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30806)오래된 미래(1부) - 환율에 대한 장기 뷰

장도

·

2023. 8. 6. 12:00

728x90
반응형

 

 

(230806)오래된 미래(1부) - 환율에 대한 장기 뷰

대한민국 모임의 시작,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

 

#요약

1. "오래된 미래" : 이벤트 이후,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수준으로 원복할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예상하는 미래

   => 오래된 미래가 과연 올까?

2. 금융위기 이후 환율 급등 => 이후 금융위기 전 수준(1000원 이하)로 환율은 돌아가지 않음. 구조적 무역흑자 + 미국 초완화 정책으로 달러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

3. 현재 구조적 무역흑자가 지속되지 않고, 미국의 긴축정책도 지속중이라 위기 이후 달러 공급이 전만큼 안되면 환율의 장기레벨은 올라갈 수 있음.

 


날씨가 정말 덥네요. 예년과는 조금 다른 것이 습도가 조금 높은 듯 합니다. 그러니 더욱 후덥지근하게 느껴지구요, 조금만 산책을 다녀와도 땀에 흥건하게 젖어버립니다. 그리고 참 끔찍한 소식들이 뉴스를 통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죠. 그리고 그런 사건들이 이른 바 묻지마의 성격을 띄고 있는데요, 누군가 특정인에 대한 원망보다는 사회 전체에 대한 분노를 담은 범죄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네요. 이게 빈부 격차와 같은 구조적 문제인지까지는 확실치 않지만 건강한 사회 형성에는 상당히 큰 암초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섞인 걱정을 해보게 됩니다. 넋두리는 이 정도 말씀드리고 주말 에세이 시작합니다.

최근 세미나를 다닐 때마다 청중 분들께, 그리고 많은 전문가 분들에게 설문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반기는 모르겠지만 2~3년 후 예금 금리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라는 질문이죠. 지금 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가 3.8%정도 수준인데요… 3년 정도 이후에는 이 금리가 올라갈까.. 내려갈까..를 여쭤본 것이죠. 이 질문에 대해 대부분은 3년 정도 먼 미래에는 금리가 지금보다는 내려갈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곤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3.8%면… 상당히 높은 금리라는 거죠. 지난 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 5%의 예금 금리를 목격한 바 있죠. 그 때의 금리는 넘사가 되는 것이구요… 4%도 상당히 높아보입니다. 1%는 너무 낮고.. 2%는 조금 아쉽죠.. 3%정도면 적정하거나 다소 높아 보이는데… 2.5%정도를 많은 분들이 적정한 금리 아닌가.. 하는 답을 하시곤 하죠.

두번째 질문은 환율입니다. 달러원 환율이 2~3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 라는 질문이죠. 지금 달러 당 1300원 수준인데요… 90%이상은 지금보다 환율이 내려갈 것 같다는 생각을 하시곤 합니다. 다소 높다는 것이죠. 지금은 미국이 미쳐서 금리 인상 달리니까 환율이 이렇게 뛰고 있지만 이후에 금리 인상이 끝나면 환율이 내려오게 될 테니까요… 기억하시겠지만 1~2년 전만 해도 1200원을 넘으면 환율이 꽤 높다.. 라는 얘기를 하곤 했습니다. 1000원은 많이 낮구요.. 1100원은.. 음.. 조금 낮은 것 같구요.. 대부분 1150원 수준을 답하곤 하시죠.. 1150원의 환율이 알맞아보이는데.. 현재 환율이 1300원이면 너무 높은 수준이니… 이런 환율이 내려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시는 겁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요… 2.5%라는 금리는 연준 위원들이 점도표에서 Longer Run이라고 해서 찍어놓은 금리죠. 물론 점도표 금리는 1년이 아니라 1일 금리이기는 하지만 금리가 미래에도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1일이나.. 7일이나.. 1개월이나.. 6개월이나.. 1년이나.. 10년이나.. 금리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전문가분들은 이런 걸 커브가 누워있다고 말하곤 하죠) 그리구요.. 2.5%라는 금리는 금융 위기 이후.. 그리고 코로나 이전… 즉, 2010~20년 사이 정기예금 금리가 자주 머물렀던 수준이죠. 환율도 흥미롭습니다. 2010~20년 환율의 움직임을 보시면 대체로 1080원~1220원 사이를 와리가리했죠. 2014년 여름에 1000원까지 하락한 적은 있지만 대체로 1000원대보다는 1100원대에 오랜 기간 머물렀구요… 위기 국면에서는 달러가 1200원을 넘어섰지만 실제 1300원을 넘은 적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1150원 정도면 편안한 환율이 되는 거겠죠.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하시는 듯 합니다. 금리는 2010~20년대 가장 익숙했던 2.5%로… 환율도 마찬가지로 1150원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 이게 매우 강한 듯 합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코로나 이전인 2010~20년… 그 기간 동안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했던 그림이죠. 네.. 사람들은 이제 금융 시장 역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정상으로의 회귀를 기대하는 듯 합니다. 이른 바 “나 돌아갈래..”와 같은 것일까요?ㅎㅎ 그런데요.. 이런 말씀을 드려보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비슷하게 기대하면… 그리고 그 미래가 많은 사람들의 과거 속에 너무나 익숙했던 미래인… 이른 바 “오래된 미래”라면… 그 일이 그대로 이루어질까요? 다수가 경기 침체를 말했던 올해 연초… 너무 많은 사람들이 경기 침체를 기대하니.. 그런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죠. 혹시.. 그런 생각 안해보셨나요? 모두가 먼 미래에는 금리는 낮아질 것이라고… 먼 미래에는 환율도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무언가 새로운 미래가 펼쳐지지 않을까요?ㅎㅎ

