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20814)인플레에 굴하지 않는 묘수
장도
·2022. 8. 14. 17:43
지난 주에 거제도와 제천으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제천은 리솜 포레스트를 갔었는데, 할 것 없이 멍 때리고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요, 생각보다 꽤 좋았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 스모키마운틴에 있는 별장으로 여행을 갔던 적이 있는데요, 그 때 생각이 소록소록 나더군요. 숲 속에서의 힐링, 제대로 하고 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제도 역시 괜챦은 일정이었죠. 지난 해에도 갔었기에 거제도가 상당히 친숙하게 다가와서인지 여기 저기 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만 작년과 달라진 게 하나 있다면 갯벌에서 게를 많이 못잡았다는 거죠. 작년에는 신들린 듯이 게를 많이 잡았는데요, 살짝 밀물 시기에 잡으러 갔더니 물 속에 숨어서인지 한 마리 잡기에도 정말 벅찼네요. 다음부터는 갯벌 게잡이는 코스에서 제외를 시켜야 할 듯 합니다.
갯벌 체험을 강화도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 갯벌 체험을 하러 갈 때 경운기를 태워줘서 그걸 타고 갔는데, 경운기에서 가면서 보니 갯벌에 물 반 게 반이더군요. 애들도 흥분하고 저도 잼있겠다 싶었는데.. 경운기가 멈추고 딱 한 걸음을 땅에 내디딘 순간 더욱 크게 놀랐죠. 와… 그 많던 게들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겁니다. 네.. 땅에 발을 내디디는 순간 모두 자기 집으로 숨어버렸던 거죠.
글로벌 유동성 역시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계속해서 흘러나온 얘기가 풍부한 유동성이었죠. 유동성은요… 돈이 되는 곳이면 어디든 득실득실 몰려듭니다. 그런데요, 아무리 유동성이 풍부해도 손실이 날 것 같으면 정말 빛의 속도로 숨어버리죠. 사실 양적긴축은 현재 시범 단계에 있고, 기준금리 인상 역시 빠르게 진행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기존에 풀어놓은 돈은 상당히 많습니다. 그 돈들이 손실이 만들 수 있는 리스크를 보자마자 게눈 감추듯 숨어버렸던 것이죠. 그런데요.. 더욱 재미있는 것은 그 유동성은요.. 리스크가 수그러들면 언제든지 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그 생각이 납니다. 갯벌에서 슬쩍 뒤를 돌아보니까 게들이 많았는데 뒤를 돌아서니 또 사악 숨어버리던 그 장면을요..ㅎㅎ
그럼 글로벌 유동성이라는 게들을 숨게 만든 리스크는 무엇일까요? 네..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그리고 경기 침체라는 리스크겠죠. 그런데요, 적어도 지난 2개월 여 동안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6월 16일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된 것을 전후해서 주식 시장이 바닥을 확인하고 크게 밀어올리기 시작했고, 채권 시장에서도 금리가 내려가는 흐름이 뚜렷해졌죠. 일단 경기 침체로 인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멈춰서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겁니다. 엥? 아직 연준은 금리 인상을 더 할 것 같은데.. 라는 반론을 하실 수 있는데요… 이들의 인식은 간단합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결!국!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확신이죠. 연준은 그런 호구에 가까운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그럼 리스크 중 하나인 금리 인상은 이제 아웃 오브 안중이 된 것이죠.
8월 첫 주 금요일에 발표된 미국의 고용 지표는 경기 침체라는 리스크를 잠재우는데 즉효약이 됩니다. 미국 경제는 결!코! 침체가 아니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강한 고용 지표가 발표되었죠. 그리고 미국의 소비 지표 역시 생각보다는 양호하게 발표되었고, 기업 실적 역시 가이던스를 미리 낮추어두긴 했지만 낮춘 기대치 대비로는 양호하게 나오는 겁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상당 수준 완화되었죠. 경기 침체가 완화될 때.. 소비가 탄탄할 때 문제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인플레가 장기화되는 것이 문제인데요, 와~ 이번에는 미국 CPI가 8.5%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온 겁니다. 에너지 가격의 하락이 상당한 영향을 주었는데요, 인플레이션도 잡히고 성장도 탄탄하고 금리 인상도 멈출 것이고 되려 금리 인하로 돌아서게 된다면 위험 자산에는 최상의 시나리오 아닐까요?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의 골디락스.. 즉 마일드한 성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금리는 안정되어 있고, 물가도 안정되는..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면서 자산 시장은 힘찬 도약에 나서기 시작했던 겁니다. 리스크가 사라지면 갯벌의 꽃게들이 바로 튀어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네, 숨어있던 유동성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몰려나오면서 자산 시장을 다시 한 번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죠.
