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31119)스톱 앤 고 T.T X (YES24 투표) 오건영 - 위기의 역사
장도
·2023. 11. 20. 10:45
https://www.yes24.com/campaign/00_Corp/2023/boy.aspx
~11월 27일 투표 마감!!
<오건영: 위기의 역사> 많은 투표 부탁!!
.
.
.
11월도 벌써 중반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날씨는 제법 쌀쌀해졌죠. 이제 2023년도 거의 끝나갑니다. 연말 마무리에 만전을 기하시기를, 그렇게 해서 뜻깊은 연말을 맞이하시기를 기원하면서 에세이를 시작합니다.
금융 시장 분위기가 정말 크게 바뀌었죠. 일단 지난 11월 초 있었던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발행 스케쥴 조정부터 시작되었는데요, 그 이후 FOMC에서 흘러나온 시장 금리의 상승이 연준의 추가 인상을 불필요하게 할 수 있다는 코멘트가 있었죠. 그리고 지난 9월과는 다르게 큰 폭으로 둔화된 10월 고용 지표, 그리고 마지막 시장의 예상보다 무려 0.1%나 낮게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힘입어 다시 한 번 부스트 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크게 둔화되자.. 대표적 인플레 헤지 자산 중 하나인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죠. 유가의 하락과 함께 시장 금리가 주저앉으면서 금융 시장은 뜨겁게 반응합니다. 우선 나스닥 100지수는 이미 연고점 수준까지 되돌려진 상황이구요, S&P500지수도 주요 저항선이라고 했던 4500선에 바짝 다가서 있습니다. 주식 시장의 복원력은 정말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시장 참가자들은 사실 상 연준의 금리 인상은 끝났다고 보고 있죠.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서 추가 인상의 가능성은 0%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준금리 인상의 종료보다는 그 너머를 봐야 하겠죠. 네.. 기준금리 인상 종료는 기준금리 동결이 아니라.. 머지 않아 찾아올 대형 호재인 기준금리 인하를 자극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죠. 연준이 올릴 때는 천천히 올리지만 내릴 때는 화끈하게 내려준다는 것을요… 실제 해외 IB들 중 일부는 300bp인하까지 보는 곳이 있죠. 내년 3월부터 인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뉴욕 증시를 비롯한 전세계 금융 시장이 역사적인 불마켓을 보이는데, 기준금리를 300bp인하하는 정말 드라마틱한 그림이 그려질 수도 있겠죠. 아마 해당 IB는 인플레를 집어삼킬 정도의 상당한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하면서 이런 뷰를 낸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연준도 상당히 난처해지죠. 이미 FOMC 직후의 강한 금융 시장 반응을 보면서 연준 내 중도파인 바킨 총재는 시장 금리를 보면서 연준의 기준금리를 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말을 합니다. 시장 금리의 변동성이 큰데… 시장 금리 올랐다고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게 되면, 시장 금리가 갑자기 화악 내리면 기준금리 인상한다고 말을 바꿔야 하는 건가요? 그리고 그런 시장 금리가 연준의 기준금리 움직임을 상당 수준 반영하고 있다면 정말 적절치 않은 기준점이 되는 겁니다.
상당히 일리있는 얘기인데요.. 실제 그 일이 일어난 것이죠. 10년 국채금리는 5.0%를 넘다가 갑작스레 주저앉으면서 4.4%까지 밀렸습니다. 그리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숨어있던 유동성이 뿜어져나오면서 자산 시장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죠. 이렇게 되면 금융 환경이 긴축적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더 할 필요가 없다던 지난 11월 3일 FOMC에서의 명분은 사실 상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그럼 이 난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누군가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네.. 연준 내 인사들이 나서게 되는데요.. 포인트는 이거죠. 연준 비둘기파들이 나섭니다. 매파가 매질을 하면… 원래 매들을 신경쓸 필요가 없으니.. 시장이 무시하겠죠. 그런데 비둘기들이라면 약간 신경쓰이지 않을까요? 참고로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던 지난 10월 초 다들 긴장하고 있을 때 시장을 달래려 등장한 사람은 연준 매파 중 하나인 로리 로건이었죠. 이번에는 반대로 대표 비둘기 중 한 분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총재가 나서서 얘기를 합니다.
“그러나 데일리 총재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2%의 물가상승률로 향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하락) 과정에 있는지와 관련해 충분한 양의 정보 없이 '멈추고 곧바로 시작하는'(stop-start) 것을 해야 할 가능성을 경계한다"고 했다. Fed가 금리 인상 종료를 선언한 후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하락하지 않아 금세 다시 금리 인상을 해야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우리가 '멈추고 곧 시작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그것은 사람들의 계획에 지장을 줄 것이며 궁극적으로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최근 다시 하락한 미국 국채 금리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전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4.4%대까지 하락하며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해당 금리가 연5%를 돌파하자 Fed 인사들은 "긴축의 효과를 대체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한국경제, 23. 11. 16)
일단 첫문단의 핵심은 Stop & Start입니다. 가다 서다.. 하는 거죠. 긴축한다고 잔뜩 경고해놓고 갑자기 화악 멈춰서고… 이제 끝났나 싶으면 또 긴축을 하고… 이런게 반복되면… 연준의 긴축 의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리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stop & start는 stop & go라고 해서.. 연준이 70년대 범했던 가장 대표적인 삽질이었죠. 비둘기인 데일리 총재가 이를 직접 언급하면서 경계감을 나타낸 겁니다. 그리고 그런 경계감은 두번째 문단에 보다 구체화되어 있습니다. 최근 국채 금리 하락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하죠. 긴축을 대체한다던 국채 금리가 크게 주저앉았으니.. 이제 긴축을 대체하기 힘든 건가요.. 네. 제가 에세이에서 지속적으로 말씀드렸던 부분을 실제 연준의 비둘기가 터치한 겁니다.