비슷한 관점에서 물가를 보는 시각 역시 매우 비슷한 듯 합니다. 지금 미국은 3%대 초반의 물가를 나타내고 있죠. 클리블랜드 연은의 7월 물가 기대치가 헤드라인은 3.4%, 코어는 4.9%로 6월 대비 반등한다고 보고 있고.. 8월에는 헤드라인 기준 3.9%... 코어는 4.7%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의 물가 반등은 가능해도.. 결국 2~3년 후에는 지금의 이 인플레이션을 끝낼 것이라는 기대를 강하게 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2~3년 정도 후에는 저물가 저금리 상황이 다시금 재현되는 것 아닌가요? 코로나 이전의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시대라는 환경이 다시금 나타난다면… 그 환경에서는 어떤 자산이 강했을까요? 네.. 2010~20년대 사이에 가장 강했던 대표적인 자산을 꼽으라면 당연히 나스닥을 중심으로 한 성장주였을 겁니다. 당장은 그런 환경은 아니지만.. 결국은 그런 환경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그런 환경이 찾아오기 전에… 가장 유리한 자산을 미리 담아두면 되는 것 아닐까요? 왜냐하면… 미래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로 갈 것으로… 그렇게 정해져있으니까요.. 그 시대에 가장 강한 자산을 담으면 되겠죠.

 

그리고 다소 철없이(?) 높아져있는 채권 시장을 보면 이건 장기채권을 투자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네.. 지금의 투자 패턴이 이렇게 형성되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분위기 좋은데 고춧가루 뿌리는 느낌입니다만.. 저처럼 분산 투자를 말하는 사람들은 항상 그렇게 되지 않을 리스크를 말하곤 하죠. 그런 리스크가 있기에.. 몰빵이 아닌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일테니까요.. 다시 한 번 질문드려봅니다… 모두가 비슷하게 생각하면… 모두가 금리는 내리고.. 환율도 내리고.. 물가도 내린다고 생각하면… 진짜 그렇게 될까요?^^;; 네..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자산의 포지션을 짤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율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해드려보겠습니다. 97년 외환 위기 당시 달러원 환율은 20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97년 이전 관리변동환율제 하에서 달러 당 800원 수준을 기록했던 환율이 큰 폭 뛰어올랐던 것이죠. 이후 기적이 일어나는데요.. 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Made in China의 신화가 시작되었고… 한국은 중간재를 겁나게 수출하면서 엄청난 대중 무역 흑자를 기록하게 되죠. 한국으로 엄청난 달러 자금이 밀려들어오는 겁니다. 그럼 당연히 달러 공급이 늘게 되면서 국내 유동성이 크게 늘었겠죠. 달러 공급의 확대는 달러 약세를 만들게 되고… 2007년 10월의 어느 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달러 당 900원을 하회했었죠.