Risk Aversion(위험 혐오)라는 행동 심리학 용어가 있습니다. 주식 투자를 해서 5% 수익을 낼 때 기쁨과, 5% 손실을 낼 때의 슬픔.. 이 둘의 크기를 비교해보면 후자가 훨씬 크다라는 겁니다. 수익보다 손실을 훨씬 더 두려워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라는 거죠. 그런데요, 사람의 심리라는 것은 학습 효과를 통해서 바뀌기도 하는 듯 합니다. 금융 위기 이후 10년 이상을 돌아보면 위기 순간에 쫄아있을 때 주식을 사면.. 혹은 리스크로 인해 자산 시장이 하락하다가 반등을 시작했을 때 돈이 몰리는 곳으로 쏠려 가면 항상 거대한 수익을 안겨다주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팔면 안됩니다. 존버의 정신은 항상 승리를 가져다주기에 팔지 않고 버티면 항상 이익이 난다는 거죠. 하락하더라도 걱정은 없습니다. 반드시 반등해서 수익을 가져다 줄 테니까요.. 그럼 모두가 존버를 하는 세상이 펼쳐지게 됩니다. 이들은 왜 존버를 할까요? 왜 리스크가 남아있음에도 과감히 주식을 사려고 할까요? 어쩌면.. 손실 혐오 그 이상으로… 지난 10년의 학습으로 인해 이번 반등에서 오는 맛있는 수익을 놓쳐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 즉 Fear of Missing Out에 대한 혐오 역시 강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BofA 리서치 파트에서 과거와 달라진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행태를 분석한 기사가 있는데, 간단히 읽어보시죠.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미국 증시 바닥을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증시에서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집단은 개인 투자자"라며 "전체 주식 시장에서 약 52%에 달하는 38조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미국 증시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차분한 고릴라(Placid Gorilla)`에 해당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겁을 먹고 시장을 떠나야 하는데, 아직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재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지난 2년 동안 오히려 약 5조 9천억 달러의 개인 투자자 자금이 시장에 추가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2000년 이후 증시가 폭락했던 세 차례의 시기에는 매번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있었다"면서 "증시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믿음이 흔들려야지 진정한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한국경제TV, 22. 8. 12)
네, 손실도 두렵지만… 그 손실을 두려워한 나머지 반등을 할 때 주는 큰 수익의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 훨씬 더 두렵기에 보다 과감한 투자가 가능했던 것 아닐까요? 살짝 두렵지만 그래도 투자에 나서야 한다면 글로벌 안전 자산, 아니 글로벌 완전 자산인 빅테크.. 그 중에서도 애플이 가장 좋지 않을까요? 네, 글로벌 유동성이 다시금 흘러나오게 되면서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주식 시장의 상승세가 다시금 재현되고 있죠. 그 흐름이 마치 지난 해 9월 테이퍼링 발표 이후의 흐름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이머징은 다소 부진한 반면 미국 주식은 계속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림이 비슷하다는 말씀이죠.
자산 가격의 상승은 소비에도 영향을 주게 되지 않을까요? 아니.. 당장은 연초 대비 손실인데 무슨 소비를 하느냐..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지만… 미래에 올라갈 것이라는.. 미래에 상당한 수익을 안겨다줄 것이라는 확신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면 소비를 할 수 있죠. 돈이 없어도 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소득을 땡겨서 소비를 하면 되는 거죠. 미래에 자산 가격이 올라서 돈을 벌 것이니.. 그 돈을 미리 땡겨서 소비를 이어가면 되는데요, 땡기는 방법은 결국 대출을 받는 겁니다. 부채는 마법이죠. 미래의 자기 소득을 현재로 땡겨와서 질러버리는 마법.. 그래서 높아져버린 물가와 크게 올라버린 금리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람들이 빚을 내서 소비를 이어가고 있죠. 기사 하나 인용합니다. 꼼꼼히 읽어보시죠.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미국의 카드 부채는 2분기에 8천900억달러(약 1천161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천억달러) 늘었다. 이는 1999년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율이었다. 카드 부채는 전분기 대비로는 5.5%(460억달러) 늘었다. 뉴욕 연은은 "차입금 증가의 상당 부분은 물가 상승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카드빚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따라잡기 위한 소비자들의 고군분투를 반영한다고 NYT는 지적했다.”(연합뉴스, 22. 8. 3)
자.. 기사의 첫 문단에서 핵심은 카드 부채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3%늘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99년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는 거죠. 일단 지난 해 대비로 13% 늘었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춰보죠.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해 이 맘 때 대비로 8.5% 오른 것으로 발표되었죠. 네, 물가가 지난 해 대비 8.5%나 올랐으니.. 그걸 커버하려면 지난 해 대비 13% 정도는 빚을 늘려야 하지 않을까요? 네.. 물가가 오른 것 이상으로 부채를 크게 늘리고 있죠. 임금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지만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세보다 약하기에 이를 부채를 크게 늘리면서 메우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 말씀드렸던 99년 이후 23년 만에 가장 높은 카드 부채 증가율이라는 말씀에 집중해보죠. 99년은 닷컴 버블이 본격화되던 때입니다.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그 자산 가격 상승에 기대서 대출을 더 내서 투자를 하거나 소비를 늘렸던 시기죠. 그리고 하나 더… 99년이나 최근이나 공통점은요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하고 있다는 겁니다.
