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10407) SDR증액의 함의

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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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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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 때 집을 나간 성장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참 오랜 기간 동안 고민해왔던 주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천성이 낙관론자인지라.. 반드시 돌아온다고 생각하구요… 그러다보니.. 약간 편향은 되어 있지만 그렇게 될 이유를 찾으려는 경향이 상당히 강하죠. 그리고 예전부터 에세이에서 말씀드려왔던 것처럼… 저는 그런 성장의 실마리를 항상 “글로벌 공조”에서 찾으려고 했습니다. 전일 에세이의 끝자락에서 IMF의 SDR증액에 대한 코멘트를 살짝 드리기는 했는데요… 저는 대표적인 공조의 실마리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잠깐 생각해보죠.
IMF 총재는 신흥국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SDR의 증액을 추진하고 있죠. SDR이 뭐냐… 라는 질문부터 시작하게 될 텐데요… Special Drawing Right의 약자입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특별 인출권 정도 되죠. 그냥 여러분들이 경품에 당첨이 됩니다. 그 경품은 금이죠.. 그런데… 경품을 주는 쪽에서 이렇게 얘기를 하죠. 금이 필요하시면 금으로 받으시구요, 현금 필요하시면 현금으로… 그리고 혹시 달러로 필요하시면 달러로 드립니다.. 라고 하죠. 그럼 뭘로 받으실까요? 네.. 답은 필요한 것으로 받으면 됩니다. 만약… 달러, 금, 원화의 가격이 동일하다고 가정한다면… 쓰기 좋은 원화를 선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 돈을 뺄 수 있는 이른 바 인출권을 드리는 거죠. 그런데요… 여러가지 통화 중에 내가 원하는 통화로 출금을 할 수 있는 권리.. 이게 특별인출권, SDR이 됩니다.

신흥국들은 만성적인 자본 부족에 시달리곤 하죠. 선진국과는 달리 2차 대전 이후 독립을 한 신생국들의 경우 초기 자본이 없기 때문에 성장을 기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보통 해외에서 돈을 빌려오는데요… 이걸 우리는 해외차관이라고 하죠. 그렇게 해서 달러 빚을 받아와서.. 이걸로 경기 부양에 나서게 됩니다.
그럼 결국 상당 수준 달러 빚이 존재할 수 밖에 없고… 이 달러 빚이 장기로 계속해서 연장 연장 또 연장이 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라에 문제가 생기고… 이게 불안한 대출자들이 대출을 갚으라고 하면 그 때부터 사단이 나는 거죠. 이게 왜 골치아프냐면요… 미국이 달러 빚이 많은 경우… 직접 달러를 찍어서 갚으면 되겠지만.. 이머징 국가는 이 달러를 찍을 수 없기 때문에 달러를 갚을 방법이 없는 겁니다. 그럼 달러를 사서 갚으면 되겠지만… 경기도 안좋은 상황에서… 달러를 너도 나도 사서 갚으려고 하면.. 달러 가치가 하늘로 튀어오르는 문제가 생기겠죠. 이렇게 되면 빚을 갚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훨씬 더 커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지난 해 3월 코로나 사태의 한복판에서 미국 Fed는 통화 스왑이라는 것을 해주면서… 원화를 찍어서 Fed에게 주면… 그걸 담보로 달러를 찍어 주는 통화 스왑을 체결하면서 신흥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달러 부족으로 인한 부도 위험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죠. 자.. 그런데 만약 해당 신흥국이 SDR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 이 SDR을 갖고서요… IMF라는 국제 은행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SDR을 내밀면 IMF가 이렇게 물어보죠. 어떤 통화로 찾고 싶으시냐구요… 그리고 옵션이 열립니다. 달러, 유로, 엔, 위안, 파운드 중에서 필요하신 통화를 고르라고 나오겠죠. 만약 달러가 필요하다면 달러를 선택하면 됩니다. 자.. SDR을 증액해줍니다. 그럼 신흥국들이 어려울 때 달러와 같은 국제 통화를 인출하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달러 부족 등의 현상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겠죠.