사실 이 분은 비둘기라고 하기에 조금 애매하긴 한데요… 살짝 비둘기라고 할 수 있는..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코멘트도 한 번 들어보시죠.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7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추가 금리인상 카드가 아직 살아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추가 긴축을 (연준 논의) 테이블에서 내려놨다고 보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뜨거운 소비마저 주춤하면서 시장에는 긴축사이클이 끝났다고 팽배한 상황에서 자칫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좋은 소식을 즐기려고 하는 (시장의) 심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또 실제로 일부 수치에서 일부 좋은 소식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나는 우리가 얻고 있는 정보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이데일리, 23. 11. 18)
일단 첫 문단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총재의 코멘트를 담고 있습니다. 어설한 stop & go가 재차 인플레이션을 강화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싶어하는 것이죠. 그리고 두번째 문단이 중요한데요… 좋은 소식을 즐기고 싶어하는 시장의 심리를 이해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들을 실시간으로 평가한다고 나오죠. 네.. 연준이 지금 시장의 반응 역시 함께 모니터링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죠. 연준 내 또 다른 비둘기 중 한 명인 오스탄 굴스비 총재의 코멘트는 약간 조건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보시죠.
“별도로 공개 발언에 나선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굴스비 총재는 이날 발표된 지표와 관련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계속해서 진전이 보이고 있다"고 했다.
연준 내에서 비교적 비둘기파적 인사로 평가되는 굴스비 총재는 "상품 인플레이션은 이미 하락하고 있고, 비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조정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향후 몇 분기 동안 추가 진전의 핵심은 주택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일어날지에 있다"고 말했다.”(뉴스핌, 23. 11. 15)
갈 길이 멀다는 교과서에서나 나올만한… 시장이 제일 많이 무시하는 코멘트를 첫 문단에 던지고 있죠. 그보다는 두번째 문단인데요… 이제 주택 인플레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올해 초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얘기를 많이 했죠. 어느 정도 상품 가격이나 서비스 가격이 안정되었는데.. 이제 임대료만 내려와주면 된다라구요.. 그런데 소비자물가에 나오는 임대표가 후행 반영인지라.. 이게 천천히 반영될 것이니.. 2%로 물가가 안정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논리였습니다. 그런데요… 이건 이런 얘기와 비슷합니다. 수능을 보는데, 다른 영역은 어느 정도 올라온 겁니다. 그러니 이번 수능에서 약한 수학 점수만 올라오면 된다.. 라고 보는 것이죠. 문제는요… 다른 영역 점수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구요.. 수학 점수도… 좋아지는 것 같아보이지만.. 언제든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죠. 주택 시장 관련 최근의 기사를 하나 읽어봅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3주 연속 하락하면서 주택 구매 신청 건수가 5주 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16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가 보도했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은 16일 마감 기준 한 주간 30년 고정금리 모기지가 평균 7.44%로 직전 주의 7.5%에서 소폭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주택 구매 및 재융자 신청은 2.8% 늘며 5주 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프레디 맥 수석 이코노미스트 샘 카터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경제 강세가 계속되고 있어 모기지 금리하락세가 잠재적 주택구매자들을 시장에 더끌어들일 것"으로 관측했다.”(연합인포맥스, 23. 11. 17)
모기지 금리가 무려 7.5%에서 7.44%로 하락하자.. 주택 구매 신청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나옵니다. 네.. 3주 연속 하락했고… 3주 전에는 7.9%에 육박하는 금리였죠. 거기서 0.5%정도 내려온 겁니다. 비대칭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0.5%금리가 오를 때에는 무덤덤한데.. 0.5%금리가 내릴 때에는 제대로 시장이 환호하고 있죠. 가장 큰 이유는요…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겁니다. 지금은 7.4%지만..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고.. 끝도 없이 금리가 내려가면 주택 시장이 다시금 불이 붙을 테니… 언능 사두자.. 라는 투자자들의 본능을 자극했겠죠. 하나 질문을 드려봅니다. 여기서 만약 금리가 시장의 예상대로 1~2%정도 더 내려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주택 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며, 주거비 부분은 어떻게 반응을 하게 될까요?
실제 지난 1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은 물가를 세가지로 나누었죠. 상품 부문의 인플레는 거의 둔화되면서 디스인플레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구요, 주택 부문 인플레는 여전하지만 머지 않아 좋아질 것 같다고 했죠. 마지막 서비스 부문 인플레가 아직 잘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던 것이 지난 1월이었습니다. 그 때도 주택 부문 인플레 둔화에 대한 기대를 어느 정도 갖고 있었기에 기준금리 인상을 25bp로 바꾸었던 것이죠. 만약 주택 시장이 다시금 뜨거워질 수 있다면 연준은 다시금 다른 스탠스를 취할 수 있습니다.
연준이 이렇게 오락가락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과거와 달라진 시장의 반응 때문입니다. 너무 오랜 기간 완화정책을 취하면서.. 그리고 코로나 때 너무 많은 돈을 뿌려주면서… 그리고 트럼프,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재정을 경쟁적으로 털어서 시중에 자금 지원을 해주면서 자산 시장 투자의 붐을 만들었기 때문이죠. 약간의 물러남이 보이면… 아니.. 돈 풀기의 기조라도 보이면 엄청난 속도로 자금이 풀려나옵니다. 자산 시장의 상승 압력이 상당한 것이죠. 자산 가격의 상승이 인플레이션과 연계되어 있다면… 그리고 금리 인상 종료의 시그널만 줘도 머지 않은 미래의 금리 인하를 끌어와서 환호하는 시장을 보면서…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침체없는 인플레이션 제압이라는 좁은 길, 연준이 성공할지 궁금해지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