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201228)2021 연간전망 2부 - 작용과 반작용
장도
·2021. 1. 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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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전망 2부를 시작합니다. 1부에서는 그런 말씀을 드렸죠.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시장이 기대하는 성장에 대한 브라이트한 뷰보다 어쩌면 실물 경제의 성장세가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근거로 09년 금융 위기 이후의 회복 과정에서 모두들 인플레이션과 성장을 기대하다가… 빠른 정상화를 기대했다가 10년 상반기에 더블딥의 충격에 빠졌었던 케이스와… 코로나의 충격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서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약간의 유동성 공급 죄이기.. 전문 용어로 테이퍼링에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말씀을 전해드렸습니다. 네.. 백신이 나온 이후 시장이 기대하는 성장이… 다소 실망스러울 것 같다.. 라는 것이 첫번째 에세이의 주제였죠. 두번째 에세이를 적기 전에 잠깐 이 부분을 짚어드리고 갈까 합니다.
연간 전망을 하거나 할 때… 예측 불허의 영역이거나.. 혹은 제가 너무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경우… 그런 팩터들은 배제를 하고 말씀드리고 합니다. 예를 들어 백신의 효능 효과에 대한 얘기죠… 혹시 지금 백신이 효과가 없으면 어케하지??? 백신이 빠르게 유통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부작용이 나오면 어케하지… 혹은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백신이 듣지 않으면 어케하지… 등의 논의는 신문 기사 몇 개.. 혹은 리포트 몇 개 읽고서 제가 분석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케이스는 아닌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도 배제해야겠죠..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겁니다… 1월 5일날… 조지아의 선거가 있는데… 분위기 보니까.. 블루웨이브가 될 것 같다.. 아니면 전통의 공화당 텃밭인 만큼 샤이 트럼프 변수가 여전히 작용할 것 같다… 는 점을 전제로 해서 예측을 하는 거죠… 지난 11월 대선 이후 시장 흐름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선거 결과를 가정해서 예측에 반영한다는 것이요… 매우 위험한 발상인 듯 합니다. 16년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그리고 올해 바이든 당선 이후의 시장 흐름… 이런 것들을 보면… 제가 다룰 수 있는 레벨을 훨씬 넘어서죠..
아마 제 에세이를 오래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에세이에서 백신이 어떻게 될 것 같고… 2차 팬데믹이 어떻게 될 것 같고… 누가 당선될 것 같고… 이런 얘기들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계실 겁니다. 아니아니.. 말씀을 잘못드렸네요… 이런 얘기들을 감히 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고 계신다고… 그렇게 말씀드려야 정확할 듯 합니다. 그래서… 이런 이슈들이 변수가 된다는 것을 몰라서… 전망에서 빼는 것이 아니라.. 변수는 되지만… 제가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고려하지 못하고 간다.. 라고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역쉬.. 변명을 하다보니.. 구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이제 본론으로 갑니다.
백신에 대한 얘기에서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요.. 백신에 대한 낙관론이 강해질 수록… 여기에 대한 정책 반작용이 나온다는 점.. 그리고 그 반작용이 역설적으로 그러한 낙관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거죠… 이렇게만 얘기하면 너무 추상적일 듯 하구요.. 구체적인 케이스를 전해드려보죠. 우선 OPEC+의 얘기로 갑니다.
지난 3월 OPEC+에서는 상당히 큰 균열이 생겨났죠. 국제 유가는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는데 유가가 더욱 더 하락하자… OPEC+의 리더격인 사우디는 원유 감산을 더욱 늘리자는 제안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산유국들은 이런 사우디의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죠. 지속적인 감산으로 간신히 국제 유가가 배럴 당 50불 선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막아왔는데… 이런 OPEC+의 희생에도 불구… 미국의 셰일 오일 업체들의 증산이 이어지고 있었던 겁니다. 이 경우 OPEC+의 마켓 쉐어를 미국 셰일 오일 업체들이 앗아가는 결과를 낳게 되죠. 유가가 하락해서 마진도 줄고.. 이거 막으려고 원유 감산을 했더니 마켓 쉐어도 줄어드는… 이른 바 양박으로 얻어터지는 상황이 펼쳐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가.. 코로나로 인해 원유 수요가 줄어들고... 원유 가격이 더욱 하락 압력을 받을 듯 하니.. 원유 감산을 더욱 늘리자는 제안에… 다른 산유국들은 일제히 반발했구요… 2016년 2월 국제유가가 배럴 당 26불로 바닥을 찍던 그 당시 이루어졌었던 감산 공조 합의가 무너지게 되죠. OPEC+ 감산 공조 붕괴와 함께 사우디는 원유 증산에 나서게 됩니다. 국제 유가는 그야말로 폭포처럼 흘러내리게 되었죠. 국제유가가 마이너스 수준까지 하락하자 미국 셰일 오일 업체들은 자발적으로 원유 감산에 나서게 되구요(채산성이 나오지를 않으니까요) 그리고 다른 산유국들 역시.. 이러다간 공멸을 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다시금 감산 공조를 이어가게 되었죠… 그러던 이들의 감산 공조에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한 것이 지난 12월 초였답니다.
