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00924)시장이 느끼는 불안감
장도
·2020. 10. 7.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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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오후에 에세이를 조금 늦게 올렸는데요… 길고 지루한 글이긴 하지만.. 아무쪼록 필독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시장 상황을 이해하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새벽 뉴욕장을 잠시 보도록 하죠. 일단 나스닥 지수가 3%가까이 하락하면서 고점 대비 약 1500포인트 정도 내려왔습니다. 10% 이상의 낙폭이죠. 얼마전까지만 해도 기술주가 하락하면 중소형주가 오르거나… 혹은 그 동안 쩔어있던 가치주가 올라간다는 기대감에… 이른 바 스타일 로테이션이나 섹터 로테이션이라는 기대감에 중소형주 지수 등이 양호한 성과를 보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장은 다우니.. S&P니.. 나스닥이니 중소형주니.. 가릴 것 없이 큰 폭 하락세를 나타냈네요… 단순히 테슬라 배터리 데이 실망감만으로… 성장주 기대에 대한 실망감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분명 있는 듯 합니다.
원자재 쪽으로 가보면… 안전 자산으로 알려졌던(?) 금 가격이 샤프하게 무너지면서 온스 당 1866불을 기록했죠. 온스 당 2050불을 넘으면서 기세등등하게 달리던 모습이 생생한데 고점 대비 200불 가까이 하락하면서… 금 잘 나간다는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듯 합니다. 국제 유가도 배럴 당 40불 선을 무너뜨렸구요… 금과 함께 대박 아이템으로 불리던 은 가격은 보다 크게 하락하면서 하루 새 6%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주식 분위기도 안좋은데… 원자재 시장도 전체적으로 안좋네요… T.T
외환 시장으로 가봅니다. 달러 약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죠… 유로화가 제대로 눌려버렸구요… 안전 자산으로 불리우는 엔화는 강세 기조를 나타내려고 합니다.. 다만 달러가 워낙에 강하니까.. 안전 자산 엔화도.. 눈치껏 강세를 보이는(?) 그런 모습입니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이어가던 위안화도 깨갱하면서 달러 당 6.8위안 위로 후퇴한 상황이구요… 위안화 방향성을 볼 때 큰 도움을 주는 역내외 위안화 환율에서.. 역외 위안화가 6.82위안까지 치솟으면서.. (역내는 6.81입니다) 역외에서… 위안화 절하 압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역외 위안화 환율이 높다는 얘기는… 중국 당국이 콘트롤하지 못하는… 그리고 외국인들의 매매가 보다 큰 영향을 주는 홍콩..에서 위안화 절하가 나타난다는 것이죠… 이는 대외 요인으로 인한 위안화 절하가 나타난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급격한 위안화 절상을 콘트롤하기 위해 개입하면… 역내… 즉 중국 내 위안화 환율이 역외 위안화 환율보다 먼저 치솟곤 하죠… 아.. 이해안된다.. 라는 느낌이 드실 수 있는데요.. 지금은 이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나중에 천천히 말씀드리도록 하구요….
