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230112)연준이 항복한 세상
장도
·2023. 1. 14. 18:35
최근에 투자를 하시는 분들과 인터뷰를 해보면 비슷한 관점을 많이 언급하시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번 CPI는 낮게 나올 것이다.. 그럼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니.. 그 전에 조금이라도 쌀 때 사두어야할 것 같다.. 라는 얘기죠. 이런 것들이 일종의 선반영 같은 것 아닐까요? 네.. 경기 침체와 실적 둔화로 인해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두려움도 크지만… 바닥에서부터 밀어올리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FOMO에 대한 기대감도 못지 않게 큰 듯 합니다.
오늘 새벽 장을 보면서 느꼈던 것이 지난 2021년 하반기의 느낌이죠… 전일 뉴욕 증시가 급등 마감합니다. 그리고 나스닥 선물이 -0.03%정도 하락하고 있죠. 느낌은 많이 올랐고…. 긴축도 시작한다는데… 그럼 어떨까.. 라는 두려움이죠… 그러다가 슬금슬금 밀어올리게 되는데요… 장 시작 즈음에는 0.3~0.4%정도 오르면서 스타트를 끊게 됩니다. 그리고 잠시 머뭇머뭇하다가 매수세가 화악 몰리면서 마지막에는 1%이상의 상승장으로 마감하곤 하죠. 그리고 다음 날 새벽 선물장에서는 -0.02~-0.03%로 또 시작합니다. 무한 반복으로 마켓을 밀어올렸던 기억.. 연준만 항복하면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언제쯤 항복할까요… 그리구요.. 그 반대편에는 항복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는 연준의 고민도 훨씬 더 커질 듯 합니다. 자산 가격과 인플레이션이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연준이기에… 지금의 시장에 또 어떤 경종을 울릴지를 봐야 하겠죠.
오늘은 잠시 일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도쿄 소비자물가지수가 4.0%를 기록했죠. 82년 이후 일본 CPI가 4%대를 보인 것은 처음인 듯 합니다. 이게 단순히 유가와 같은 에너지 가격 뿐 아니라 근원에서도 인플레가 강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만성 디플레이션을 겪던 일본에서도 변화가 나타나는 듯 합니다. 이렇게 되니.. 인플레 제압을 위해 추가적인 엔 약세 제어가 필요하구요.. 이를 위해서는 YCC의 상단을 조금 더 조절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듯 합니다.
지난 해 12월 20일 일본 중앙은행은 0.25%였던 일본 10년 국채 금리 상한을 0.5%로 바꾸었죠. 가장 큰 이유는요… 0.25%의 상한을 유지하기 위해서 너무 희생이 컸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0.25%위로 밀어올리려는 채권 시장 플레이어들을 제압해야 합니다. 그럼 채권 금리를 밀어내려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채권을 계속해서 매수해줘야 하겠죠. 그런데 중앙은행이 너무 많은 일본 국채를 사들이다보니 일본 중앙은행의 일본 국채 보유 비중이 50%를 넘게 되는 겁니다. 게다가 국채 시장 전체에서 가격에 의한 거래가 사라지고 중앙은행이라는 큰 고래만이 힘을 내고 있는 거죠. 잠시 일본중앙은행이 0.25%의 상한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기사를 통해 보시죠.
“일본은행(BOJ)의 작년 국채 매입액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작년 BOJ의 국채 매입 규모는 111조607억 엔(약 1천69조 원)으로, 수익률곡선제어 정책(YCC)을 도입한 2016년(119조2천416억 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일본은행이 정책 수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장기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자 이를 누르기 위한 국채 매입이 늘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12월18일부터 24일까지 일본 중장기채를 4조8천623억 엔(46조8천억 원)가량 매도했다. 이는 데이터 비교가 가능한 2014년 이후 최고치다.”(연합인포맥스, 23. 1. 6)
정말 많이 사들였네요.. 이렇게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해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이 단순히 엔화의 약세 뿐 아닙니다. 채권 시장의 기능 마비 등이 일어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구로다 총재는 절대 바꾸지 않겠다고 호언했던 0.25%의 상한을 0.5%로 올리면서 금융 시장의 기능 회복을 위해 이런 조치가 필요했다고 말했더랍니다.
