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201017)달러원 환율 전망 6부 - 중국과 미국의 환율 제어 수단
장도
·2020. 10. 2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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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 얘기를 6부까지 하게 되네요. 지난 에세이 5부에서… 중국이 미국 국채를 사주는 공조… 라는 아름다운 상상을 했었죠. 여기에 대해… 중국이 미쳤냐… 지금 분위기를 봐라.. 라는 반론이 매우 매우 많습니다. 저 역시 단기적으로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아닙니다만… 궁극적으로는 그런 그림이 그려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에 중국은 미국의 국채를 꾸준히 매입해왔죠. 당시에는 미국과 중국의 사이가 좋았는가… 전혀 좋지 않았구요… 수시로 쌈질하는 것은 지금과 비슷했죠.
당시 중국이 미국 국채를 사들인 이유는 여기에 있죠. 대미 수출이 크게 늘면서 달러가 중국으로 유입되어 들어옵니다(지금은 그런 대미 수출 비중이 줄었죠) 그럼 달러 공급이 늘어나기에 달러가 약세 &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게 되겠죠. 위안화의 급격한 강세 압박이 커지자… 중국은 위안화의 절상을 막기 위한 방책을 강구하게 되죠. 답은 간단합니다. 중국으로의 달러 유입, 즉 달러 공급이 넘치는 만큼… 그 달러를 들고 미쿡으로 가는 거죠. 그런 다음에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방법이 그겁니다. 그럼 중국으로 유입되던 달러는 그대로 미국으로 흘러가게 되니.. 중국으로의 달러 공급이 사실 상 사라지는 효과를 낳게 되죠. 네.. 이렇게 해서 달러 약세 & 위안화 강세를 막았던… 아름다운 기억이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을 좋아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구요.. 위안화의 절상을 막겠다는 중요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미 국채를 매수했던 거죠… 결국 실질적인 필요성이 있다면… 움직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자.. 현재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달러화의 급!격!한! 약세이구요… 중국이 걱정하는 것은 위안화의 급!격!한! 강세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마구 사들이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런 훈훈한 그림이 나오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듯 합니다. 그럼 이른 훈훈함 외에.. 실제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이왕 국채 매입 얘기가 나왔으니 미국 국채 얘기 조금만 더 이어갑니다.
지금 미 국채를 많이 사주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일본이 현재는 미국채 1위 보유국입니다. 원래는 중국이었는데 최근 뒤집어졌죠. 일본이 미 국채를 사들여서 좋은 점은 일본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서… 그걸로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것이기에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게 되고 엔화는 약세를 보이는… 달러 대비 엔화 약세라는 선물을 받는 것거겠죠… (위에서 중국이 미 국채를 사들이는 이유를 말씀드렸던 것과 비슷하죠).
자.. 그럼 일본은 엔화 약세라는 실익이 있는 것인데요… 만약 중국이 일본의 국채를 사들이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네.. 위안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게 되니.. 위안화는 약세를 보이게 되고 엔화는 강세를 보이게 될 겁니다. 그럼 한쪽에서는 엔화를 파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엔화를 사들이게 되니 엔화 가치가 빠른 약세를 보이기 보다는 일정 레벨에 갇혀버리는 상황이 이어지게 되겠죠.
중국은 기준 환율 제도라는 것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매일 외환 시장이 개장할 때 글로벌 주요 통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가중평균해서… 위안화 기준 환율을 고시하게 되죠. 이 고시환율이 그 날 그 날 위안화 환율의 기준이 되어줍니다. 외환 시장에서 환율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죠.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유로화가 약세를 보입니다. 그럼 당연히 다음 날 아침에… 이 통화들의 약세만큼을 반영해서 위안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로 고시될 겁니다. 자.. 중국이 일본 국채를 사들입니다. 그럼 직접적으로 엔화 강세를 만들고…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뿐 아니라… 기준 환율 결정에 상당한 포션을 차지하는 엔화를 강세로 보내버림으로서… 위안화 기준 환율 발표 시.. 위안화가 그리 강하지 않게 발표되도록 할 수 있겠죠…
다시 다시.. 엔화가 강세라면… 그럼 위안화 기준 환율 발표시에… 엔화의 강세를 반영해서 위안화가 약세로 발표가 될 겁니다. 지금 다른 나라 통화보다 위안화가 유독 강세거든요.. 다른 나라 통화 뿐 아니라 엔화까지 위안화 대비 약세라면… 위안화는 급!격!한! 강세를 보이게 되겠죠.. 그런데 엔화라도.. 강세를 보이게 되면… 다른 나라 통화는 약세지만.. 그나마 엔화가 강세이기에.. 엔화 강세분을 반영해서 위안화는… 덜(?) 강세를 보이게 될 겁니다. 네.. 위안화의 급!격!한! 강세를 제어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겠죠. 이런 소설 같은 얘기를 쓰는 이유는 이 기사가 이틀 전에 떠서 그렇습니다. T.T
“중, 일본 국채 3개월간 16조원 매입… 3년래 최대”(머니투데이, 20. 10. 15)
“거칠었던 중국, 노련해졌나.. 일 국채 지렛대로 위안화 강세 대응”(중앙일보, 20. 10. 15)
네.. 중국은 일본에 상당량을 수출하는 국가입니다. 위안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 글로벌 전체 통화 대비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그래도 한숨 돌리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요? 자..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죠.