이머징 통화들을 보시면… 처참한 수준입니다. 터키 리라화는 달러 당 7.7리라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3월의 고점을 가볍게 넘어섰구요… 당시 장중 고점이 7리라를 잠시 넘는 수준이었는데.. 이제 이 레벨 위에서 고공 플레이를 하고 있네요… 이 정도 리라화 절하가 나타나면… 자본 유출 우려가 심각해질 수 있죠… 리라화 가치가 추가로 폭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될 것인데…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의 자본 유출이 이어지면… 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터키 중앙은행이 쓸 수 있는 카드가 거의 없다는 점… 금리를 크게 들어올려서 대응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겠죠…
리라화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브라질 헤알화 환율도 단 한 번에 튀어오르면서 달러 당 5.6헤알까지 치솟았구요… 러시아 루블화, 남아공 란드화, 멕시코 페소 등도 일제히 급등하면서… 이머징 통화 초약세… 달러 초강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말 및 전일 에세이에서 언급해드렸던 것처럼 달러화 공급이 제한이 될 때… (Fed의 노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 달러 품귀 현상을 겪을 수 있죠… 참고로 달러가 유로나.. 위안, 엔 대비 약세를 보일 때에도… 이들 이머징 국가 통화들은 달러 대비 강세를 쉽사리 나타내지 못했답니다. 달러가 다른 통화 대비 전반적 약세를 보일 때에도.. 이머징 통화는 강세를 시전하지 못했다는 거죠.. 그런데.. 이제 달러가.., 유로, 위안, 엔 등을 짓밟고 올라가는데.. 달러가…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니… 이머징 통화 대비로는 초강세가 나타나겠죠… T.T
달러가 강세 기조를 보이고… 이머징 통화가 약세를 나타낸다면… 이머징 국가들은 추가적인 경기 부양을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금리를 낮추면… 더 많은 자금이 이머징에서 빠져나가게 되겠죠… 통화 정책으로 금리를 낮추기 어려우면… 재정 정책을 써야하는데… 가뜩이나 재정이 모자라죠… 그 상황에서 재정을 털어서 정부 지출을 늘리면… 신용 등급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자본 유출이 일어나게 됩니다. 금리 낮춰도.. 정부 지출을 털어도… 자본 유출로 가니… 답이 나오지 않는 그림입니다. 자.. 여기까지… 주식은 무너졌고… 금 가격도 하락했습니다… 이머징 통화를 중심으로 달러 강세가 상당히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죠…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럼 안전 자산으로 돈이 흘렀겠죠… 채권을 봅니다.
네.. 채권을 보면… 미국 채권 금리는 10년과 2년 모두… 소폭 상승했죠… 채권 금리가 올랐다는 얘기는.. 채권 가격이 하락했다는 얘기입니다… 뭐??? 잘못 본 거 아님??? 이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미국 국채 가격이 소폭 하락했답니다. 보통 저 정도 임팩트면… 안전 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채권 시장으로 돈이 몰리곤 하죠… 그러면서 채권 금리를 밑으로 시원하게 밀어내리는데…(채권 가격 급등) 적어도 오늘 새벽은 이런 모습이 아닙니다…
음… 대표 ETF를 통해 투자 등급 및 투기 등급 채권 가격을 보면요… 투자등급 ETF가격(iShares iBoxx Investment Grade)이 0.72%하락했구요… 하이일드 채권 가격(iShares iBoxx High Yield)이 1.01%하락했네요… 정리하면... 주식, 채권, 금이 모두 하락했고… 강세를 보인 건… 달러입니다. 네.. 현금만 강하죠… 현금은 쓰레기라고 했던 지난 수개월의 상황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 겁니다. 현금의 반격이라고 할만한 그림이네요… 그럼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 실망감 때문인가… 물론 주식 시장에는 그 요인이 있었겠죠… 저는 Fed의 달러 공급 기대… 그게 상당히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주가 상승을 설명할 때 항상 나왔던 얘기는 Fed가 공급하는 풍부한 유동성이었죠… 이 단어는 항상 따라다녔습니다. Fed가 사줄 거니까 걱정하지 말자.. 라는 말을 너무나 많이 들었죠.. 그리고 지난 3~4월에는 그런 능력을 한 번 제대로 보여줬었답니다. 그런데.. Fed는 지금 이런 얘기를 하죠… 자신들은 할 만큼 했다고.. 그리고 지금도 할만큼 하고 있다라구요… 어제 하루 동안 Fed의 의장인 파월과… 부의장인 클라리다, 그리고 퀄스의 코멘트를 인용합니다.
