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 나한테도 아기 코끼리 말뚝이? X 현대차 디자이너의 죽음
장도
·2022. 1. 13. 07:22
#금융학회
대학을 졸업한지 어언 1년,
군 제대를 하고 졸업한게 아니라 졸업 한 뒤에 입대를 했기 때문에, 여타 친구들은 이제서야 졸업반에 들어선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쯤이면 진로라고 해야하나, 취업 테크를 대강 정하고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들이 보이는데, 모 친구가 인스타로 대학 금융학회에서 세션 준비하는 스토리를 하루가 멀다하고 올리더래죠. 놀땐 놀지만, 한번 세션을 준비하면 하룻밤 새는 것은 기본인 듯 합니다.
제가 현역일 때에도 비슷했습니다. 내가 있던 학회는 다같이 모여서 세션을 준비하는 곳은 아니었지만, 몇몇 학회들은 시즌 때에는 잠을 말 그대로 '못 잔다는' 풍문이 많았죠.
학창 때에는 '와 저렇게 하면 얼마나 실력이 오를까'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듭니다. 저런 밤샘 세션준비가 근로자로 하여금, 그것도 내 경우에 한해서는 '나름 좋은 기업에 취직할 사람들'로 하여금 야근에 대한 저항감을 줄이는 기재가 되는 것 아닐까...
보통 세속적으로 성공했다는 말을 듣는 사람... 평범하게는 좋은 대학 졸업해서 좋은 기업에 간 사람들 일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밟아온 길은 시간과 노력에 절여진 길이구요, 개중에는 밟아온 시간을 고통으로 느낀 사람도, 덤덤히 걸어온 사람도, 오히려 '남들과는 다른 나' '미래에 투자하는 나'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을테죠.
#아기코끼리 말뚝
그러나 그들은 한때 아기코끼리의 말뚝에 묶여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것에 익숙해지고, 스스로 시간과 노력을 희생하고 있다는 인식을 희미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인식은 스스로뿐만 아니라 타인(직장동료가 되었든, 친구가 되었든)에게까지 마수를 뻗치게 됩니다... 더 많은 시간을 부은 그들이 더 높은 곳-사회계급 상으로-에서 보다 낮은 이들에게 말합니다. 노력하라고. 의지를 가지라고.
맞지. 노력하면 되고말고. 최고는 못되도 지금보단 잘 되겠지. 그러나 그 정당한 논리가 하급자를 자조하게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학습된 무력감은, 조금 다른 얘기지만 일부에게 "공정하다는 착각"(마이클 센댈 저)을 이르킬 지도 모르겠습니다. 해당 저서는 다음과 같은 짤로 요약되네요.
그럼 어떻게 할까요. 야근 금지령? 노력 주 52시간제도? ...
* 물론 한정된 시즌에 긴 노동시간이 필요한 직군이 있습니다. 제가 타겟팅한 것은 그게 아니라. '한정된 시즌'보다 더 긴 기간에 '긴 노동시간'보다 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기업풍조, 아니 전반적인 근로문화입니다.
이상은 해결책 없는 말이라는 점에서 푸념과 같지만, 세상 돌아가는 생리를 갖춰놓으면 마인드 컨트롤하기 좋다는 점에서 그냥 푸념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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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디자이너의 죽음을 추모하며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31995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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