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30331)뭐 하나 부러지는 게 보약이다?
장도
·2023. 4. 1. 12:30
이제 은행 위기는 끝난 건가요? 위기를 무엇으로 정의하는지에 따라 다를 겁니다. 위기를 과거 금융 위기와 같이 대형 금융 기관까지 파산하면서 전세계적인 신용경색을 몰고왔던 케이스로 생각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이제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는 듯 합니다^^). 다만 중소형 은행이나 기존에 취약했던 문제아 은행들(크레딧 스위스처럼)이 추가로 무너질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은행들의 파산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지겠죠.
연준이 의도하는 것은 은행의 파산을 막는 것이 아닙니다. 은행이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려는 것이 아니구요, 중소형 은행 몇 개가 파산해도 전체적인 금융 시스템을 뒤흔드는 리먼 효과는 없다라는 믿음을 심어주려는 거겠죠. 이게 무슨 소리일까.. 잠시 생각해보죠. 예전에 미국에 있을 때 대북 리스크가 한 번 불거졌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미국 학생들이 저한테 그렇게 물어보더라구요… 한국에 패밀리들이 있으니까 가서 돌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두렵지 않느냐구요.. North Korea에 대한 두려움이 그 친구들에게는 남아있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요.. 실제 한국의 로컬인 저는 북한 리스크를 하도 많이 봐서… 요즘은 발사체 얘기 나와도 기사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죠… ^^;; 당시에 저는 그거 usually 일어나는 event라서 크게 신경안쓴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만약 이름도 못들어봤던 은행들이 파산을 해도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몇 차례 이런 일이 일어나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런 믿음이 생긴다면 중소형 은행들은 죽더라도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겠죠. 그리고 그런 금융 시스템은 안정적이라는 믿음이 더욱 확고하게 굳혀지게 될 겁니다.
그럼 좋은 거 아니냐.. 금융 시스템도 안정이 되어있고 연준은 피벗을 하니.. 역시 뭐 하나 부러져야 주식 시장에는 보약이다..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금융 시스템은 큰 타격을 받지 않는 것은 맞지만… 이게 연준의 피벗으로 이어질지는 봐야 하겠죠.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연준이 피벗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피벗이 아니라 실제 금리 인상을 멈추는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런 지역 중소형 은행들의 파산이 대출의 위축을 낳고.. 이로 인해 연준이 긴축을 안해도 자체적인 긴축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시더군요. 네, 100% 동의합니다. 그런데요.. 연준이 긴축을 멈추는 이유는.. 연준이 긴축을 안해도 금융 시스템을 통해서 긴축이 자체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겠죠.
피벗 중에도 이런 피벗이 있을 겁니다. 코로나 당시의 피벗처럼 시장이 무너지는데.. 무너지는 시장을 바닥에서부터 끌어올려서 되돌려버리는 피벗… 혹은 아직 멀쩡한데.. 혹여나 안좋아질까봐 전전긍긍해서 미리 금리를 낮춰서 이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피벗… 2019년의 보험적 금리 인하는 이런 전전긍긍에서 비롯되었죠. 미국 주식 시장이 5%만 빠져도 무서워서 금리 인상을 멈춰주었구요… 코로나 때는 그 거대한 충격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거대한 금액을 때려넣었습니다. 시장은 이런 화끈한 피벗을 기대하죠. 성장이 둔화되는 것 이상으로 강한 유동성을 공급해주어서 시장을 말아올려주기를 말이죠. 그리고 그 정도 강한 유동성을 공급해준다면… 이렇게 돈이 돌게 되면 내가 갖고 있는 주식을 누군가 사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겁니다. 그럼 미리 사두어야 하지 않을까요?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돈이 풀리면 희소한 성장을 이어가는 쪽으로 돈이 몰릴 겁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논리 아닌가요? 네.. 과거에 FAANG이 하늘을 날을 때 나왔던 얘기죠. 팡팡 튀는 쪽으로 돈이 몰리는 원리입니다. 지금 보시면 FAANG의 활약과 함께 나스닥100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괴리가 꽤 커진 것을 알 수 있죠. 아크는 고전하는데 FANNG은 날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러셀 2000과 같은 중소형주는 힘겨워하고 있죠.
금리가 낮아지면 주가는 오르는가.. 그건 케바케입니다. 그 얘기는 누구나 다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요.. T.T 성장이 주저앉는 이상으로 금리 인하가 강하게 나와주면 말아올릴 수 있죠. 코로나 때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성장이 조금 낮춰질 듯 한데 금리 인하를 미리 해버리죠… 성장 둔화보다 금리 인하가 더 빠르고 더 강합니다. 그럼 주가에는 호재일 수 있죠. 그런데 이런 케이스도 있을 겁니다. 성장이 둔화되는 것을 봅니다. 꽤 많이 둔화되는 것이 보입니다. 그럼 그 둔화가 너무 강하게 나올 것을 염려해서 금리를 후행적으로 낮출 수 있죠. 선제적으로 쿠션을 대주는 금리 인하가 있구요… 후행적으로 흔들리고 있는데 충격 덜 받으라고 뒤늦게 쿠션을 대주는 금리 인하도 있습니다.
인플레가 사라진 시기에는 얼마든지 선제적 금리 인하가 가능했죠. 그런데 인플레가 여전히 창궐하고 있는 시기에 선제적 금리 인하를 하면… 시장 모두가 기다리는 그 금리 인하를 하면… 금리 인하 안했는데도… 안한다고 하는데도 시장이 그렇게 오매불망 바라는 금리 인하를 하면 자산 시장이 정말 열광하게 되겠죠. 연준 호구 인증의 순간이 될 테니까요.. 그럼 인플레를 잡으려는 연준의 플랜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은 연준이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해야 할 시기일까요.. 혹은 향후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 경기 침체를 모두 메우고 되려 성장과 자산 시장을 감아올릴 정도의 강한 돈 풀기를 해야 할 시기일까요.
시장의 3가지 낙관론에서 그런 말씀을 드렸던 바 있죠. 시장은 디플레 시기의 연준의 모습을 인플레 시기에도 그대로 기대하고 있다는 말씀을요..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시장은 그런 연준을 믿고… 경기 침체를 너무 우습게 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은행 리스크에 대한 말씀과 자산 가격의 연계성… 이 얘기를 주말 에세이에서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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