12월 초의 OPEC+회의에서 이런 얘기들이 오갔죠. 일단 현재 수준의 감산을 이어갈 수는 없다.. 라고 말했던 겁니다. 일단 산유국들 중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은 원유 감산을 계속해서 이어가게 되었을 때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되죠. 자신들은 희생하고 있는데 원유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자.. 다시금 슬금슬금 올라오는 미국 셰일 기업들의 원유 증산 역시 마음에 매우 안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한번 제대로 파열음이 일어나게 되죠. 마음에 안드니까 제 때 OPEC+의 회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몇 일 연기가 되었죠.. 결론은 일단은 감산 공조를 이어가되.. 감산 규모를 조금씩 줄이고…(공급을 100씩 하다가… 감산하는 동안에는 60정도 공급했다면… 40만큼 감산했던 거죠… 이걸 분기별로 30감산… 그 다음 분기에는 20감산… 그 다음 분기에는 10 감산… 이렇게 조금씩 감산 규모를 줄인다는 겁니다.) 중간 중간 원유 감산 공조에 대해 OPEC+ 국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한 겁니다. 네.. 상황보면서 여차하면 감산 공조가 흔들려버릴 수 있다는 얘기겠죠.
핵심은 그겁니다. 이제 백신도 나오고 원유 가격도 안정을 찾는 듯 한데… 굳이 이렇게 무리하게 감산 공조를 이어가면서 국제 유가를 떠받칠 필요가 있는가.. 라는 반론이 힘을 얻게 되는 겁니다. 코로나의 터널 안에 있었다면 이런 얘기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텐데요… 백신 낙관론이 나오자.. 실제 백신으로 인한 성장이 확인되기 전에 이런 감산 공조의 파열음이 들려오고 있는 거죠.
미중 무역 전쟁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3~4월 코로나 사태의 한 복판에서는 일단은 국제 공조가 중요했기에… 관세니… 금융 규제니.. 이런 얘기들이 잠시 싹 사라졌었더랍니다. 그리고 통화스왑 등을 통해 전세계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해주는데 주력하고 있었죠. 각국 역시 통화 스왑의 지원 하에서 적극적인 금리 인하 등을 통해 경기 부양 공조에 나서는 그림을 보여주었답니다. 그러나.. 이제 백신 낙관론이 나오자.. 중국을 중심으로는 이미 테이퍼링이 시작되고 있구요… 일부 이머징 국가들 중에서는 인플레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상황이 조금 나아지는 듯 하면… 극한 상황에서 잠시 멈추었던 전쟁을 다시금 시작해야 하는 거겠죠… 미중 간의 패권 전쟁은 현재의 금융 시장 상황 개선이 뚜렷해질 수록.. 그리고 백신 스토리로 인한 낙관론이 커질수록… 점입가경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은 현재 무역 규제보다는 금융 사이드에서의 대중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죠. 회복의 싹이 보이고.. 이 싹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줘야 하는데… 백신의 낙관론이 기존의 분쟁을 강화시키는 아이러니를 만들어내고 있는 거죠.
국가 간 공조의 차원 뿐 아니라 정책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화 정책 사이드는 워낙에 많은 말씀을 드렸기에… 간단하게만 정리해서 말씀드리죠. Fed는 이미 금융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던 지난 5월부터 3~4월의 적극적인 완화 스탠스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더랍니다. 월 1200억 달러 수준의 양적완화를 이어가고 있구요… 5월에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거부했고.. 6월에는 주식 직매입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뿌렸죠… 7월에는 수익률 곡선 통제(YCC)의 가능성을 일축했고 9월에는 애매모호한 평균물가목표제를 던져줬습니다. 11월과 12월에는 2개월 연속으로 양적완화 확대라는 시장의 기대를 져버렸죠… 이런 기대를 져버리면서 제로 금리 장기화와… 월 1200억 달러 수준 양적완화 지속… 이라는 현재 정책을 이어간다는 정도로 시장을 달래고 있습니다.