금융 위기는 달러는 계속해서 약해진다는 믿음에 똥침을 놓았죠. 달러 당 1600원… 하지만 이후 변화는 나타났죠. 중국의 강한 부양책이 이어지면서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고… 한국의 수출 성장은 보다 강해졌죠. 2010년대 초반에는 자동차가 땡겼고… 이후 스마트폰, 그리고 반도체 쪽으로 이어지면서 수출 성장이 강해졌고, 대중 수출 역시 양호한 상황을 이어가면서 한국은 100개월 가까운 무역 흑자를 기록… 이른 바 구조적 무역흑자국으로 자리매김했죠. 달러의 유입이 한층 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제로금리에 양적완화를 지속하면서 달러를 퍼붓기 시작했는데요한국으로 달러 유입이 늘고.. 미국 금리가 제로에 가까우면 당연히 달러는 약세를 보였을 겁니다. 그런데요… 이상하게도 달러원 환율은 2014년 7월 달러 당 1000원을 최저점으로 한 번도 07년 당시 종종 볼 수 있었던 세자리 숫자로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2010~11년에는 달러원 환율이 세자릿수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분들이 많았었죠.. 그리고 그 때는 세자리 숫자가 정상으로 보였던 때였나 봅니다..(철없는 생각인가요?^^)

코로나 사태 당시 달러의 공급이 크게 늘었죠. 그럼에도 우리는 지난 해 킹달러라는 곤혹을 치루었던 바 있습니다. 달러 당 1440원의 환율을 만났죠. 이후 올해 들어 달러 당 1210~1340원 사이에서 박스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머지않은 미래에는 예전의 그 아름답던 레벨로 내려가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대중 수출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죠.. 아마 많은 분들이..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으리라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무역 흑자가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수 있는데요… 이는 경상 계정에서의 달러 유입이 줄어들게 됨을 말합니다. 2010년대 달러원 환율의 레벨을 만들 수 있었던 핵심은 대중 수출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무역 흑자였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대중 수출이 기존 레벨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환율이 그 때 레벨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런 비슷한 고민에 대해 한국은행 서영경 금통위원께서 의미있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내용 인용해봅니다. 꼼꼼히 읽어보시죠.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해외 투자 증가 등 구조적 요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중략) 지난해 이후 원화 환율이 약세를 보이면서 변동성도 커진 것은 미국 달러화 강세 등 글로벌 요인과 무역수지 흑자 축소와 해외 투자 증가 등 고유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 위원은 그러면서 경기적 요인뿐만 아니라 대중국 경쟁 심화, 인구 고령화, 기업·가계의 해외투자수요 확대 등 구조적 변화까지 겹친 만큼 원화 환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서울경제, 23. 6. 2)

올해 6월 2일 기사입니다. 첫문단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가기 어렵다는 결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해 달러원 환율이 높았던 이유에 대해 적고 있는데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중심에 있구요.. 무역 흑자 축소가 다른 한축에 있습니다. 무역 흑자 축소는 당연히 대중 수출과 맞닿아있겠죠. 해외투자 증가는 개인의 영역에서는 서학 개미의 등장이… 그리고 기업의 영역에서는 IRA 등으로 인해 미국이나 미국 인근 지역에 공장 설비 등을 세워야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즉, 기업이 벌어들인 달러를 한국에서 쓰지 못하고 가지고 나가서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데 써야한다는 거죠. 무역 흑자를 통한 달러 벌이는 줄어들게 되는데, 해외 투자로 달러가 빠져나가게 되는 겁니다. 그럼 달러의 유입은 줄고… 달러 유출이 늘어나니.. 달러가 일정 수준 부족해지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겠죠. 두번째 문단에서는 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이 새로운 수출 동력을 만들어낸다거나, 미국의 성장이 크게 위축되고 미국이 강한 완화책을 쓴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지금의 상황이 이어진다고 가정한다면… 코로나 이전과는 달라진 환경에서 기존의 환율로 결구 회귀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 있겠죠.

모두에게 익숙한 미래… 그런 오래된 미래가 금융 시장에 앞으로도 나타나게 될까요? 정해진 미래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며 에세이 줄입니다. 장기 전망인 만큼 주중에는 적절치 않구요.. 다음 주말 에세이에서는 “금리”와 “물가”에 대한 사람들의 ‘오래된 미래’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