금리는 돈의 값입니다. 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은 대출받을 때 더 많은 가격, 즉 이자 비용을 치루어야 함을 의미하죠. 연준은 기준금리를 3월에 0.25%, 5월에 0.5%, 6월에 0.75%, 7월에 0.75% 인상했죠. 상당히 빠른 금리 인상입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대출에 대한 수요가 줄어야 하는데요.. 되려 크게 늘어나고 있죠.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네, 금리가 오르는 것 이상으로.. 금리가 올라서 미래에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증가하는 것 이상으로 수익이 더 많이 발생한다면 가능합니다. 네, 자산 가격이 더 많이 오를 수 있다면.. 혹은 임금이 올라서 소득이 늘어난다면 부채를 내는 것이 그닥 두렵지 않을 수 있죠. 이렇게 빚을 크게 늘리면서 소비에 나서게 됩니다. 그럼 물가가 크게 높아지더라도 소비를 이어갈 수 있죠.
소비가 이어지기에 성장이 탄탄하다.. 라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일 수도 있는데요.. 다른 의미에서는 지금의 올라버린 물가에도 현재의 소비를 이어갈 수 있음을 의미하게 됩니다. 현재의 물가를 테이크하면서 소비를 이어갈 수 있다면 물가의 안정까지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될 수 있죠.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해서 인플레이션은 이제 빠르게 내려갈 텐데 무슨 소리냐..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요..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잠깐 돌아보면요… 지난 2월 24일 러-우 전쟁이 본격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튀어올라가면서 인플레가 보다 심화되어 나타났던 바 있습니다. 러-우 전쟁 이전에 소비자물가지수가 7%수준이었는데.. 러-우 전쟁의 여파로 6월에는 9%가 넘는 물가를 만났던 것이죠. 지금 국제유가가 러-우 전쟁 직전의 레벨로 되돌려진 만큼 에너지 사이드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되는 것이 맞을 겁니다. 그런데요.. 그 이전에 이미 물가를 끌어올렸던 탄탄한 미국의 소비.. 그리고 과도한 유동성 및 재정 지출 살포가 만들어낸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남아있죠. 소비의 둔화가 빠르다면 이 인플레 역시 빠른 속도로 고개를 숙이겠지만.. 현재처럼 빚을 내면서.. 그리고 기존의 저축을 허물면서 버틸 수 있다면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가 생각보다 늦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개인적으로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마이클 버리의 코멘트 역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잠깐 인용하고 가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하며 공매도의 전설로 이름을 날린 마이클 버리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맞아 지출을 줄이기보다 신용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렸다"며 “코로나19 헬리콥터 현금은 사람들에게 소비를 가르쳤고 그것은 중독성이 있다. 겨울이 오고 있다”고 적었는데요.
뉴욕 연은에 따르면 2분기 미국 가계부채 규모가 전분기 대비 2%(3120억 달러) 늘어난 16조1600억 달러에 달합니다. 모기지가 2070억 달러, 자동차 할부대출이 330억 달러, 신용카드 부채만 460억 달러나 증가했는데요. 신용카드의 경우 소비자들이 쉽게 쓰면서 이자가 높아 부담 요인이 됩니다.”(서울경제, 22. 8. 13)
네.. 버리의 코멘트는 다소 극단적인 면이 있기에… 그리고 워낙에 강한 컨트레리언이기에.. 걸러들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인사이트를 주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 역시 이 기사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이와 맞물려서 기존에 워낙 많은 재정 지출을 진행하며 풀어준 보조금이 저축으로 상당히 많이 쌓여있는데… 올라버린 물가에도.. 올라버린 금리에도 이런 저축을 허물면서 소비를 이어가기도 하죠. 이에 대해서는 지역 연은 총재인 에스더 조지의 코멘트를 들어볼 필요가 있죠. 지난 번 에세이에서도 한 번 인용하긴 했는데요, 다시 한 번 갑니다.