기존부터 말씀드렸던 것처럼 돈은 풀어주되… 시장의 기대에는 살짝 못미치게 돈을 풀어주고 있다.. 라고 정리하면 될 듯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첨언해드리면요.. 현재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어느 새 0.9%를 넘어있습니다. 지난 9월 까지는 국채 금리를 0.6~0.8%사이에서 가두어두었었죠.. 0.6%밑이면 위로 끌어올리고… 0.8%를 넘으면 찍어 누르는 등.. 사실 상의 YCC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현재 금리가 당시 레벨보다는 한 단계 올라와있죠. 네.. Fed는 10년 국채 금리에서도 국채 매입 스탠스를 사알짝 약화시켜서 국채 금리를 찔끔찔끔 밀어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 최근 Fed 이사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금융 안정… 즉, 자산 버블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내는 코멘트를 자주 듣게 되는데요… 시장 상황이 나아지고…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런 Fed의 스탠스 변화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재정 정책입니다. 지금도 트럼프, 공화당, 민주당… 아주 혼돈의 카오스죠. 이번 9000억 달러 수준의 경기 부양책이 통과되더라도… 이후의 추가 부양책이 나올 때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듯 합니다. 지금은 정말 등떠밀리듯 해서 통과가 되는 분위기이고… 그마저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 봉착해있는 상황이죠. 현재 미국의 정부 부채는 2차 대전 당시 레벨까지 치솟아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게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겠죠. 이런 상황에서 들려온 백신이라는 낭보는 추가 재정 지출을 부담스러워하는 의회나 정부에게는 좋은 핑계 거리가 될 수 있겠죠. 이번 9000억 달러는 그야말로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갈 것 같기에…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낙관적인 상황까지 몰고 왔지만.. 백신의 보급이 빨라질 내년 1분기에 추가 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힘을 얻을 수 있을까… 아마 상당한 반대에 직면하게 될 듯 합니다.
음… 이번에 공화당이 조지아 선거에서 져서..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되면 문제 해결 아님??? 펑펑 쓸 수 있는 거 아님?? 이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아마 민주당이 현재 2조 달러 이상의 재정 지출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옐런 재무장관이 슈퍼 왕 비둘기이기에 돈을 많이 풀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이런 전망들이 힘을 얻는 듯 합니다. 그런데요… 옐런 재무장관이 Fed의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트럼프 행정부와 가장 많이 부딪혔던 것이… 트럼프의 감세 정책을 중심으로 한 재정 지출 확대였답니다. 옐런 의장은 공개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적자가… 그런 재정 적자에 기반한 성장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라는 점을 강조했던 바 있죠.
놀랍게도 지금 시점의 옐런은 정부의 재정지출을 적극 지지한다.
물론 팬데믹 상황이 심각하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백신에 대한 낙관론이 힘을 얻게 된다면… 9000억 달러만큼의 부양책… 그 효과를 확인하면서 진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은.. 추가 부양을 하기 위해 증세를 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겠죠. 경기 부양을 위해 증세한다는 얘기가 조금은 웃기게 들릴 수 있겠지만… 부유세를 확대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충격을 받은 서민층에 경기 부양자금을 쏟아붓는 안 등은 경기 회복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낙관론이 힘을 얻을 경우… 충분히 고려 가능한 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1부에서는 내년에 우리는 엄청난 성장을 볼 것이라는 그런 기대.. 여기에 대해 조심스러운 뷰를 전해드려봤구요… 2부에서는 백신에 대한 낙관론이 가져올 수 있는 반작용에 대한 말씀을 드려봤습니다. 금융 시장이라는 것은 하나의 고정되어 있는 사물이 아닙니다. 약동하는 생명체와 같아서… 백신이라는 호재가 나타나게 되면… 거기에 맞춰서 정책부터 시작해서 각 경제 주체들의 행동이 변하게 되죠. 네.. 이른 바 작용 반작용이 너무나 빠르게 나타나는 곳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백신이 나왔다는 것은 너무나 긍정적인 소식이겠지만… 그 이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정책 출구 전략... 혹은 그런 출구 전략에 대한 논의… 이런 것들이 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재의 실물 경제에… 이런 실물 경제가 회복하기도 전에 타격을 줄 개연성이 있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3부에서는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저축에 대한 논의와 함께.. 재정 정책 관련 얘기를 조금 더 이어가볼까 합니다. 힘찬 한주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요약>
1. 코로나 이전에 세계 경제를 위협하던 요인들 (미국 셰일가스에 대항한 opec의 감산공조, 미중무역분쟁)은 코로나 사태를 맞아 이슈의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코로나 낙관론이 요즘 득세하면서 다시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떠오른다 => 더블딥의 요인이 될지도?
2. 미국은 재정적자가 이미 너무 심하다. 중앙은행의 돈도 너무 많이 풀렸다. 더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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