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30908)금리 인상 멈추면 안잡아먹지...
장도
·2023. 9. 10. 22:26
#요약
1. 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곧 금리인상여부를 결정할 것임. 9월 금리인상은 패스할 것이겠으나, 성장률이 덜빠지거나 CPI가 끈적이면 금리인상가능성 농후.
2. 과거에는 연준이 졌으나, 요새는 연준이 시장에 이기는 중. 채권시장부터 해서 2년물 10년물 모두 스믈스믈 올라오는 것이 그 증거.
마켓 분위기가 심상치 않네요. 달러 인덱스는 재차 105를 넘어섰구요, 10년 국채 금리는 4.3%를 돌파 후에 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4.25%를 상회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년 금리는 5%살짝 밑에 위치해있구요… 금리 자체가 얼마나 높으냐도 중요하지만… 그 금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극기 훈련에 입소했는데 2박 3일이면 어찌 어찌 할 만 하겠지만 이게 한달 짜리다… T.T 아놔.. 그럼 답이 나오지 않죠. 당장은 금리가 올라도 어차피 경기가 안좋기에 내려올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시장에게는 높은 금리가 오랜 기간 유지되는 것에서 오는 실망감이 상당히 클 수 있습니다.
연준 금리 인상 확률을 보실 때.. 당장 9월 인상 확률 이외에도 보셔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을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새벽 현황으로 보면 다시금 한차례 추가 인상할 확률이 51%정도로 올라왔죠. 35%정도로 떨어졌다가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입니다. 이건 단기 금리의 향방에 영향을 주겠죠. 그리고 언제 금리 인하가 시작될지에 대한 부분인데요.. 현재는 내년 5~6월 정도에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을 프라이싱하고 있습니다. 오늘 버전으로는 내년 6월.. 지금보다 금리가 밑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네요. 마지막으로 내년 말 금리가 어느 위치에 있겠는가… 현재는 4.25~4.5%로… 평균 4.4%를 보고 있습니다.
올해 말과 내년 말을 보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요.. 지난 6월 FOMC 점도표가 발표되었을 때 시장의 반응 때문입니다. 지난 6월 FOMC 직전만 해도 시장에서는 올해 말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었죠. 그리고 내년 말까지 꽤 많은 금리 인하를 기대했는데요.. 망할.. 6월 점도표에서는요.. 연내 5.5~5.75%까지 예상하는 위원들이 2/3정도 되었구요.. 내년을 보았을 때 4.5~4.75%...평균으로는 4.6%정도를 찍는 위원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이 점도표 처음 보았을 때 시장 반응은 ‘너무 무리하는 것 같은데…’였는데요… 지금은 얘기가 좀 바뀌었죠. 연내 5.5~5.75%의 가능성이 50%를 넘어선 것이구요.. 내년 말을 보면 현재 4.25~4.5%를 바라보고 있죠. 연준의 예상에 시장이 조금씩 조금씩 달려가는 모양새입니다.
이게 과거와 달라진 것인데요… 지난 2015년 이후의 흐름은 그야말로 연준 굴욕의 시간이었죠. 15년 6월에 금리 인상한다고 했다가 시장이 힘겨워하니 12월로 인상을 늦추었구요.. 16년에는 4번 인상을 주장했다가 깨갱하고 1회 인상에 그쳤죠. 여기에 한 번 연준의 앙탈이 있었던 것이 18년 하반기입니다. 이제 대충 많이 했으니까 그만 하라는 시장 앞에서 18년 12월 추가 인상과 함께 거기서도 추가인상을 예고하자… 산타랠리는 무신… T.T 큰 폭의 주가 하락이 나타났죠. 미국 금리 인상으로 중국의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애플의 중국 판매 얘기가 회자되었죠(지금과 비슷하네요.. 19년 1월 4일인가.. 그랬을 겁니다)… 그러면서 전체 증시가 빠르게 무너졌답니다.. 그리고 여기서 연준은 항복 선언을 하죠.
마치 해님 달님에 나오는 호랑이처럼… 금리 인상 멈추면 안잡아먹지… 양적긴축 멈추면 안잡아먹지… 금리 인하 하면 안잡아먹지… 양적완화 조금만 해주면 안잡아먹지… 이렇게 흘러왔던 거죠. 그 때마다 번번히 연준은 항복을 하면서 시장이 원하는 것을 해주었던 겁니다. 그러니.. 시장은 그 아름다운 기억을 생각하고 있죠. 부루마블 게임에서 파산할 것 같으면 씨앗 은행에서 돈이 쏟아진다는 그 기억을… 그러니.. 파산 걱정할 것 없으면 전 세계 국가들을 갈 때마다 호텔을 지으면 되겠죠.. 설명서에 나오지 않는 씨앗은행 양적완화 룰을 알고 있는 게 최선이었던 겁니다.
그런데요.. 지금은 분위기가 반대입니다. 인플레가 창궐한 이후.. 21년 하반기에 연준은 연내 테이퍼링을 예고했고.. 시장은 믿지 않았었죠. 22년 5월 빅스텝 금리 인상을 예고해도 믿지 않았고… 23년 7월에는 두 차례의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이 이루어지자.. 이제 다 왔다는 확신을 가지면서 잭슨홀 직전까지 강한 랠리를 보였던 바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만 해도 4.5~4.75%면 다 된다거다..라고 했다가 밀리고.. 밀리고.. 밀리고.. 밀리고.. 연준이 더 인상한다고 하면 믿지 않다가… 현실화되면…이제 다왔다고 조금만 견디자고 위로하는 형국으로 이어져왔던 것이죠.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탄탄하면… 이걸 잡아줘야 합니다. 그런데… 이걸 잡는 과정에서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 걱정인 것이죠. 월러 형님이 이틀 전에 나와서 했던 얘기 중에 이런 얘기가 있죠. 금리 인상 한 차례 더 한다고 성장이 크게 둔화될 것 같지는 않다.. 라구요.. 물론 연준이 오판하는 것일 수 있구요(저 역시 오판이라고 봅니다)… 이는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으면… 성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만큼 한 차례 추가 인상 옵션이 가능함을 논하고 있는 겁니다.
9월 FOMC에서는 금리 동결이 유력합니다. 속도 조절 차원에서라도 인상한다면 11월이나 12월이 되겠죠. 그런데요.. 동결과 함께 3,6,9,12월에 발표되는 경제 전망을 주목해야 하겠죠.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 그리고 물가 전망이.. 지난 번처럼 끈적거리게 나오면… 그리고 점도표에 변화가 있다면… 이번에는 시장이 조금은 우려스러운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연준이 말하면 안믿고 오버하신다고 했던 시장이.. 채권 시장을 필두로 해서 조금씩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 듯 하네요. 이번 주말 에세이에서는 “오래된 미래… 국내 금리”에 대한 얘기를 드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금융 > 에쎄이 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펌](231005)Buy the Dip VS Higher for Longer! (0) | 2023.10.09 |
---|---|
[펌](231003)진격의 미국 장기 금리 (0) | 2023.10.09 |
[펌](230906)금리 동결도 악재가 될 수 있다? (0) | 2023.09.08 |
[펌](230813)오래된 미래 - 미국 10년 금리는 미쳐있는 것일까? (0) | 2023.08.13 |
[펌](230811)양호한 CPI, 다소 실망스러운 시장 반응 (0) | 2023.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