“조지 총재는 이어 물가 압력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대규모 저축을 해온 가계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예측 불가능한 요인(wild card)'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저축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안심할 수 있는 완충장치 역할을 했지만 이제 수요가 뜨겁고 공급망 제약이 지속되고 있어 이런 유동성 있는 풍부한 예금이 연준의 수요 둔화 임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연합인포맥스, 22. 5. 24)
네, 앞에서는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계 부채를 늘리면서 소비를 이어간다는 말씀을 드렸죠. 조지 총재는 상당히 많은 저축이 와일드 카드임을 언급합니다. 저축은 미래의 불안한 상황을 대비해서 쌓아놓는 예비적 동기에 기반한 자산이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불안감이 커지게 되면 사람들은 저축을 쟁여두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데요… 그 동안 소비했던 습관이 있기에.. 그리고 생각보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그리고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상존하기에 소비를 이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때 저축을 쟁여두면서 소비를 줄이면 물가를 낮출 수 있겠지만… 전면에 나서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저축을 허물면서 소비에 나서게 되면 당장의 경기 둔화는 늦출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빠르게 해소되지 않는 문제가 생기게 되겠죠. 그래서 저축이 많다라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되려 잡지 못하게 하는 엑스맨이 될지.. 혹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때 빠른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조커가 될지.. 확실치 않기에 에스더 조지 총재는 와일드 카드라는 표현을 쓴 거겠죠.
이미 분량이 상당한 만큼 에바의 느낌이 크게 나긴 합니다만… 이 얘기만 더 해보죠. 에스더 조지 누님은 캔자스 시티 연은 총재십니다. 그게 뭐?? 어쩌라고… 라는 반응이 강하게 느껴집니다만… 캔자스 시티 연은은 1년에 한 번 씩 참 중요한 미팅을 해요.. 그 미팅 이름이 바로 잭슨홀 미팅입니다. 잭슨홀 미팅 2022에서는 이창용 한은 총재께서도 코멘트를 하시는 것으로 알려져있구요.. 주제는 “Reassessing Constraints on the Economy and Policy”죠. 통화 정책에서 나타나는 제약 조건들을 제고해보는 게 핵심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그럼 통화 정책의 제약은 뭐가 있을까.. 보면.. 과도한 기준금리 인상은 장단기 금리의 역전을 만들면서 경기 둔화 압력을 높이곤 하죠. 그래서 지난 6월 FOMC에서 다들 0.75% 기준금리 인상에 찬성할 때 딱 한 명 반대표를 던진 인물이 있습니다. 그 분이 바로 캔자스시티 연은의 에스더 조지 총재죠. 이 분은 지난 해부터… 불라드보다 한발짝 먼저 매파 진영에 속해서 빠른 긴축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던 바 있죠. 다만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강하게, 그리고 너무 빠르게 진행하게 되면 단기 금리가 크게 오르는 반면 장기 금리가 눌리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나기에 단기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강하게 하는 긴축보다는 장기 국채 금리를 함께 끌어올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죠.
장기 국채 금리를 끌어올린다??? 네.. 장기 국채의 큰 손인 중앙은행이 더 이상 장기채를 사지 않고 보유했던 장기채를 줄이기 시작한다면??? 장기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를 수 있죠. 이런 프로세스를 우리는 양적긴축이라고 합니다. 9월부터 950억 달러로 증액이 되면서 본격화되는데요.. 지금은 75bp 인상에 가려서 전혀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이번 잭슨홀에서는 상당 수준 구체적인 아웃라인이 나타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잭슨홀에서 적극적 양적긴축(보유 채권 매각)의 의지를 나타내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 수준까지 양적긴축을 진행하고자 하는 것인지.. 그래고 증액을 할 수도 있는지.. 마지막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멈춘 상황에서도 오토파일럿(자동 진행)으로 계획하는지에 대한 얘기 등의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니터링해 봐야 할 듯 합니다.
다음 주에는 월마트와 타겟의 실적 발표가 기다리고 있네요. 지난 5월 하순에 이들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에 빨간 불이 들어오게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함께 지켜보도록 하죠. 주말 에세이.. 쓰다보니 많이 길어졌습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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