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30511)4월 CPI 관전평!
장도
·2023. 5. 11. 11:34
https://cafe.naver.com/ohrang/3507
전일 CPI발표가 있었죠. 참 아리까리한 숫자인데요.. 일단 헤드라인 물가가 4%대로 진입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그리고 연준이 집중모니터링한다는 슈퍼코어 물가 지표의 상승세가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 역시 다행스러운 점입니다. 전월 대비로는 크게 빠지지 않고 있는 헤드라인 물가와 전년 대비로도 상당히 끈적해보이는 핵심소비자물가를 감안하더라도 이 정도 수치는 양호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죠. CPI상승률이 전년 대비 4.9%이고.. 그 내면을 강하게 추동하고 있는 슈퍼 코어가 안정된다면 현재의 5~5.25%인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필요성을 크게 낮추게 되겠죠. 네.. 6월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강해지는 데에는 상당한 도움을 주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게 2% 물가 목표 달성에는 어떤 의미가 있느냐를 본다면 조금 다른 시각을 갖게 만들죠.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 해 6%를 소폭 상회한 이후 5.5%수준으로 내려왔죠. 이후 여기서 큰 변화를 나타내지 않고 있습니다. 상당히 끈적끈적한 모습인데요… 이 숫자가 2%대로 내려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미 뉴스를 많이 보셔서 아시겠지만.. 주거비가 빠르게 하락할텐데.. 그렇게 되면 여기서도 물가 안정이 더 빨라지지 않겠는가.. 라는 반문이 나올 겁니다. 저 역시 동의하는데요.. 이 대목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세가지 정도 에피소드를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우선 첫번째 에피소드입니다. 토플 시험의 케이스죠. 토플 시험을 보시는 분들이 가장 고전하는 것이.. 이게 영역이 4가지가 있죠.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보통 한국사람들은 읽기는 조금 되지만.. 나머지가 거의 망하는 수준이죠. 특히 말하기와 쓰기로 들어가면 진짜 답이 안나오는 경우가 많죠. 토플 성적을 보니… 읽기와 듣기는 괜챦은데 쓰기와 말하기가 망한 케이스가 있는 거죠. 그래서 쓰기와 말하기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겁니다. 그럼 점수가 오를까요.. 참 신기한 건… 이 두가지가 오르면 기존의 읽기과 듣기가.. T.T 이런 경험 있지 않나요? 네.. 이번에 보면 중고차 가격이 다시금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죠. 끈적하다는 것은 잘 안떨어진다는 의미도 있지만… 언제든 다시 튀어오를 수 있다는 의미도 됩니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네비게이션 효과죠. 먼 거리를 가려고 합니다. 마음 속으로는 3~4시간은 걸릴거야.. 라는 생각에 네비를 찍어보니 5시간이 나옵니다. 보통 어떤 느낌을 받나요? 와.. 생각보다 많이 걸리겠는데.. 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네비가 다소 오버하고 있다는 생각도 함께 하곤하죠. 특히 초반에 잘 안막히는 구간에서 빠르게 운전을 할 때 그런 확신을 더욱 많이 갖게 됩니다. 운전하는 거 참 재미없죠.. 빨리 내리고 싶습니다. 빨리 내리고 싶은 만큼 그 방향으로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향이 생겨날 수 있죠. 지금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연준 네비는 PCE가 목표치인 2%로 내려오려면 내년 말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죠. 지금 내려오는 거 보면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지만.. 실제 PCE는 매우 끈적하죠. 다만 긍정의 편향이 생겨나면 연준이 보고 있는 전망이 매우 보수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번째 에피소드는 고질병에 대한 얘기입니다.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간 홍길동에게 의사는 경고하죠. 이거 잘못 놓아두면 고질병이 될 것이라구요.. 그래서 앞으로 3개월간은 매주 3회씩 병원에 와서 진료를 받으라고 하는 겁니다. 초반에 아파 죽을 것 같을 때에는 병원을 가겠죠. 그런데.. 2~3주 정도 지나서 조금 나아지는 듯 하면 어떻게 바뀔까요? 네.. 귀챦은 것도 있고.. 실제 시간도 없고.. 괜챦아진 것 같기도 하고.. 의사가 너무 보수적으로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병원 가는 것을 알아서 조절하게 되죠. 병은 키운다는 말이 있죠. 대부분의 고질병은 설마 설마 하면서 병원을 찾지 않거나… 병원에 꾸준히 더 가야하는데… 조금 나아졌다고 그런 경고를 무시했을 때 심해지곤 하죠.
중앙은행들이 경고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의 고착화입니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장기로 이어지게 되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강해지고 되고.. 인플레 심리가 강해지면.. 그렇게 해서 인플레이션이 하나의 고질병으로 자리하면 이를 치료하기는 정말 어렵죠. 치료도 어렵지만… 2% 목표로 낮추는 것도 어렵지만 더욱 두려운 것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70년대가 이런 그림을 보여주었죠.
어쩌면 인플레이션이 소폭 둔화되는 것 같아서 환호하는 지금의 지표가.. 당장은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실제 지금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궁극적인 승리를 선언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보다 늦추는 악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시장은 미래를 반영합니다. 그런데요.. 그 미래는 당장의 미래도 있지만 조금 더 먼 미래도 있죠. 시장이 어디에 집중하는가… 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눈 앞의 CPI를 보면서 안도할 수도 있지만… 궁극의 목표인 2%로의 수렴까지 가는 길을 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바라볼 수도 있겠죠. 단기로는 양호할 수 있지만... 이를 보면서 너무 환호하면 독이 될 수 있는 아리까리한 CPI를 보면서 금일 에세이를 적어봤습니다.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금융 > 에쎄이 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펌](230516)장단기 금리 역전이 이어지면 생기는 일 (0) | 2023.05.17 |
---|---|
[펌](230514)인플레이션은 끝났는가? (1) | 2023.05.17 |
[펌](230509)은행 규제 강화의 의미 (0) | 2023.05.10 |
[펌](230506)다시금 커지는 골디락스 기대!! (1) | 2023.05.09 |
[펌](230504)5월 FOMC 총평!! (0) | 2023.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