“파월 ‘재정정책 힘 어느 것보다 커… 미 경제 추가 부양 필요’”(연합인포맥스)
“퀄스 연준 부의장 ‘회복 유지하기 위해 미 정부 부양 필요’”(연합인포맥스)
“클라리다, ‘경제 여전히 깊은 구렁… 추가 재정 지원 필요’”(연합인포맥스)
인용된 뉴스는 전부 연합인포맥스 9월 24일자입니다.. T.T 정말 절실해보이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형님이 보스턴 연은의 로젠그렌 총재입니다. 우리 형님이 지난 3월 달 금융 시장이 거의 붕괴 단계에 있을 때 힘을 주는 좋은 말씀을 해주셨었죠… 그 때 형님한테 삼겹살 사드린다고 약속했는데… 못 지킨게… 마음에 크게 걸리네요…(형님 빡치셨으면 안되는데..) 요 에세이 보시면… 나옵니다.. T.T
https://cafe.naver.com/ohrang/1122
당시에는 이제 수주 내에… 금융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주셨던 형님이.. 이제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인용합니다.
“로젠그렌 총재는 "미국 경제는 올해 초 최악의 위기에서는 회복됐지만 여전히 팬데믹은 상당한 위험이 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한 영향이 다른 부문에까지 미치는 것에 대해서 우려가 된다"고 설명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고용 시장에서 계속해서 분열이 나오고 있고 어려움을 겪는 비즈니스와 가계로 인해 은행도 압력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및 낙관적인 전망과 관련한 가장 큰 도전과제는 미국이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보건 문제와 관련해 진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역풍을 고려할 때 백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부양 통화 및 재정 정책을 갖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현재 상황에서는 비즈니스 및 기업들에 가장 직접적으로 자금을 할당할 수 있는 재정 정책이 더 효율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면 "그러나 추가적인 재정 정책은 곧 나올것 같지 않다"고 우려했다.”(연합인포맥스, 20. 9. 24)
농담처럼 말씀드린 거지만… 상당한 인사이트가 담겨있는 코멘트입니다… 보건 문제 관련 진전이 없다는 얘기는… 그 동안 돈을 퍼부었지만… 생각보다 오래 끌고 가고 있다는 얘기겠죠… 초조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제… Fed가 돈을 빌!려!주!는! 것보다… 정부가 직접 주는 것…(여기서는 할당이라는 말을 쓰죠)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네… 마찬가지로 Fed는 이제 한발 물러서 있습니다.
마구잡이로 돈을 풀면… 그 돈이… 자산 시장 버블을 만들어냅니다… 그럼 정밀 타격을 해야 하는데… 돈이 필요한 곳에 정밀 타격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금을 빌려주는게 아니라.. 직접 할당해주는 권한이 필요하죠. Fed는 그런 권한이 없습니다. 선출직 공무원들에게 그 권한이 있는 것이죠… 재정 정책을 쓰면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하쟎아… 라는 반론이 나올 수 있죠… 네.. 그럼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기에.. 국채 금리가 크게 튀어오를 겁니다. Fed는 이 때 국채 매입을 늘리겠죠… 양적완화를 이 때 확대할 겁니다. 재정이 돈을 뿌려줄 때… 나오는 부작용을 메우기 위해 국채를 사들이는 거죠. 실제 자금이 필요한 곳에 정밀 타격을 정부가 하도록 하고… 그 뒤에서 엄호 사격을 하겠다고 말합니다…
Fed가 전면에 나서서 마구잡이로 하늘에 총질해봐야… 총알만 버린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거겠죠… 정밀 타격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라고… Fed는 정부에 간절히 바라고 있고… 이 속내를 시장에도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다리 한쪽이 썩어들어가고 있는데.. 여기에 약을 써야지… 계속 보양식만 잔뜩 먹어서 배만 나와서 되는 문제는 아니겠죠… Fed는 보양식을 계속 주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갖고 있는 보양식 재고가 거덜나는 것도 문제지만… 효과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그리고 뱃살만 찌는 부작용이 크다는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이제.. 제대로 다리를 치료해야죠… 다리 치료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체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그 때 보양식으로 다스리시겠다고 하는 겁니다…
오늘도 짧게 쓴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이 정도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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