중국이 급격한 위안화 절상을 제어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추가적인 방법… 뭐가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최근에 중국은 선물환 거래 증거금을 없애버렸죠. 파생 금융 시장에서 위안화를 파는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원래 거래 금액의 20%를 증거금으로 넣고 있어야 합니다. 그럼 돈이 없는 투자자들은 위안화를 파는 거래를 하기 어렵겠죠. 그러나 이제는 그런 증거금이 사라졌답니다. 그럼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파생 시장에서 위안화를 매도하는 거래를 할 수 있게 되겠죠. 위안화 매도를 할 수 있게 풀어준다는 얘기는… 중국 당국도 현재의 위안화 강세가 불편하다는 반증이 될 겁니다.
위안화 매도 거래에 20%의 증거금을 부과한 것은요.. 지난 2018~19년 위안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던 시기에 도입되었죠. 증거금 20%를 부과해서 위안화 매도 부담을 키운 것인데.. 이제 상황이 반전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18~19년 당시..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를 제어하기 위해 도입되었던 제도들을 반대로 꺾어버리면… 이는 위안화 강세를 제어하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기사 하나 인용하죠.
“중, 위안화 환율 ‘경기대응요소’ 재도입.. 절상 기대”(연합뉴스, 18. 8. 25)
경기 대응 요소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앞서 위안화는 기준 환율이 있다고 했죠? 각국 통화 가치가 변동한 것을 반영해서… 기준 환율을 결정하는데요… 경기대응요소라는 것은요… 각국 통화 가치가 변동했음에도 불구… 위안화 환율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경우가 발생하면… 중국 당국의 의지를 반영할 수도 있다… 는 얘기입니다. 다시 다시.. 위의 기사가 인용된 18년 8월에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달러 강세 & 위안화의 빠른 약세가 나타났죠. 위안화 약세를 제어하기 위해 경기 대응 요소가 나옵니다. 위안화가 달러를 비롯한 다른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면… 다음 날 아침 기준 환율도 위안화 약세를 반영해야 하겠지만… 너무 빠른 위안화 약세를 제어하는 차원에서 당국이 자신들의 의지를 반영하여… 위안화 환율을 조절하는 겁니다.
위안화의 약세를 조절할 수 있다면 강세 역시 경기 대응 요소로서… 정부의 의지를 반영해서 조절할 수 있겠죠. 경기 대응 요소라는 것을 반대로 적용하면서 외환 시장에서 위안화의 빠른 강세를 막고자 할겁니다.
이외에도 홍콩 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죠. 위안화 표시 채권을 홍콩에서 발행하면… 홍콩에 있는 위안화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이 채권을 사들일 겁니다. 그럼 시중 위안화 물량을 흡수하게 되는 거죠. 시중에 위안화 물량이 사라지게 되면(채권을 사는 과정에서) 약세를 보이던 위안화가 강세로 전환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당시에 발행해서 투자자들에게 팔았었던 위안화 표시 채권이 있을 거쟎아요? 중국 인민은행이 홍콩에서 이 위안화 표시 채권을 매입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위안화 표시 채권을 사들이게 되면… 그 채권을 사면서 위안화를 시중에 뿌려주게 될 겁니다. 위안화의 공급이 늘어나게 되니.. 강세를 보이던 위안화가 주춤해질 수 있죠.