0.5%로 상한을 높여놓으면 숨 쉴 공간이 생겨나죠.. 0.3%, 혹은 0.4%로 금리가 올라와도 이걸 찍어누르기 위해 국채를 더 사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요.. 이걸 끌어올렸더니 순식간에 0.5%로 국채 금리가 쳐올라온 겁니다. 네… 0.25%로 못막아서 0.5%로 올렸더니.. 바로 또 0.5%를 넘나드는 수준에서 채권 금리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일본 중앙은행이 또 다시 행동에 나서게 됩니다.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수해서 국채 금리를 찍어 누르는 작업을 다시금 했던 거죠. 잠시 기사 인용합니다.
“5일 포렉스라이브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BOJ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4거래일 연속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섰다.
BOJ는 4일 10년물 국채와 국채 선물을 무제한 매입하는 것에 더해 예정에 없던 2년물과 5년물 국채 무제한 매입과 잔존만기 1~25년물 국채 6천억엔 상당의 매입 계획을 밝혔다. 잔존만기 1~3년 구간은 2천억엔, 3~5년 구간은 1천억엔, 5~10년 구간과 10~25년 구간은 각각 1천500억엔 씩 모두 6천억엔 규모를 매입했다. BOJ는 앞서 12월 마지막 3거래일 동안에도 긴급 국채 매입을 진행했다. 월간 총 국채 매입 규모는 17조엔으로 늘었다. 30일에는 통상적인 10년물 국채 무제한 매입에 더해 잔존만기 1~25년 구간 국채 1조엔어치를 추가로 매입했다. 28일에는 6천500억엔, 29일에는 6천500억엔어치 추가로 매입해 3거래일 동안 2조3천억엔어치의 긴급 국채 매입을 단행했다.
BOJ가 이처럼 긴급 국채 매입을 지속하는 것은 지난달 20일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상한선을 0.25%에서 0.5%로 올리면서 수익률 곡선 통제(YCC) 정책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초완화정책을 고수하던 일본이 정책을 일부 수정하자 추가적인 긴축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트레이더들은 수익률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연합인포맥스, 23. 1. 5)
기사의 첫 문단에서는 0.5%로 상한을 조절한 이후 상당한 국채 매입을 했음이 나와있습니다. 두번째 문단에서는 얼마나 많이 사들였는지가 나오죠. 지난 해 사상 최대치로 매입했음에도.. 그래서 0.25%의 한도를 0.5%로 올렸음에도 여전히 상당한 국채를 사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세번째 문단에 그 이유가 나오죠.. 네.. 계속해서 버티던 BOJ가 밀리기 시작하는구나.. 라구요.. 도쿄도 인플레이션이 올라가는 것을 보니.. 추가로 금리 상한을 높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겠죠. 이게 버티기 참 어려운 것이… 0.5%위로 올라가려고 다들 아우성치는데.. 이걸 제압하려면 엄청난 양의 국채를 계속 사줘야 합니다. 그럼 일본 중앙은행이 일본 국채 시장의 거대한 고래가 되는 거죠. 그럼 국채 시장 기능이 마비되는 것 아닐까요… 아까 말씀드렸죠. 구로다 총재가 상한을 변경한 표면적 이유로… 국채 시장의 기능 마비라는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구요.. 똑 같은 상황이 또 재현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시장 참여자들은 0.25%에서 0.5%로 올렸던 시나리오가 그대로 나타나는 만큼 추가적인 YCC 상한 조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겠죠.
그래서인지.. 전일 기사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잠시 보시죠.
“한편 일본 재무성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금리가 막연히 낮게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사이토 미치오 재무성 국장은 금리가 낮게 유지되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이 무기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국채 이표 금리가 지배적인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은 오는 17~18일 양일간 금융정책회의를 열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다.”(연합인포맥스, 23. 1. 11)
글쎄요.. 시기까지는 모르겠지만 0.25%에서 0.5%로 상한을 올리고 난 이후 금리 상승 압력이 잠잠해진 것이 아니라..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큰 파고를 만들어내는 것 아닌가 싶네요. 이렇게 되면 추가적인 금리 상한 조정에 대한 기대는 더욱 더 커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이건 엔화 강세와 연관이 될 수 있죠. 향후 추가적인 설명을 드리도록 하구요.. 금일 에세이는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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