 말 첫 금리 인상 예상’《연합인포맥스》, 2021. 6. 19
향후 인플레에 대한 FED의 대응
2022년 초, 긴축으로 태세 전환을 하려는 파월 의장에게 기자들이 올해 몇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인가를 물었습니다. 간단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물가 잡는다고 금리 인상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어느 정도까지 인상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정도 인상해야 실물경제의 성장이 크게 훼손되지 않고 물가를 잡는 것인지 등 복합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이죠. 이런 어려운 질문에 파월 의장은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올해 남은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대신 “겸손하고 민첩할(humble and nimble)” 필요가 있다며 “향후 데이터와 전망 변화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2022, 1. 27

인용문을 읽으면서 눈에 띄는 표현이 있지 않나요? 네, 불라드 총재가 지난해 6월부터 언급했던 ‘민첩한’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실 겁니다. 다만 그 앞에 ‘겸손한’이라는 단어가 하나 더 붙어 있네요.

연준의 전략: ‘겸손하고 민첩하게’

뜻: 먼 미래를 내다보기 보단, 중단기적인 판단을 하며 시장상황에 따라 민접하게 수정하겠다.

원자재와 인플레이션
대부분 경기를 둔화시키는 악재는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의 약화를 가져오면서 물가를 누르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원자재 가격 이슈는 참 독특한 것이 성장을 둔화시키면서도 공급 부족으로 인한, 그리고 임금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만들어낸다는 겁니다.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을 해야 하고 물가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긴축을 해야 하니 참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겁니다.
대표적인 산유국 모임이 OPEC+입니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OPEC 국가들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비非OPEC 산유국들이 2016년 국제유가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새롭게 구성한 산유국 공동체입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당시 국제유가가 마이너스까지 무너지는 상황에서 OPEC+ 국가들의 감산 공조가 단행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주요국의 강한 경기부양에 힘입어 글로벌 경제가 상당 수준 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감산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거죠. 글로벌 경제 회복이 빨라졌다는 것은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되면서 원유 수요가 늘어났음을 의미합니다. 원유 수요는 늘었는데 원유 생산을 기존보다 적게 하면 수요는 많아지는데 공급은 줄어드는 상황, 즉 원유 가격의 상승을 촉발하게 되죠.

22년 중순까지도 증산은 하지 않고있음.

인플레이션과 투자
미국 대형 성장주는 실제 연준의 긴축이나 인플레이션에 강한 자산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쏠림에 의해 이상하게 만들어진 현실, 즉 이미 풀려 있던 유동성이 쏠리면서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연준의 긴축이 시작되는 국면에서도 돈의 힘으로 강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그리고 투자자들은 꽤 오랜 기간 돈의 힘으로 왜곡된 현실을 보아왔기에 금리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물가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시장이 흔들리거나 안정되거나 상관 없이 항상 오르는 그런 자산으로 인식하게 된 것 아닐까요? 마치 동굴의 우상에서 죄수들이 동굴의 한쪽 벽에 나타난 왜곡된 현실을 그 자체로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인식이 기존에 풀려 있던 돈의 쏠림을 만들어내면서 ‘완전 자산’이라는 신화까지 이어진 거겠죠.

미국 대형 성장주
저물가: 독보적 경쟁력으로 주가 상승
고물가: 탄탄한 시장 장악력으로 성장 유지 가능
저금리: 유동성, 성장 굿
고금리: 상대적으로 적은 부채로 성장 유지 가능

그러나 저것들 중 고물가 & 고금리는 이미 풀려버린 유동성에 의한 풍선효과일 가능성이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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