중국은 2005년 이후 약 10여년 간 이어진 위안화 절상 & 해외 핫머니 유입 국면에서 완만한 위안화 절상을 만들어내었던 오랜 경험과 전적이 있답니다. 이번에도 중국 당국에서 급격한 위안화의 절상을 제어하는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국은 생각보다 짧게 말씀드릴 수 있을 듯 합니다. 환율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그 나라의 성장과 금리라고 했죠. 미국의 성장이 주춤한데.. 성장을 끌어올리는 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금리가 낮아지는 것… 빠른 속도로 달러가 풀려나가는 것을 제어하는 게 필요할 겁니다. 그!래!서! Fed는 지난 5월 중순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적극적으로 거절하죠… 6월에는 YCC 역시 가능성을 크게 낮추어주었답니다. 7월에는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에 신중할 것임을… 8월에는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 등의 운용을 통해 마구잡이 유동성 공급은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시켜주었죠. 9월 에는 AIT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네.. 미국 Fed가 마구잡이로.. 영원히.. 무한대로 달러를 공급할 수 있는가.. 라면… 위안화 강세가 저렇게 강하게 나타난다면.. 그리고 달러 약세에 대한 시장 심리가 너무 강하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Fed라고 해도 신중할 수 밖에는 없을 듯 합니다.
내 나라의 성장과 금리를 건드리는 방법도 있지만.. 다른 나라의 성장과 금리를 건드리는 방법도 있겠죠. 미국이 중국의 금리를 잡아내리거나 하기는 어려울 듯 하구요… 그보다는… 성장을 건드리는 방법을 고민하게 될 듯 합니다. 중국의 성장이 위축되면 상대적으로 위안화는 약세를 보이게 될 거쟎아요? 네… 그래서 중국의 앤트 그룹 상장부터 시작해서 금융 시장 개방.. 그리고 기술 산업 영역에서 꾸준한 태클 걸기가 이어지리라.. 그렇게 봅니다. 그리고 시장의 예상보다 강한 블로우가 들어오게 되면… 중국의 성장 기대감이 주춤해지면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게 되겠죠… 아주 심각하게는 아니겠지만… 견제구를 던지는 수준에서라도 중국의 성장세를 누르기 위한 미국의 정책은 이어지게 되리라 봅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의 성장을 억누르려는 시도를 한다면… 중국의 반발도 만만치 않겠죠? 이 반발 과정에서 글로벌 갈등이 부각되고.. 이는 금융 시장에 한차례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금융 시장의 리스크가 발현되면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게 되겠죠… 글로벌 안전 자산하면.. 대표적으로 어떤 자산이 떠오르시나요? 네.. 달러가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죠.
외환 위기 이후.. 2000년대 내내 이어진 달러 약세로 인해.. 사람들이 달러의 소중함을 잊었던 것이 2007년이었죠. 당시 위안화의 시대를 기대하면서 달러 보유 자체가 손실을 보는 그런 투자로 인식되었답니다. 그러나 금융 위기 이후 달러가 없으면… 위기 상황에서 버틸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졌죠. 마치 최근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마스크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처럼요… 금융 위기 이후에도 달러에 대한 무서움을 인식하고 있기에.. 경제 주체들은 일정 수준의 달러 보유에는 상당 수준 동의하는 분위기였답니다. 네.. 궁극의 안전 자산이라는 말은 이래서 나오는 것 아닐까요? 간헐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미중 간의 갈등 역시.. 위안화 대비 달러의 일방적인 약세를 제어하는 그런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원화로 돌아오죠. 원화는 위안화와 연동된다는 말씀을 드렸죠.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이 제한될 수 있다면… 원화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국 당국처럼 최근 원화의 빠른 절상이 부담스러웠는지 이런 기사가 나오네요.
“김용범, ‘원화 강세 빠르게 진행… 면밀히 모니터링”(뉴시스, 20. 10. 15)
미국은 급격한 달러 약세를 제어하고자 합니다. 반대로 중국과 한국은 급격한 위안화와 원화의 강세를 막고 싶습니다. 이 둘이 만나게 되면 속도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구요.. 빠르게 진행되었던 원화나 위안화 환율이 반대로 되돌려지는 그림(원화 / 위안화 약세)이 단기로는 그려질 것으로…그러나 중기적으로는… 이런 간헐적 되돌림에도 불구… 완만한 속도로 하락, 즉 절상이 될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이렇게 길게 갈 거라고 생각안했는데 6부까지 이어졌네요~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라며 주말 에세이 & 환율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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