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10415) 금리 인상의 시점은 언제일까?
장도
·2021. 4. 16. 21:15
요즘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 미국 금리 인상은 언제쯤으로 보나… 그리고 테이퍼링은 언제쯤일 것 같나… 라는 겁니다. 시기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참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 솔직히 잘모르겠지만… 과거 사례를 통해 보았을 때는 이런 그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요… 그 얘기를 공유해보죠.
과거 금융 위기 이후의 흐름을 간단히 설명드리죠. 금융 위기 직전 글로벌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에 참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 같습니다. 중국의 고성장과 배럴 당 150불에 육박하는 국제 유가, 그리고 빠른 약세를 보이는 달러화… 이로 인해 미국의 물가를 비롯한 전세계 물가는 상승 일변도에 있었죠. 그러다가 글로벌 금융 위기라는 거대한 디플레이션의 파고를 만나게 되죠. 당시 Fed가 양적완화를 한다고 했을 때, 그리고 재정 지출을 늘려서 경기 부양을 한다고 했을 때 공화당을 비롯한 미국의 정치인들은 일제히 강한 반발을 했죠. 이거 답없는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것이라구요… 그런데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네..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을 눈 앞에서 보았기에 그런 인플레이션으로의 복귀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09년 하반기의 뉴스를 검색해보시면요…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죠. 한국은 이머징 국가이기에 미국보다 성장의 주기가 짧습니다. 지금은 미국처럼 10년을 지표금리로 보는 게 맞을 수도 있겠지만… 당시만 해도 3년 국채 금리를 지표금리로 봤던 이유 중 하나도 한국의 경기 순환 주기가 3년 정도로 짧았기 때문이죠. 당시 한국, 호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가 나왔구요. 당시 한국 10년 국채 금리는 4%를 훌쩍 넘어서면서 강한 상승세를 보였죠. 그리고 물가 상승도 바로 눈 앞에 다가온 듯 했었답니다. 그렇지만 그건 하나의 환상이었죠. 2010년 상반기 유럽 재정 위기가 닥쳐오면서 물가 상승은 무뎌지기 시작했고 금리 상승세 역시 한풀 꺾이게 됩니다. 그리고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은 2010년 하반기나 되어서야 단행할 수 있었죠.
한국의 기준 금리는 08년 말 2%로 낮춰진 이후 첫 인상이 2010년 7월에야 가능했습니다. 당시 시장의 예상보다 기준 금리 인상이 늦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구요… 이후에 3.25%까지 기준 금리를 올리기는 했지만… 2012년 7월부터는 다시 금리 인하를 단행하게 됩니다.. 그럼 미국은 어땠을까요? Fed의 금리 인상은 09년 초에 기억나는 것이 2011년 정도에 가능할 것 같다… 이런 얘기가 있었죠.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 미국은 2,3차 양적완화를 단행해야 했죠. 그리고 2013년 5월에 가서야 테이퍼링… 즉 양적완화의 축소를 선언하게 됩니다. 이것도 당시 디테일을 보셔야 하는데요… 양적완화를 줄이겠다는 소식이 들리지마자 시장이 휘청이기 시작했죠. 그리고 Fragile 5라고 이머징 국가 중 미국의 금리 인상에 취약한 국가들이 힘겨워했답니다. 시장에서는 2013년 9월 FOMC에서 테이퍼링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당시 G20재무장관 회의가 있었고… 그 회의 직후 나온 얘기는 테이퍼링 시작 시점을 연기하자는 거였죠. 그리고 실제 테이퍼링의 시작은 2014년 1월이 되었답니다. 네.. 예상보다 테이퍼링이 늦춰진 거죠.