최근 주춤해지기는 했지만(요거 중요하다고 봅니다)… 미국의 성장이 강하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백신의 보급이 가장 빠르고 보복 소비의 여력이 가장 강하며… 그런 상황에서 재정 적자를 크게 늘리면서 경기 부양에 강하게 나서고 있으니.. 성장의 기대감이 강해진다는 기대감에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죠. 성장의 강화는 수요의 확대를 말합니다.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물가는 상승하게 되겠죠. 물가의 상승은? 네.. 금리의 상승과도 연계됩니다. 단기에 10년 국채 금리가 1.7%수준으로 뛰어오른 거죠. 달러가 강세이고.. 미국 금리가 올라갑니다. 그럼 달러 부채가 많은 국가들은 어떤 느낌일까요? 첫째.. 미국 금리가 올라간 만큼… 빌려온 달러 대출 금리가.. 나중에 연장할 때 올라가게 되겠죠. 하나 더..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달러를 사서 갚아야 할텐데.. 달러가 강세가 되니… 대출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케이스가 될 겁니다. 가뜩이나 백신의 보급도 늦고… 코로나로 인한 충격 역시 강하며… 백신의 보급도 늦은 신흥국들이…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의 상승이라는 고충을 함께 겪게 되니… 당연히 힘겨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예전에 이런 형태의 성장을 “미국의 이기적인 성장”이라고 말씀드렸었죠. 이런 형태의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혼자 살고.. 다 죽어나가는 그림인데요… 이런 어려움 속에서… 2016년 1월 당시 Fed의장이었던 옐런은 “international development”라는 코멘트와 함께.. 미국의 경제는 양호하지만 이머징을 비롯한 글로벌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 우려되기에 금리 인상을 늦춰야 한다는 얘기를 했죠. 이는 2016~17년 신흥국의 랠리를 만들어냈었죠. 비슷한 케이스가 2019년 초에 있었죠. 당시 파월 의장은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있었는데요,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이머징 뿐 아니라 급기야 미국 역시 타격을 받기 시작하자.. 기준 금리의 인상을 멈추고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합니다. 역풍이 불고 있다라구요… 미국의 성장세는 양호하지만 중국과 유럽의 경기가 빠르게 둔화되는 상황에 있고… 그들의 경기 둔화가 미국경제의 성장 둔화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을 역풍(concurrent)이라 한 것이죠. 그리고 그 역풍에 대한 두려움으로 19년 초 기준 금리 인상을 멈추었고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에 나서게 됩니다.

16년과 19년의 케이스를 통해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Fed는 미국의 상황 하나만을 보는 게 아니라 글로벌 성장 전체를 보면서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익숙한 이름 두개가 등장했죠. 옐런과 파월입니다. 옐런은 미국의 재무장관이죠. 이번 SDR 증액에 전향적인 찬성 의사를 표명하게 되는데요, 과거 미국만의 성장이 궁극적으로 어떤 위험을 낳았는지를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분인 만큼… 공생의 방법을 찾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가 강세로 도는 만큼.. 그리고 백신 보급의 불균형이 실제 성장 회복의 불균형을 만들어내고 있는 만큼 신흥국에 대한 불안감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SDR증액 추진은 당장은 아니겠지만 향후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불안감을 상당 수준 완화시켜줄 수 있는 중요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기억하시겠지만… 유로존의 경우 지난 해 하반기 이탈리아 등 코로나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재정 적자 역시 엄청나 경기 부양을 할 수 없는 유로존 국가들을 위해 재정 부양을 이어갈 수 있는 재원을 제공하는 결정을 내렸죠. 이후 코로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유로존의 주식 시장이 크게 반등했구요, 유로존 국가들의 전반적인 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금융 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했던 바 있습니다. 저는 SDR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는 이런 역할을 하는 게임체인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공조가 중요한 만큼.. 이번 주 IMF에서 나오는 얘기나… G20재무장관 회담에서 논의되는 주제들에도 집중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옐런 재무장관이 언급하는 법인세 하한이나 디지털세 등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겠죠. 그리고 혹시 G20차원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경계감을 표명하는지… 그리고 신흥국의 상황 개선을 위해 어떤 정책이 논의가 되는지도 보실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오늘 에세이는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요약>
신흥국은 미국의 독주로 인한 강달러+금리상승에 피해를 본다. 왜냐하면 달러빚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코로나국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일부는 이미 진행중이다.

때 SDR을 증액하는 것은 신흥국에게 한 줄기 빛이 된다. 달러빚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미국의 회복세가 나타난다면 SDR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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