다음으로 미국의 첫번째 기준 금리 인상 시점입니다. 2013년 5월 테이퍼링 발표 시 당시 Fed의장이었던 버냉키는 2년 정도 후에는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 같다라는 얘기를 했죠. 그럼 2015년 5~6월 정도가 첫 인상 시점이 되어야 하겠죠? 2015년 상반기에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얘기가 계속해서 흘러나왔구요… 시장이 잔뜩 긴장하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미국 기준 금리 인상에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이머징 국가들이 힘겨워했고 중국이 무너지기 시작했죠. 미국 경기는 양호한데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이 위기에 처하자 Fed는 기준 금리 인상 시점을 늦추게 되죠. 그래서 첫 금리 인상은 2015년 12월에 단행됩니다. 참고로 2015년 9월 FOMC에서 기준 금리 인상 전망과 동결 전망이 50:50으로 팽팽히 맞섰더랍니다.. 인상이 늦춰졌죠..ㅎㅎ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번째 기준 금리 인상인데요.. 2015년 12월 첫 기준 금리 인상과 함께 2016년에는 4차례 금리 인상을 할 것 같다는 얘기를 했죠. 아시다시피.. 실제 두번째 금리 인상은 2016년 12월에야 가능했더랍니다.
네.. 금융 위기 이후 Fed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졌죠. 참고로 지난 해 9월 평균물가목표제를 통과시키면서 Fed는 보다 신중해질 수 있는 논리적 근거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네… 지난 15년 금리 인상 당시보다도 더 신중하게 움직이게 되겠죠. 그럼 시장이 예상하는 테이퍼링의 시점보다.. 혹은 기준 금리 인상 시점보다… 조금은 더 늦은 금리 인상, 혹은 테이퍼링이 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두셔야 할 듯 합니다. 지금 시장은 눈 앞의 인플레를 보면서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 테이퍼링이 임박했다… 라는 생각을 하기에… 불안해하고 있죠. 과거에는 어땠을까요? 위의 케이스를 보시면 2013년에 테이퍼링의 시작 시점을 늦춘 이유는 테이퍼링을 예상하고 크게 흔들린 fragile 5를 보면서… 이게 불안해서 늦춘 거겠죠. 2015년 첫 금리인상을 늦추는데에는 중국의 부채 위기 가능성이 보였던 겁니다. 2016년 두번째 금리 인상이 늦춰진 가장 큰 이유 역시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불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죠. 금리 인상 얘기, 혹은 테이퍼링 얘기가 나오면 약한 고리가 긴장을 하게 됩니다. 네. 테이퍼링이라는 작용이 나오면… 거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약한 고리가 흔들리고… 그 약한 고리의 흔들림이 미국 경기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한 템포 늦춰서 확인을 하고 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죠. 네, 예상보다 신중한 테이퍼링, 혹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셔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월가에서는 6월이나 9월 FOMC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예고가 나오고… 실제 6개월 정도가 지난 내년 초 정도에 테이퍼링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가 이틀 전에 그 말을 했죠. 백신 보급률이 중요한데 75%를 기록하게 되면 그 때는 현재 연 1200억 달러를 사들이는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고민할 수 있다라구요… 미국 보건당국이라고 할 수 있는 CDC에서는 올해 6월이 되면 70%에 육박하는 백신 접종이, 그리고 8월 정도면 75%수준에 달할 수 있다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불라드 총재의 코멘트만을 놓고 보면… 그 시기에 논의가 시작될 수 있겠죠. 논의는 시작될 수 있겠지만… 실제 액션은… 어쩌면 더 늦춰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2013년 5월에 테이퍼링 계획을 언급하고… 9월에는 연기했으며… 14년 1월에 실제 테이퍼링에 들어갔던 것처럼…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면요…. 불라드 총재는 75%의 백신 보급을 얘기했는데요… 미국은 올해 여름에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미국은 75%의 백신 보급에 성공하고 테이퍼링까지 단행하는데… 백신 보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금리 인상에도 취약한 이머징 국가들은 어떤 상황이 될까요? 이런 것들도… Fed로 하여금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눈 앞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회복을 보면서 조기 금리 인상, 혹은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나옵니다. 이건 달러 강세 요인이 될 수 있죠. 그렇지만… 예상보다 늦은 액션이 나온다면 달러 강세의 되돌림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함께 해봅니다. 오늘 에세이는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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